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 사막이라는 야생의 매력에는 다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이 있습니다.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는 거친 모래 속에 직접 들어가 몸으로 부딪히고, 그 경험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사막 우정 여행이 인기입니다. 편안한 호캉스도 좋지만 다소 고생스럽더라도 ATV(All Terrain Vehicle)나 버기카(Buggy Car)를 몰고 광활한 모래 지형을 가르며,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고 함께 땀 흘리고, 서로의 질주를 카메라에 담고,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본능적이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여행 장소가 사막인 것입니다.
여름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5월과 6월은 액티비티와 풍경을 동시에 즐기기 좋은 시간입니다. 지금 딱 떠나기 좋은 사막 여행지 네 곳을 소개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_ 세계 최대의 사막 놀이터
라스베이거스(Las Vegas)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방식은 ‘버기 크루(Buggy Crew)’입니다. 친구 4~6명이 각자 버기카 한 대씩 몰고 사막에 나가 서로의 주행을 고프로와 드론으로 촬영한 뒤, 그날 저녁에 영상을 편집해 SNS에 올리는 것이 하나의 공식 루틴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오후 라이딩이 끝난 뒤에는 넬리스 사구 인근에서 픽업트럭 테일게이트 파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럭 짐칸을 열어 접이식 의자를 펴고, 쿨러에서 맥주를 꺼내 사막의 일몰을 보며 마무리하는 것은 현지 오프로드 커뮤니티의 전형적인 과정이죠.

시내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볼더 시티(Boulder City) 인근 사막도 인기 스팟입니다. 현지인들은 주말마다 넬리스 사구(Nellis Dunes OHV Area)를 즐겨 찾는데, 별도 예약을 하지 않아도 본인 차량이나 ATV를 가져와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오프로드 전용 구역입니다.
장비 렌탈은 현지 소규모 업체를 이용하면 20~30% 저렴하고, 관광 코스가 아닌 실제 오프로드 트레일로 안내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전 요청 시 일반인에게 잘 공개되지 않는 레드록 캐니언(Red Rock Canyon)의 외곽 비포장 루트를 함께 돌아주기도 합니다.
디그 디스(Dig This)는 라스베이거스 중장비 체험 테마파크입니다. 굴착기(포크레인)나 불도저 같은 건설 중장비를 일반인이 직접 조종해볼 수 있는 곳인데, 면허나 자격증이 없어도 짧은 교육만 받으면 가능합니다. 어린이들도 체험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가족 단위 관광객도 많습니다. 거대한 모래 위에서 굴착기로 흙을 파거나 물건을 옮기고, 불도저로 흙이나 모래를 밀어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다만 종종 운영이 중단되었다 재개를 반복한 경우가 있어, 방문 전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_ 기이한 자연 속 감성 트레일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은 단순한 하이킹 장소가 아니라 디지털 디톡스 브로 트립(Bro Trip)의 성지입니다. 친구들끼리 밴이나 픽업트럭을 빌려 금요일 밤 LA를 출발해 새벽에 도착, 차박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일출을 맞이하는 루틴이 인기입니다. 이 여행의 불문율은 “휴대폰을 최대한 안 보는 것”으로, 도착하자마자 다들 휴대폰을 차 안에 두고 나옵니다.

암벽 등반 커뮤니티쪽 MZ세대들은 프로젝트 루트 등반을 즐깁니다. 몇 주에 걸쳐 같은 바위를 반복해서 찾아와 특정 루트를 완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성공하는 순간을 친구가 아래에서 카메라로 찍어주는 방식입니다. 조슈아 트리는 초급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8,000개가 넘는 등반 루트가 있어 최적지로 꼽힙니다. 등반 후에는 팜스프링스 다운타운의 루프탑 바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LA 등반러들의 공식 코스입니다.

