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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재발견] 달콤한 아몬드_ ALMONDS
2025.05.12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일상의 재발견 All about Almonds! Perfect choice for Daily Health

아몬드, 견과류가 아니라 장미과 열매?

견과류의 대세로 자리 잡은 아몬드는 포만감과 풍부한 영양을 자랑합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아몬드는 견과류가 아닙니다. 놀랍게도 장미과(Rosaceae)에 속하는 나무 열매의 식용 씨앗으로, 복숭아나 체리와 더 가까운 친척 관계에 있습니다. 아몬드의 식물학적 이름은 ‘Prunus dulcis’인데, 여기서 ‘Prunus’는 장미과 식물 속(벚나무, 자두나무 등)을 뜻하고, ‘dulcis’는 라틴어로 ‘달콤한’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장미와 아몬드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셈이죠.

아몬드 한 알을 재배하려면 약 3.8ℓ의 물이 필요하며, 꽃 피는 시기가 2~3주로 짧아 수분 공급이 필수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고대 씨앗 아몬드의 진화기

아몬드의 기원은 지중해와 중동 지역입니다. 기원전 3,000년경 레반트에서 야생 아몬드 나무가 건조한 땅에서 자라며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발견된 야생 아몬드는 쓴 맛이 강해 먹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란, 튀르키예, 시리아 지역 농부들이 달콤한 품종으로 개량했다고 전해집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서는 무역로를 따라 그리스와 로마로 전파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아몬드 열매

18세기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아몬드를 캘리포니아로 가져왔고, 이는 캘리포니아가 오늘날 세계 최대 아몬드 생산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페인, 이탈리아, 튀르키예, 모로코, 이란, 호주 등이 그 뒤를 잇습니다.

아몬드 나무는 성경에서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고, 고대 로마의 결혼식에서는 다산과 행복을 기원하며 아몬드를 던지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한 고대 이집트 투탕카멘 왕의 무덤에서 발견된 아몬드는 내세의 풍요를 바라는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한 줌으로 채우는 건강의 황금 열쇠

아몬드는 고소한 맛과 바삭한 식감으로 사랑받지만, 영양 면에서도 탁월합니다.

불포화 지방, 비타민 E, 마그네슘, 섬유질이 풍부해 심장과 심혈관 건강은 물론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에도 도움을 주죠. 특히 약 28g에 단백질 7g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을 위해 식물 단백질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단, 하루 적정 섭취량은 23알(17㎉)입니다. 과다 섭취 시 칼로리 과잉이나 소화 불편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몬드는 단맛과 짠맛 요리 모두에 잘 어울려 활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아몬드 버터는 토스트에, 아몬드 가루를 밀가루 대신 글루텐 프리 베이킹에, 아몬드 우유는 라떼나 스무디에 우유 대신, 슬라이스 아몬드는 케이크 장식이나 샐러드에 뿌려주면 바삭함이 더해집니다.

아몬드 꽃이 만발한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
아몬드 꽃이 만발한 미국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미국에서는 아몬드가 간식, 요리 재료, 건강식품으로 널리 쓰이며, 건강 트렌드에 힘입어 아몬드 우유 같은 대체 유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인구 대비 아몬드 소비량이 높아 주목받는데, 특히 유당 불내증이 있거나 칼로리를 줄이고 싶은 이들에게 아몬드 우유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요리로 꽃 피다

아몬드는 각 나라의 식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음식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맛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몬드만의 풍미와 식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미국 서부의 아몬드 로카(Almonds Roca)는 1912년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탄생한 간식으로, 버터, 설탕, 초콜릿과 아몬드가 어우러진 달콤한 캔디입니다. 두꺼운 초콜릿과 바삭한 토피 속 아몬드가 깊은 풍미를 더하며, 연말 선물로도 인기입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차가운 수프 아호 블랑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차가운 수프 아호 블랑코

지중해로 넘어가면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사랑받는 아호 블랑코(Ajo Blanco)가 있습니다. 마늘, 빵, 올리브 오일 그리고 아몬드를 곱게 갈아 만든 전통 요리입니다. 여름철이 되면 안달루시아 사람들은 이 차가운 하얀 수프를 떠먹으며 무더위를 식힙니다. 포도나 멜론을 띄워 함께 먹으면 단맛과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더 맛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칸투치(또는 비스코티 디 프라토)는 바삭한 아몬드 쿠키로, 커피와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피렌체 근교 프라토에서 유래되었으며, 14세기부터 사랑받아온 이탈리아 전통 간식입니다.

