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는 일본 남서부 규슈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웅장한 성곽과 활화산, 아기자기한 온천마을, 무엇보다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후쿠오카나 가고시마에서 신칸센을 타면 금방 닿는 곳이라 여행 루트에 넣기도 좋습니다. 그리고 말고기 요리(바사시), 카라시렌콘 같은 향토 음식들도 많고, 골목 사이로 아기자기한 숍과 카페들도 숨어 있어 현지의 매력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11월의 구마모토는 여행하기 좋습니다. 매년 11월 22일과 23일에는 야츠시로 묘켄사이(八代妙見祭)가 열립니다. 약 380년의 역사를 이어온 규슈 3대 축제 중 하나이자,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 축제입니다. 축제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500년 전부터 여러 제례 의식들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축제 기간 중 거리에는 금빛 장식의 화려한 가마, 발굽 소리를 울리며 나아가는 말 행렬, 용과 사자 형상의 역동적인 퍼레이드 등 40여 개의 거대한 행렬이 이어져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구마모토는 쿠마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까만 곰 얼굴에 붉은 볼을 가진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쿠마몬은 2011년 규슈 신칸센 전 구간 개통을 기념해 탄생한 마스코트였습니다. 지금은 일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죠. 쿠마몬이 새겨진 과자, 문구류, 패션 아이템을 비롯해 구마모토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제품들이 인기입니다.
쿠마몬 굿즈를 비롯해 구마모토에서 사오면 좋을 아이템들을 소개합니다.

① 젓가락(하시, 箸/ Hashi) 🥢
구마모토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이 넓게 분포하여 목재 가공과 목공예가 일찍부터 발달한 전통 공예의 본고장입니다. 구마모토산 목재는 예로부터 성곽과 전통 가옥 건축에 사용되며 뛰어난 내구성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무엇보다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은은한 향을 품고 있죠. 지금은 숙련된 장인들의 손을 거쳐 젓가락과 같은 정교한 목공예품으로 재탄생해 인기가 높습니다.
구마모토 젓가락은 자연과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생활 예술입니다. 금박 장식이나 무사 문양, 구마모토성을 모티브로 한 섬세한 디테일이 더해져 희소성과 개성이 한층 돋보입니다. 또한 일본 특유의 정갈하고 세련된 포장으로 선물용 세트가 있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구마모토 시내 전통 공예관이나 백화점, 공항 기념품샵 등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② 아마쿠사 진주 🐚
구마모토현 서남쪽에는 12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아마쿠사 제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청정한 환경 덕분에 오래전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진주 양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둥글고 은은한 광택이 뛰어난 아코야 진주(Akoya pearl)의 산지로 유명합니다. 목걸이, 귀걸이, 반지 같은 클래식한 주얼리부터 심플한 펜던트와 브로치 등 캐주얼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 선물용으로도 좋습니다.
구마모토 시내의 백화점과 기념품샵, 공항에서도 아마쿠사 진주(Amakusa Pearls) 액세서리를 쉽게 만나볼 수 있지만, 아마쿠사 펄 가든(天草パールガーデン) 같은 현지 체험형 센터를 방문하면 진주 양식 과정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진주를 세공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③ 쿠마몬 한정판 굿즈 🐻
캐릭터 상품을 넘어 ‘쿠마몬 경제효과’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일본 전역에 큰 파급력을 미친 쿠마몬 굿즈는 구마모토 여행 대표 기념품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이 쿠마몬 굿즈의 가장 큰 매력이죠. 머그컵, 에코백, 수건, 볼펜, 휴대폰 스트랩, 노트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들을 부담없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입니다. 쿠마몬 과자, 쿠마몬 맥주 등 한정판 식품류는 캐릭터 상품의 범위를 넘어서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쿄 바나나 쿠마몬 에디션’이나 ‘JR 규슈 쿠마몬 열차 티켓’ 굿즈는 일본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구마모토현의 독특한 정책도 있습니다. 쿠마몬의 저작권을 무료로 개방해 다양한 기업과 장인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상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구마모토 공항이나 JR 구마모토역 기념품샵을 비롯해 구마모토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시내에 있는 쿠마몬 스퀘어(くまモンスクエア)에서는 더욱 다양한 굿즈가 판매됩니다. 여기서는 쿠마몬 인형이 직접 등장해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④ 야츠시로 도자기 🏺
구마모토현 남부에 위치한 야츠시로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비옥한 평야 지대로, 예로부터 전통 공예와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17세기 초, 구마모토 번을 다스리던 호소카와 가문이 중국과 조선의 도공들을 초빙하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야츠시로 도자기(八代焼, 야츠시로야키)입니다. 동양의 전통 기법과 일본 고유의 미감이 조화를 이룬 도자기로, 지금까지 400년 넘게 전승되어 온 구마모토 대표 전통 공예품이죠.
야츠시로 도자기의 가장 큰 특징은 맑고 투명한 청색과 은은한 광택, 그리고 장인들의 섬세한 기법에서 드러납니다. 특히 표면을 얇게 도려내 문양을 새기는 투각 기법과 부드럽게 새김하는 조각 기법을 통해 매화·국화·파도 같은 자연 무늬가 정교하게 표현됩니다. 이러한 기법 덕분에 일상의 찻잔, 접시, 술병 같은 실용적인 용기에서부터 장식용 화병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제작되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지닌 도자기로 평가받습니다. 일본 정부가 지정한 전통 공예품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지금도 현지 장인들의 공방에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마모토 시내의 전통 공예관이나 백화점, 공항 기념품샵에서도 소품을 만날 수 있고, 야츠시로 현지를 방문하면 가마와 갤러리에서 제작 과정을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⑤ 쿠로카와 온천 입욕제 ♨️🛁
구마모토 북쪽 산지 깊숙한 곳, 아소산 계곡을 따라 자리한 쿠로카와 온천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온천 마을입니다. 강과 숲 사이로 전통 료칸이 늘어서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유황과 미네랄이 풍부한 쿠로카와 온천수는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어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곳 온천수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쿠로카와 온천 입욕제입니다. 작은 파우더나 알갱이 형태로 욕조에 풀면 금세 은은한 유황 향과 부드러운 온천수의 감촉이 퍼져 나와 마치 현지 온천에 몸을 담근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유자·삼나무·허브 등 구마모토 특산 재료를 더한 제품은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쿠로카와 온천 마을의 기념품샵은 물론, 구마모토 공항과 JR 구마모토역 기념품점에서도 소포장 세트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⑥ 로컬 테마 굿즈 🏯⚔️
구마모토성과 같은 역사적 명소나 아소산을 비롯한 지역 풍경을 모티브로 한 티셔츠, 머그컵, 에코백 등은 일상에서 활용하기 좋은 여행 선물입니다. 구마모토의 상징이자 일본 3대 명성 중 하나인 구마모토성 기념품샵에서는 성곽의 장엄한 분위기와 섬세한 석벽 디테일을 정교하게 재현한 모형이나 퍼즐로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와 관련된 목검, 검집 장식, 무사 문양 손수건 같은 테마 아이템도 눈길을 끕니다.
이 밖에도 구마모토 대표 향토 음식인 카라시렌콘(辛子蓮根)을 모티브로 한 키링, 마그넷, 캐릭터 과자 패키지 같은 유쾌한 굿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늘 향이 진한 구마모토 라멘을 테마로 한 인스턴트 라멘 세트, 라멘 그릇·숟가락·수건, 라멘집 로고를 활용한 티셔츠와 머그컵도 구마모토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