현지 트레일러너 사이에서 숨은 명소로 꼽히는 이글 클리프 마인 일대는 국립공원 지도에도 잘 표시되지 않아 찾는 이가 드물지만, 풍화된 바위 지형과 버려진 광산 구조물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별을 보려면 29팜스 인근 라이언 캠프그라운드로 가야 합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다크 스카이 보호구역으로,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도 은하수를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지 사진가들은 라이언 캠프그라운드(Ryan Campground)를 최고 포인트로 꼽는데, 조슈아 트리와 별이 한 프레임이 잡히는 각도 때문입니다.
텐트 없이 차박도 가능해 장비 부담도 적습니다. 덜 알려졌지만 소소한 팁으로, 조슈아 트리 외곽 치리아코 서밋(Chiriaco Summit)에서 팜 스프링스(Palm Springs) 풍력발전 단지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루트는 수백 기의 풍력발전기 사이를 달리는 구간이 SF영화의 한 장면 같아 영상으로도 강렬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몽골_ 바람과 대지가 주는 해방감
울란바토르에서는 하이킹+오프로드 조합 여행이 빠르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구형 푸르공(Furgon) 밴을 직접 몰거나 친구 중 한 명이 운전을 맡아 도로 없는 초원을 GPS 하나만 보며 달립니다. 포장도로를 벗어나는 순간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얼마나 험한 지형을 통과했느냐가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집니다. 여행에는 반드시 고기를 직접 잡거나 사서 야외에서 구워 먹는 호르호그(Khorkhog)가 포함되는데, 뜨겁게 달군 돌을 양고기 속에 넣어 함께 익히는 전통 조리법은 이 몽골 여행에서 빠뜨리지 않는 과정입니다.
최근에는 맨발 모래 언덕 달리기도 챌린지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홍고린엘스(Khongoryn Els)의 가장 가파른 구간을 맨발로 전력 질주해 정상에 오르는 것입니다. 고운 모래가 발바닥을 자극하는 감각이 강렬하고, 영상으로도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어 틱톡 몽골판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입니다.

현지 가이드들은 바가 가즈링 촐로(Baga Gazriin Chuluu) 암석 지형을 먼저 들른 뒤, 홍고린엘스로 이동하는 루트를 더 추천합니다. 이 지역은 초원 한가운데 거대한 화강암 암괴가 불쑥 솟아있는 기이한 풍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불교 사원 유적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관광 인프라가 거의 없어 현지 유목민 가정에서 하룻밤 신세를 져야 하지만, 그게 오히려 몽골 여행의 정수라는 평이 많습니다.

ATV 렌탈은 울란바토르 투어 업체보다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 현지에서 흥정하는 게 훨씬 저렴합니다. 한국에서 예약하는 것의 절반 이하인 경우도 있고, 현지 업체 가이드들은 관광 코스가 아닌 실제 유목민들이 이동하는 루트를 알고 있어 훨씬 날 것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단, 영어 소통이 어려울 수 있어 간단한 몽골어 숫자와 방향 표현 정도는 익혀가는 것이 좋습니다.
홍고린엘스 모래 언덕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소리가 난다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입니다. 현지에서는 이를 노래하는 모래(Singing Sands)라고 부르는데, 대규모 관광 그룹이 없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언덕 중턱에 앉아 있으면 낮은 진동음이 들립니다. 물리적 현상임에도 이것을 실제 경험한 이들은 하나같이 소름이 돋을 만큼 생소하고 신기하다고 말합니다. 가이드에게 미리 요청해 무리와 떨어진 시간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베트남_ 무이네, 인생 샷의 성지
베트남의 무이네(Mũi Né)는 오토바이 장거리 라이딩의 종착지로 통합니다. 호치민에서 무이네까지 약 200㎞ 거리를 오토바이로 직접 달려오는 것 자체가 목적인 이들이 많은데, 이를 ‘phượt(프엇)’이라고 부릅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즐기는 베트남식 로드트립 문화를 의미합니다. 무이네 사구 주변 도로는 이 프엇족들이 새벽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모래 언덕에 올라 일출을 보는 장면이 매일 반복됩니다.

현지인들이 강추하는 숨은 스팟도 있습니다. 부이티쑤언(Bui Thi Xuan) 거리 끝자락에서 오프로드로 이어지는 내륙 사구 지대는 관광 지프차가 다니지 않아 모래 언덕의 높이가 더 높습니다. 언덕 너머로는 새우 양식장과 어촌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토바이 렌탈샵 주인에게 “bãi cát hoang(황무지 모래밭)”이라고 하면 대부분 방향을 알려줍니다.

일출 투어는 새벽 4시 30분 출발이 정석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지 사진작가들은 일몰 1시간 전을 더 선호합니다. 이 시간대 레드 샌듄(Red Sand Dunes)은 모래 결이 빛에 따라 그림자를 만들여 색이 진한 적갈색으로 변하는데, 일출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색감이 나옵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일출 시간보다 한산하기까지 해서 조용히 사진 찍기에도 유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