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에도 봄이 왔나 봄 광활한 시베리아 땅에도 봄은 온다. 겨울이 잔인하리만치 길었던 터라 더욱 반가운 봄. 겨우내 꽁꽁 언 땅속에서도 악착같이 버티고 있던 옹골찬 생명은 대지의 눈이 녹고 따사로운 햇볕이 흙에 닿으면 기다렸다는 듯 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만든다. 시베리아의 드넓은 땅 가운데서도 이르쿠...
밤이 사라진 도시의 여름 축제 표트르 대제의 역작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다. 화려하다는 수식어로는 부족할 만큼 아름다운 궁전과 건물이 줄을 선 곳. 그래서 어느 때에 여행해도 볼거리가 많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5월부터 7월 사이가 더 좋다. 5월이면 봄을 맞은 여름 궁전은 말 그...
날마다 새로운 재미가 있는 곳, 홍콩 화려한 야경 사진 한 장으로 각인돼 있던 홍콩에 처음 여행을 왔을 때, 사실 그리 좋은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일에서 길게는 한두 달씩 홍콩에 드나들게 되었다. 새침한 친구처럼 조금씩 아껴가며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홍콩과 사랑...
평온한 알프스 아래 에너지 가득한 도시, 취리히 모두가 반짝이는 고급 시계를 차고 치즈와 와인을 끼니마다 먹고 마시는 풍족하고 럭셔리한 이 도시에 이렇게 편하고 행복하게 오래 머무를 줄이야. 걱정했던 불편함과 이질감은 온데간데없고 감사한 마음으로 깊이 들이쉬는 맑은 알프스 공기와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
운하 위에 보트를 탄 여행자와 알록달록한 열대 과일을 가득 실은 상인이 함께 넘실거리자 달달한 냄새와 상인들의 미소, 싱싱한 꽃이 주는 에너지가 한꺼번에 달려든다. 여기는 태국 방콕의 담는사두악 수상 시장이다. 태국 역사를 품은 수상 시장 태국을 이야기할 때 물을 빠트릴 수 없다. 농경 국가인 태국에서 물은 ...
고향은 단순히 나고 자란 지역만을 뜻하지 않는다. 공간과 삶의 시간, 그리고 마음이 하나로 뭉친 의미이자, 오늘의 존재를 만든 씨앗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고향에 가면 지금의 그가 있게 한 힘과 저력을 엿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삶을 만날 수 있다. SAINT PETERSBURG _ ‘전설’들에...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달 살기라고? 쿠알라룸푸르가 어디에 있는지, 말레이시아의 수도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에게는 낯설 것이다. 하지만 쿠알라룸푸르는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고향같이 편하게 느껴지는 도시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도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무엇일까? 모든 인종이 함께 ...
여유. 물질적·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단어만 놓고 보면 여유를 만끽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법도 한데 바삐 돌아가는 일상, 특히 추위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이즈음이면 한 톨의 여유도 갖기 어렵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움츠러든 마음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여행이 절실하다. VIENNA – 도...
“밍글라바!” 어디에선가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환한 미소를 띤 미얀마 아가씨였다. 아무도 모르는 나라에서 누군가 건네 온 인사는 언제나 반갑다. 여기는 미얀마 마니시투 시장이다. 냥우 시장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 시장은 바간에 자리하고 있다. 미얀마 어디에 가든 불교를 느낄 수 있지만, 그중 최고는 바간이...
AOMORI – 명산을 벗 삼은 온천의 정수 아오모리현은 온천지 수와 용출량으로 일본에서 전국 4위에 랭크돼 있다. 최고의 온천 여행지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순위가 아닌지 의아할 수도 있으나, 아오모리현 온천의 진가는 수치에는 담지 못하는 아름다운 자연에 있다. 이곳 온천을 특별하게 만드는 대자연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