여행지에서 웬만한 거리는걸어서 이동하는 터라이 동네엔 차가 없다는 걸 금방 눈치채지 못했다. 어쩐지 참 조용하더라…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이교통체증과 소음 감소,그리고 탄소배출 규제를 위해자동차 제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가 아예 진입할 수 없는 거리를 조...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떠난 미국. 그게 내 인생 첫 해외여행이었다. 가뜩이나 해외가 처음인데이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는 것에떠나기 전부터 압박감이 엄청났다. 등받이에 붙은 화면으로 본 영화,옆 좌석에 앉은 외국인,매번 졸다가 받은 기내식… 9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부터이미 나의 첫 해외여행은 시작됐...
숙소 욕실에 있어야 할 게 안 보인다. 욕실 한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아담한 어메니티*는 어디로 가고우리 집 욕실에서나 볼법한 우람한 용기들이…! *어메니티: 호텔, 펜션 등 숙박에서 제공하는 샴푸, 바디워시, 빗 등의 위생, 편의용품 어메니티를 모으는 것도 여행의 소소한 재미였다. 어떤 건 케이스가 예뻐...
그 나라에서만 팔던 음식을 국내에서 만나면그렇게 반갑고 신나다가도금세 괜히 쓸쓸해진다. 아무래도 그곳에서의 내 모습이 그리워서일 거다. 삼복더위에 먹는 팥빙수,산 정상에 올라서 깨문 오이 한 입,야근 후 집에 와서 끓여 먹는 라면소울푸드가 뭐 별건가. 특별하고 고급질 이유도 없다. 오히려 투박하고 익숙한 ...
휴양지에 있다 보면 바닷가 카페에 앉아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아무리 봐도 여행자 같은데이 좋은 곳까지 와서 일을 해야 한다니… 동병상련과 측은지심이 발동되곤 했건만! 알고 보니 금쪽 같은 휴가 중에도 일해야 하는 가련한 직장인이 아니라 자유로운 직장인, 디지털 노마드였다. 과거의 ...
“너무 이기적이야.” 동네에서 만나 수다 떨 때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렇게 쿵짝이 잘 맞던 친구인데 막상 같이 여행을 떠나면 매사 삐거덕거릴 때가 있다. 나는 너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모르는 구석이 참 많았다. 그래서 모든 게 ‘유별난 너’ 때문이었다. 분명 볼멘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부분의 나라가 국경을 넘어오는 낯선 여행자들의 코로나19 관련 건강 상태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어떤지,백신 접종은 했는지… 검사 결과와 백신 접종 기록을 담은 서류를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도 중요한 문제다. 종이로 된 문서는 위·변조가 가능하니까. 더욱이 관...
친구랑 가고,가족과도 가고,급기야 한 달 살기로도 떠났던태국의 방콕 나에게 그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요망한 삼세번 규칙이 통한 걸까? 처음엔 그냥 느낌이 좋았고두 번째는 매력을 느끼더니세 번째에 사랑하게 됐다. 마치 연인이 되어 가는 과정처럼,비록 처음만큼 설레지는 않지만어느새 그 묘한 익숙함에 매...
음식과 패션에 취향이 있는 것처럼여행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초등학교 방학 생활계획표 같은 빡빡한 스케줄 표를 들고낯선 여행지를 종횡무진 누비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계획이 없는 게 계획이라며,몇 날 며칠 내내 한 곳에만 머무르는 친구도 있다. 어쩌면 계획형 여행 인간이 아닐까? 싶은 나로서는한 곳에 콕 박...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눈치 없는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여행은 쉬이 가지 못하는데어김없이 봄은 와버렸다. 어렸을 때는 별 감흥 없던 꽃들이 그렇게 신기하고 기특해 보이는 건 (아무리 부정해도) 메신저 프로필에곱디고운 꽃 사진만 잔뜩 걸어두는엄마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증거일 거다. “직접 보러 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