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가칼럼

[예술그리고도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2019.11.05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오로라의 도시에 일렁이는 음악의 물결
레이캬비크

레이캬비크는 도시 한가운데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운이 좋으면 공연을 보고 나온 뒤 밤하늘을 화폭 삼아 흐르는 오로라가 반길지도 모른다.
레이캬비크는 도시 한가운데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운이 좋으면 공연을 보고 나온 뒤 밤하늘을 화폭 삼아 흐르는 오로라가 반길지도 모른다.

나만 알고 싶은 멋진 뮤지션들의 축제, 에어웨이브

북유럽의 외딴 섬나라, 화산을 품고 눈으로 덮인 땅에 서울 강남구 인구보다 적은 약 34만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하물며 유럽에서도 멀거니와 얼핏 척박할 듯해 유럽 여행 코스에 쉽게 끼어들지 못하던 곳이었다. 몇 년 전 방송 프로그램인 <꽃보다 청춘>에 소개되면서 멋진 천혜의 자연이 눈길을 끌기는 했으나, ‘아, 거길 언제 가지?’ 싶어 심리적 거리는 여전히 멀다.
그럼에도 빙하와 폭설로 사람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은 덕에 잘 보존된 신비로운 자연, 밤하늘에 나부끼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면, 요맘때 아이슬란드에 가야 할 결정적인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해보겠다. 바로, 매년 11월이면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 ‘아이슬란드 에어웨이브(Iceland Airwaves, 이하 에어웨이브)’다.

2018년에 열린 에어웨이브 공연 모습들.
2018년에 열린 에어웨이브 공연 모습들.
전 세계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주목하는 에어웨이브는 그래서 음악 축제이자 신인 뮤지션들의 등용문 역할을 한다. 2018년에 열린 에어웨이브 공연 모습들.

에어웨이브는 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조용한 편인 레이캬비크(Reykjavík)를 부드러운 선율과 신나는 비트로 물들이는 사나흘간의 음악 축제다.

1999년 레이캬비크 공항의 격납고에서 처음 열린 이 축제는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며 규모를 키워왔다. 클래식과 블루스, 록과 엘렉트로니카까지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에어웨이브의 목적은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재능 있는 신인 뮤지션들의 음악을 알리고, 오래됐지만 좋은 노래들을 다시 되새기는 것.

관객들이 음악에 흠뻑 취해 있는 동안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음악 관련 매체 기자들은 축제의 풍경을 담아내는 한편, ‘올해의 샛별’을 점친다. 음악 산업 종사자들과 스카우터들도 귀를 활짝 열고 무대를 예의 주시한다.
누군가에게는 신나고 아름다운 축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등용문이 되는 자리. 음악 잡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은 “매년 펼쳐지는 전 세계 음악 축제 가운데 가장 멋진 축제”라고 평했고 세계적인 음악 평론 매체 <피치포크(Pitchfork)>는 “음악과 축제의 진수만을 모아놓은 믿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 음악 축제 가운데 가장 멋진 축제”라는 호평에는 관객들의 열띤 호응 또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이가 유명인이건 신인이건 음악 자체를 즐길 줄 아는 관객들이야말로 에어웨이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사랑받는 이유다.

공연은 도시 곳곳의 전문 공연장, 카페와 바, 미술관까지 다채로운 장소에서 열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공연장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것. 놓칠 수 없는 아티스트의 공연 스케줄을 ‘즐겨찾기’ 해놓으면 일정이나 장소가 변경될 때 푸시 알람 등으로 알려줘 변경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라인업을 보면 올해 참가팀은 130여 팀이나 된다. 이 많은 뮤지션이 또 얼마나 멋진 공연을 선물할지,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레이캬비크를 주시하고 있다.

부글거리는 화산을 눈으로 덮어 품고 있는 나라의 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도상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의 이름은 '연기나는 만'이라는 뜻으로 온천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 때문에 붙여졌다.
부글거리는 화산을 눈으로 덮어 품고 있는 나라의 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도상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의 이름은 ‘연기나는 만’이라는 뜻으로 온천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 때문에 붙여졌다.

공연장 밖, 레이캬비크의 경이로운 물결

에어웨이브가 열리는 공연장에서는 소리의 파고를 만끽한다면, 레이캬비크 외곽에서는 경이로운 물결의 움직임이 여행자의 시선을 끈다.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반 정도면 닿는 게이시르(Geysir) 지열 지대에 가면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분기공들이 쒸익쒸익 증기를 내뿜고 있다. 게이시르는 헤클라 화산의 대폭발로 지진이 이 지역을 강타한 직후 2개가 발견됐는데, 그중 더 큰 간헐천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는 의미의 ‘게이시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간헐천을 의미하는 보통 명사로 쓰이게 되었다.

다른 간헐천의 이름은 ‘휘젓다’라는 뜻의 ‘스트로쿠르(Strokkur)’. 규모는 게이시르보다 작지만 간헐천으로서의 매력은 이곳이 더 크다. 게이시르는 분출 시간을 예상할 수 없지만 스트로쿠르는 수시로 20~30m의 물기둥을 쏘아 올리기 때문이다.

레이캬비크 인근의 간헐천, 특히 스트로쿠르는 수시로 땅에서 하늘로 뜨거운 물줄기를 쏘아 올려 오로라 관찰과 함께 레이캬비크 최고의 관광 아이템으로 꼽힌다.
레이캬비크 인근의 간헐천, 특히 스트로쿠르는 수시로 땅에서 하늘로 뜨거운 물줄기를 쏘아 올려 오로라 관찰과 함께 레이캬비크 최고의 관광 아이템으로 꼽힌다.

레이캬비크의 ‘물’하면 블루 라군(Blue Lagoon)도 빼놓을 수 없다. 호수같이 드넓은 이곳은 인공 온천으로 지열발전소에서 추출한 지하수와 바닷물이 섞여 있다.
지열발전소에서 쓰고 버린 물이 고여 있던 이곳을 주목한 이는 1981년 피부병을 앓던 한 젊은이였다.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할 각오가 돼 있었던 그는 지열발전소 소장의 허락을 받고 웅덩이에 몸을 담갔다. 이곳에서 피부병 치료 효과를 본 그는 ‘블루 라군’이란 이름을 붙여주었고 이내 세계 정상급 스파로 자리 잡았다.
만약 이곳을 겨울에 방문한다면 낮보다 밤에 이용해보길 권한다. 따뜻한 물에 노곤한 몸을 담근 채 하늘에서 쏟아질 듯한 오로라를 감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밤의 블루 라군에서는 노곤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을 즐기는 도중 뜻하지 않은 선물, 오로라를 만날 수도 있다.
밤의 블루 라군에서는 노곤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을 즐기는 도중 뜻하지 않은 선물, 오로라를 만날 수도 있다.
밤의 블루 라군에서는 노곤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을 즐기는 도중 뜻하지 않은 선물, 오로라를 만날 수도 있다.

tip.
올해의 에어웨이브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 레이캬비크 전역에서 나흘간 열린다. 공연 장소와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와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ㅇ 홈페이지: https://icelandairwaves.is
ㅇ 애플리케이션: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IOS 앱스토어에서 ‘Iceland Airwaves’ 검색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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