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지식

기내 안전 비디오(Safety Video)에 대해 알아볼까요?
2019.11.22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기내 안전비디오

여러분들께서 항공기에 탑승해서 이륙을 기다리시는 동안, 어떤 영상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시나요?

탑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해서 이륙을 기다리는 동안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영상은 기내 안전 비디오(Pre-flight Safety Video), 혹은 기내 안전 데모(Pre-flight Safety Demonstration)이라고 불리는 영상입니다.

최근 대한항공이 글로벌 아이돌인 ‘슈퍼엠(SuperM)’과 함께 파격적인 기내 안전 비디오를 선보이면서, 기내 안전 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내 안전 비디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까요?

■ 기내 안전 비디오 목적은 뭐니뭐니해도 ‘안전’ … 안전수칙 포함 필수

항공기에 탑승해 있는 동안 지켜야 할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비롯해 혹시 모를 비정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영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내 안전 비디오에 반드시 담겨야 하는 내용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의 권고에 따라 각 국가의 항공 관련 정부부처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자국의 언어를 기본으로 하되 영어로 설명하는 자막을 입혀야 합니다.

기내 안전 비디오_ AVOD

그리고 동시에 모든 승객이 볼 수 있도록 방영을 해야 합니다. 내가 보기 싫다고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 있는 와중에도 모두 멈춰지고 기내 안전 비디오가 상영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바로 ‘안전’ 때문입니다.

기내안전비디오

그래서 기내 안전 비디오에는 수하물 보관, 비행 중 사용금지 품목, 전자기기 제한, 기내 금연, 좌석벨트 사인 및 착용, 비상구 관련 내용, 객실 기압 이상시 행동요령, 구명복 착용 방법 등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알아야 할 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 초창기엔 승무원이 직접 시연… 1990년대 후반 들어 익숙한 모습 갖춰

기내안전비디오_ 승무원 시연

처음에는 기내 안전 비디오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즉 기내에 비디오를 송출할 수 있는 화면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승무원이 기내 방송을 하면서 안전 장비 착용법에 대해 직접 시연을 했었습니다. 항공기 복도에 승무원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일렬로 서서 장비 착용하는 모습을 종종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아직도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즉 비디오 화면을 송출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항공기의 경우 승무원이 직접 시연을 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초기 기내 안전 비디오도 이러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이 복도에 일렬로 서서 장비를 착용하고 비상구를 안내하는 모습을 그대로 영상에 담아 모니터로 송출한 거죠. 지금은 역사의 한 켠으로 사라진 트랜스 월드 항공이나 팬암, 노스웨스트항공 등의 기내 안전 비디오가 그 좋은 예입니다.

당시 기내 안전 비디오는 지금의 기내 안전 비디오보다 내용도 많이 부족하고, 또한 많이 달랐습니다. 전자 기기 사용 불가 안내도 없었고, 기내 흡연이 가능했던 터라 기내 흡연 장소를 안내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1990년대 후반부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형식의 기내 안전 비디오가 등장합니다. 특히 기내에서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이 더 보강됐습니다. 전자기기 사용에 대한 안내, 상용화되기 시작한 휴대폰 이용에 대한 안내 등의 내용도 이 때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이 안전 수칙 내용이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됨에 따라, 이를 기본으로 해 다양한 형식의 기내 안전 비디오를 선보일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거죠.

■ ‘유명인’ + ‘재미’ = ‘안전’↑ … 최근 항공사 변화도 이와 같은 일환

그런데 항공 여행을 떠나는 설레는 마음에, 또는 업무적으로 고민을 하는 사이 이렇듯 중요한 기내 안전 비디오를 놓치고 계시지는 않나요? 게다가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안내 방송 형식의 기내 안전 비디오라면, 더더욱 눈길이 가지 않겠죠.

하지만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해서, 또는 재미가 없다고 해서 기내 안전 비디오를 보지 않는다면 승객 본인에게도, 항공사 입장에서도 모두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최근 들어 여러 항공사들은 탑승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기내 안전 비디오의 내용과 형식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관련 규정에는 어떤 방식으로 탑승객들에게 안전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는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보 전달을 위주로 할지, 재미를 가미해서 만들지, 항공사가 하기 나름인거죠.

