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여행지] 삼代 만족 가족 여행_ ② 부다페스트
밤낮으로 아름다운 고전의 도시, 부다페스트
클래식은 영원하며 아름다운 고전은 세대를 불문하고 감탄을 자아낸다. 헝가리(Hungary)의 수도 부다페스트(Budapest)가 삼대 가족 여행에 제격인 이유다.
어른들은 고전미 넘치는 도시의 자태에 감탄하는 동안, 아이는 작년 겨울 극장가를 휩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한 장면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클래식한 여행이라고 했으니 성 한 곳은 들러주어야 한다. 부다페스트의 랜드마크로, 부다(Budavári) 언덕에 자리해 도시 전체를 굽어보는 부다 성(Budavári Palota)은 13세기 ‘헝가리 제2의 건국자’라 불리는 벨러 4세(Ⅳ. Béla)가 지었다.
몽골군을 피해 부다페스트로 피난 온 벨라 4세는 반복될지 모를 몽골의 침략에 대비하고자 도시 정비에 나섰다. 첫 번째 조치가 돌로 만든 부다성이다. 몽골 군대가 돌로 만든 성은 함락하지 못하는 것을 눈여겨본 그는 부다성을 모두 돌로 만들어 도시를 둘러싸도록 지시했다.
단단하게 쌓아 올린 요새 겸 왕국은 마차시(Mátyás) 왕 시절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리뉴얼됐고 이후 중부 유럽의 문화와 예술, 정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지금은 역사박물관과 국립미술관, 국립도서관으로 쓰이며, 국립미술관에는 11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부다성은 야경 명소로도 유명하다. ‘도나우(Donau)’ 또는 ‘다뉴브(Danube)’란 이름으로 더욱 익숙한 두너강(Duna)과 강변에 늘어선 반짝이는 건물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 오후에 들러 미술관과 박물관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해가 지고 난 후 밖으로 나가 야경을 즐기면 알찬 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언덕 위의 부다성은 아래에서 보면 어떻게 올라가나 까마득하게 느껴지지만, 버스나 푸니쿨라(Funicular)를 이용하면 금방 올라갈 수 있다. 편도 티켓을 끊어 푸니쿨라를 타고 성으로 올라가 어부의 요새(Halászbástya)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괜찮다.
어부의 요새라는 이름은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강의 어부들이 강 건너의 적을 막기 위해 이곳에서 방어한 데서 유래했다. 애국의 상징이라는 가치에 더해 네오 로마네스크와 네오 고딕 양식의 건물도 멋지다. 알록달록 화려한 마차시 성당(Mátyás Templom)과도 묘하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이 도시를 여유롭게 감상하고 싶다면 원하는 명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내리고 올라탈 수 있는 홉온홉오프(Hop on Hop off) 버스 투어를 권한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bazilika)과 부다성을 비롯한 주요 명소에 정차하는 이 버스는 정차 장소에 따라 초록 노선과 빨강 노선으로 나뉘며, 야경이 멋진 장소를 따라 움직이는 야경 노선도 운행된다. 이용 시간과 장소, 옵션에 따라 다양한 패키지가 있어 우리 가족에게 맞는 여행 동선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
부다페스트가 삼대 가족 여행으로 제격인 또 다른 이유는 ‘온천’이다. 부다페스트는 온천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물로 발굴된 목욕탕 터는 로마제국 시대부터 온천장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도시 전체에 뜨거운 온천수가 풍부하게 흐르는 덕에 로마식과 터키식 목욕탕에서 치료 목적의 스파와 파티용 스파까지 다양하게 있어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모두를 아우른다.
부다페스트의 고전미와 어울리는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을 배경으로 노천 온천을 즐기면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온천탕과 워터슬라이드 그리고 어린이 전용 풀까지 갖춘 리조트형 온천에서 물놀이를 해도 좋겠다. 가까운 교외에는 모든 종류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대형 워터 테마파크도 있다.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시장도 부모님에게는 좋은 여행지가 될 터. 여행의 막바지에는 ‘그레이트 마켓 홀(Great Market Hall)’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중앙시장(Központi Vásárcsarnok)을 들러 보자. 헝가리 전통 공예품과 와인, 각종 식품이 가득해 여행 기념품을 사기에 좋고, 딱히 사고 싶은 게 없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