인도에는 아몬드를 활용한 전통 음료와 디저트가 많습니다. 바담 라씨(Badam Lassi)는 요구르트에 아몬드를 갈아 넣어 만든 음료로,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데 최고입니다. 여기에 카다멈(Cardamom)이나 꿀을 첨가하면 향과 풍미가 더욱 진하게 살아납니다. 바담 할와(Badam Halwa)도 빼놓을 수 없죠. 기(Ghee, 인도식 정제버터)와 설탕, 우유 그리고 아몬드를 오랜 시간 졸여 만든 디저트로 부드럽고 농밀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중동 전통 케이크 바스부사
바스부사

중동과 북아프리카에는 아몬드가 들어간 페이스트리와 전통 과자들이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레바논과 이집트에서는 세몰리나(Semolina) 반죽에 아몬드를 넣어 구운 뒤 달콤한 시럽을 넣은 바스부사(Basbousa)가 인기인데,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차 한 잔에 곁들이기 좋습니다.
또한 중동의 대표 전통 과자인 마암울(Ma’amoul)은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에 즐겨 먹습니다. 대추야자나 아몬드를 비롯한 견과류로 속을 채운 쿠키입니다.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버터 풍미와 함께 은은한 계피 향이 입 속 가득히 퍼진답니다.

한편 터키와 그리스에서 즐겨 먹는 바클라바(Baklava)는 아몬드를 활용한 디저트 중에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얇은 필로 도우(phyllo dough)를 겹겹이 쌓아 올려 아몬드와 피스타치오를 듬뿍 넣어 구운 후, 달콤한 꿀이나 시럽을 발라 만듭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블라썸 페스티벌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에 자리 잡은 리폰(Ripon)은 대한항공의 취항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인구 약 1만 6천 명(2023년 기준)의 작은 도시죠. 끝없이 펼쳐진 아몬드 오솔길과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몬드의 수도(Almond Capital)”라 불리기도 하는 ‘작지만 강한 도시’입니다.

리폰은 1870년대 철도 건설과 함께 정착지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이름은 스태니슬로스 시티(Stanislaus City)였지만, 1876년 지역 우체국 설립 시 당시 철도 관리자였던 윌리엄 리프(William Rippey)의 이름을 따서 지금의 리폰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밀과 과일 농사가 주를 이뤘지만, 20세기 들어 아몬드 재배가 주력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이 도시에서 재배된 아몬드는 전 세계 90개국 이상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5 캘리포니아 아몬드 블라썸 페스티벌
캘리포니아 아몬드 블라썸 페스티벌 22

아몬드 꽃이 만개해 도시 전체가 분홍빛과 흰빛으로 물드는 2월 말이 되면 마을 전체가 들썩입니다. 아몬드 블라썸 페스티벌(Almond Blossom Festival)이 열리기 때문이죠. 1962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매년 2월 마지막 주말이 되면 리폰 인구의 3배에 가까운 약 4만 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화려한 퍼레이드, 카니발, 미스 아몬드 블라썸 선발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봄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무엇보다 꽃이 만개한 오솔길을 배경으로 한 포토스팟은 관광객과 사진가들에게 인기 만점이랍니다.

참고로 올해는 2월 20일부터 23일까지 축제가 열렸으며, 내년에는 2월 19일(목)부터 2월 22일(일)까지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축제 정보는 축제를 주최하고 운영하는 리폰 상공회의소 웹사이트(https://riponchamber.or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 4만 명이 찾는 리폰의 아몬드 블라썸 페스티벌은 화려한 공연이나 셀럽은 없지만 아몬드판 코첼라라 부를 만한 축제입니다. 만약 꽃 피는 봄에 샌프란시스코나 새크라멘토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를 고민한다면, 리폰으로 가세요! 아몬드 꽃과 축제라는 두 가지 선물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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