2014년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라는 대학에서 어떤 형식의 기내 안전 비디오가 비상 상황에 승객들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기억날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실험에 활용된 비디오는 유머를 가미한 기내 안전 비디오, 유명인을 활용한 기내 안전 비디오, 유머나 유명인을 철저히 배제한 기내 안전 비디오 등 총 3가지. 결과는 어땠을까요?

기내안전비디오_ 유명인 활용

놀랍게도 유명인을 활용한 기내 안전 비디오를 본 실험군의 경우 약 50% 정도의 핵심 안전 메시지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유머를 가미한 기내 안전 비디오를 본 실험군은 약 45%를 기억했습니다. 유머나 유명인 없이 정보 전달에만 충실했던 기내 안전 비디오를 본 실험군은 32% 정도만 기억했다는군요.

왜 대한항공을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이 최근에 기내 안전 비디오를 파격적으로, 재미있게 바꾸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실 것 같네요.

■ 유명인, 영화, 뮤지컬 형식… 글로벌 아이돌 나오는 뮤직비디오까지 등장

그렇다면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내 안전 비디오가 소개되고 있을까요?

유명인이 등장하는 것을 필두로 영화 같은 기내 안전 비디오, 뮤지컬처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기내 안전 비디오, 애니메이션 효과가 돋보이는 기내 안전 비디오 등 너무나 다양한 형태의 기내 안전 비디오가 있습니다.


‘뉴질랜드’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대표적인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 등이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뉴질랜드 국적 항공사인 에어뉴질랜드는 이러한 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판타지 영화같은 기내 안전 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반지의 제왕에 출연했던 대표적 배우들도 눈에 띄네요. 같이 보시죠.

ㅇ 에어뉴질랜드(Air New Zealand)_ 기내 안전 비디오 바로 보기


영국항공은 자국의 대표적 유명 연예인을 이용해 재미있는 기내 안전 비디오를 만들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요리사 고든 램지(Gordon Ramsay), 영화배우 이안 맥켈런(Ian MacKellen) 등 유명 스타 10명이 등장하는 기내 안전 비디오를 소개했고, 2018년에는 코미디언 아심 초드리(Asim Chaudhr)에게 영화배우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 올리비아 콜맨(Olivia Colman) 등 유명 스타 7인이 오디션을 보는 컨셉의 기내 안전 비디오를 잇따라 소개했죠. 이들 비디오도 한 번 감상해 보시죠.

ㅇ 영국항공(British Airways)

_ 2017년 기내 안전 비디오 바로보기
_ 2018년 기내 안전 비디오 바로보기


지금은 알래스카항공에 인수된 버진아메리카의 기내 안전 비디오도 파격적입니다. 영화 ‘스텝업(Step-up)2’의 존 추(Jonathan Murray Chu) 감독을 비롯, 미국 내 유명 프로듀서, 비보이, 래퍼 등이 대거 동원된 이 기내 안전 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한 번 보실까요?

ㅇ 버진아메리카(Virgin America)_ 기내 안전 비디오 바로보기


가장 중요한 기내 안전 비디오 소개가 하나 빠졌죠? 글로벌 아이돌의 뮤직 비디오와 같은 기내 안전 비디오도 최근 대중들에게 공개된 바 있습니다. 바로… 바로… 2005년 이후 새롭게 바뀐 대한항공의 기내 안전 비디오입니다!

Korean Air X SuperM 의 기내안전비디오
Korean Air X SuperM 의 기내안전비디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히트 작곡가 켄지(Kenzie)가 ‘렛츠 고 에브리웨어(Let’s go everywhere)’라는 프로젝트 곡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힙합(Hip-hop), 리듬앤블루스(R&B), 일렉트로닉(Electronic), 딥하우스(Deep house), 신스팝(Synth Pop) 등 5가지 장르가 담겨 있습니다. 이를 케이팝(K-Pop)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만들며 주요 기내 안전 수칙들을 고스란히 녹여 넣어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기내 안전 비디오를 만들어낸거죠.

지금까지 기내 안전 비디오가 무엇인지, 기내 안전 비디오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기내 안전 비디오의 최근 트렌드와 그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이나마 알아보았습니다. 기내 안전 비디오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셨나요?^^

대한항공의 새로운 기내 안전 비디오를 소개해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ㅇ 대한항공(Korean Air)_ 2019년 기내 안전 비디오 바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