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지구 남쪽 끝, 뉴질랜드. 마오리족은 이곳을 아오테아로아(Aotearoa), ‘길고 흰 구름의 땅(The Land of the Long White Cloud)’이라 불렀습니다.
뉴질랜드는 웅장한 산맥과 빙하, 깊고 푸른 호수,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초원이 어우러진 태초의 땅입니다. 두 개의 주요 섬(북섬과 남섬)과 수많은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은 한반도의 약 1.2배, 남한의 약 2.7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약 500만 명으로 서울의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광활한 땅에 적은 인구가 살고 있기에 도시의 자동차 소음보다 바람과 파도 소리, 새들의 지저귐이 귀를 채웁니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National Geographic Traveler) 같은 권위있는 여행 매체가 선정하는 ‘평생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TOP 10’에 자주 이름을 올립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일상의 소소한 물건 하나도 정성을 다해 만듭니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고집하며 장인의 손끝으로 완성하기에, 메이드-인-뉴질랜드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그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긴 뉴질랜드의 쇼핑 아이템을 소개합니다.

① 반지의 제왕 영화 굿즈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팬이라면 뉴질랜드 곳곳에서 다양한 영화 굿즈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절대 반지 모형, 호빗 피규어, 엘프 문양 브로치, 중간계 지도 포스터, 엽서 세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웰링턴의 웨타 워크숍 스토어(Wētā Workshop Store)는 꼭 방문해볼 만합니다. 뉴질랜드 출신 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이 직접 설립한 이곳에서는 영화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만든 한정판 피규어와 레플리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북섬 마타마타(Matamata)의 호빗 마을 기념품 매장에서는 실제 촬영 세트에서 영감을 받은 머그컵, 티셔츠, 반지 모형 등 다양한 공식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남섬 퀸스타운(Queenstown)과 글레노키(Glenorchy) 일대의 시네마 샵(Cinema Shop)과 관광 기념품 매장에서도 반지의 제왕 테마 굿즈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② 아보카도 오일
뉴질랜드는 프리미엄 오일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북섬의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이 아보카도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품질 좋은 아보카도가 생산됩니다. 그래서 아보카도 오일도 유명하죠. 잘 익은 아보카도를 수확한 후 냉압착(Cold-pressed) 방식으로 오일을 추출하는데, 열을 가하지 않아 비타민 E, 오메가-9, 루테인 등 풍부한 영양 성분이 그대로 보존됩니다. 일반 식용유보다 건강한 단일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맛은 부드럽고 고소하며, 은은한 견과향과 신선한 그린 노트가 느껴집니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하거나 빵에 찍어 먹어도 좋고, 발연점이 약 250℃로 높기 때문에 볶음이나 구이 같은 가열 요리에도 적합합니다. 또한 피부 보습이나 헤어 케어용으로 인기가 높아 바르는 용도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작은 병부터 대용량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판매되어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③ 원주민 전통 목걸이
목걸이의 주 재료가 되는 포우나무(Pounamu)는 영어로 그린스톤(Greenstone)이라고도 불리며, 뉴질랜드 남섬에서 나는 비취석을 통칭합니다. 마오리 문화에서 마나(mana, 영적 힘)를 담고 있는 신성한 보물로 여겨집니다. 착용자에게 강인함과 지혜를 부여한다고 믿었고, 함부로 다루지 않았으며, 대대로 물려주었습니다.
포우나무의 특별한 점은 본인이 만들거나 구매한 것이 아닌, 선물로 주고 받아야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오리 전통에서 포우나무가 자연에서 얻은 선물인 것과 같이 조각된 형태도 사람 사이의 선물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목걸이 펜던트의 디자인에 따라 자연과의 유대, 마오리 조상, 힘과 안전, 희망, 번영 등의 의미를 지닙니다.
④ 마누카 꿀
마누카 꿀(Mānuka Honey)은 뉴질랜드에 자생하는 마누카 나무의 흰 꽃에서 채취한 꿀로 만들어집니다. 상처 치유, 감기 예방,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천연 건강식품이죠. 마오리족은 고대부터 마누카 잎과 수액을 상처 치료나 해열, 해독에 사용했는데, 이 방식이 오늘날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누카 꿀이 특별한 이유는 풍부한 메틸글리옥살(MGO) 때문입니다. 이는 일반 꿀보다 훨씬 강력한 향균력을 지니며, 상처 치유, 감기 예방,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맛은 진하고 묵직합니다. 입안에 머무는 은은한 허브 향과 스모키한 단맛이 독특하며, 따뜻한 차에 한 스푼 넣거나 요거트·빵에 곁들이면 풍미가 한층 깊어집니다. 목이 아플 때 미지근한 물에 녹여 마시면 목의 자극을 완화하는 데도 좋습니다.
마누카 꿀은 UMF(Unique Manuka Factor)로 품질을 인증합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항균 성분이 더 많다는 뜻으로, 일상적인 건강 관리용으로는 UMF 10+ 정도가 적당하며, 면역 강화나 항균 효과를 더욱 기대한다면 UMF 15+ 이상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⑤ 파인애플 럼프스
뉴질랜드 사람이면 누구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파인애플 럼프스(Pineapple Lumps)가 있습니다. 달콤한 파인애플 맛 시럽이 들어 있는 쫀득한 젤리를 진한 초콜릿으로 감싼 뉴질랜드 국민 간식으로 불립니다. 파인애플 덩어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달콤함과 새콤함, 그리고 초콜릿의 쌉싸래함이 중독적인 맛을 냅니다. 1950년대 남섬의 작은 해안 도시 오아마루(Oamaru)의 한 제과 공장에서 우연히 탄생했는데,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전국 어디서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냉동실에 잠시 얼리면 쫀득함이 더욱 살아납니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으면 파인애플 향이 부드럽게 퍼지는 것도 별미입니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편하게 가져올 수 있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부담없이 나눠주기 좋은 선물입니다.
⑥ 포섬 메리노 의류 및 소품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니트웨어 소재 중 하나는 바로 포섬 메리노(Possum Merino)입니다. 이름 그대로 포섬(possum) 섬유와 메리노 울(Merino wool)을 혼방해 만든 친환경 천연 소재입니다. 탁월한 경량성과 보온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죠.
포섬 섬유는 속이 비어 있어 공기층을 형성하기 때문에 일반 양털보다 훨씬 가볍고 따뜻합니다. 여기에 메리노 울 특유의 부드러움과 통기성이 더해져 피부에 닿는 감촉도 부드럽습니다.
정전기가 잘 생기지 않아 보풀이 적고, 천연 향균 기능 덕분에 오래 입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포섬 메리노로 만든 스카프, 장갑, 모자, 카디건, 니트 스웨터는 뉴질랜드를 찾는 여행자들의 대표 쇼핑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마오리 전통 문양을 담거나 뉴질랜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를 적용한 디자인도 많아 기념품이면서 세련된 패션 아이템으로 손꼽힙니다. 미온수로 손세탁하거나 울 전용 세제로 세심히 관리하면 형태 변형 없이 수년간 착용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