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기체를 지탱하는 항공기 타이어는 아주 특별할 것 같은데, 일반 자동차 타이어와 무엇이 다른가요? 비행기가 우아한 자태로 하늘을 유유히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항공기’하면 쭉 뻗은 날개와 강력한 추진력의 엔진을 우선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첨단 항공기라도 이륙을 위한 지상 활주와 비행 후 안전한 착지가 불가능하다면 항공기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겠지요.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항공기의 타이어입니다.
비행의 시작과 마지막 순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항공기 타이어는 이착륙 때 발생하는 순간적 충격(Impulsive Load)과 고속(High Speed), 고하중(Heavy Load), 고열(Heat Generation) 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면서 이륙 후 랜딩 기어를 접을 때 무리가 없어야 하는 특성상 가볍고 작지만, 강하고 튼튼하도록 특수 설계 제작됩니다.
작고 가볍지만 고강도 재질
보잉 747-8i 항공기의 경우, 착륙 시 최대 약 500톤의 하중이 발생됩니다. 이 때 각 타이어에는 약 31t의 하중이 실리게 됩니다.
이런 엄청난 무게와 속도를 감당하려면 타이어도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크기는 의외로 사람 허리 높이에 불과한 직경 약 1.2m 밖에 안됩니다. 무게도 생각보다 가벼워서 1t이 채 되지 않습니다. 최고 속력 200㎞ 이내를 견디는 승용차 타이어 직경이 대략 0.7m임을 감안하면 2배도 안 되는 크기로 일당백의 능력을 발휘하는 셈입니다.
자동차 타이어의 공기 압력이 보통 30psi(평방인치당 파운드: Pound/ Square Inch) 정도인데, 항공기 타이어는 약 200psi 정도 유지되어야 하며 순간적 충격에 의해 내부 압력이 800psi까지 급상승해도 끄떡 없어야 합니다.
주입 가스도 항공기 타이어는 불활성 기체인 질소(Nitrogen)만 사용합니다. 이는 압축 공기 중에 함유된 수분과 산소로 인한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내부 발화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해소하고, 화학적 산화 현상을 억제해 타이어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자동차는 일부 경주용 자동차 타이어에만 질소를 사용합니다.
바퀴 하나가 승용차 한 대 값
그럼 항공기용 타이어 가격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순수 타이어 가격은 통상 100~200만원 수준이고 타이어와 함께 조립돼 바퀴를 구성하는 알루미늄 휠 가격이 약 5~9천만원 정도이므로, 항공기 바퀴 하나의 가격이 승용차 몇 대 값과 맞먹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공기 타이어는 매일 적정 압력 유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매 착륙 시마다 타이어 외부의 결함 및 마모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합니다. 만일 이상이 발견되면 항공기에서 분리해 수리하게 되는데, 휠과 타이어의 분리 및 조립, 수리는 인가된 전담 작업장(대한항공은 자체 정비공장이나 해당 타이어 제작사 수리공장)에서 이뤄집니다.
항공기 타이어는 기종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정상 마모에 의한 교환 시 바이어스 타이어의 경우 평균 약 170회 착륙 수(Landing Cycles), 충격 흡수성 및 수명이 한층 향상된 래디얼 타이어는 약 230회 착륙 수까지 사용 후 교체합니다(보잉 747-400, 보잉 747-8i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