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 출장으로 여러 차례 방문한 시드니이기에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출장 일정을 마치고 주어진 귀국 전 주말을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 시드니 사람)처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의례히 강남과 홍대를 가지만, 서울을 꽤 잘 아...
글쟁이 부부가 신혼여행지로 하와이 카우아이를 고른 건 그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사람들이 적어서” 때로는 단순한 선택이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이 되기도 한다. 파리의 작은 골목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조용한 곳을 선택했다. 그렇게 작가 부부의 허니문은 시작되었다. 카우아이는 하...
친구 네 명의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여행지를 정한 건 의외로 간단한 이유에서다. 무조건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할 수 있는 따뜻한 날씨, 비행 시간이 7시간이 넘지 않는 거리,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마사지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도시일 것. 이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여행지가...
가깝지만 어려운 사이 신달자 시인이 <엄마와 딸> 에세이에서 정의했듯 서로를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서먹한 관계가 엄마와 딸이다. 크게 다툰 일도 없는데, 어느 순간 서먹해지기도 한다. 어느 겨울,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었던 홋카이도(Hokkaido), 정확히는 삿포로(Sapporo)로 엄마와 여행을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작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부터 에곤 실레(Egon Schiele)까지’의 전시 소식을 듣는 순간, 몇년 전 오스트리아 여행이 떠올랐다. 그때도 12월이었다. 마감에 지쳐있다가 문득 클림트와 실레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작...
LA(Los Angeles, 로스앤젤레스)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학창 시절을 보낸 도시다. 날씨는 늘 좋았고, 캠퍼스는 광활했다. 수업이 끝나면 캠퍼스 근처의 에스프레소 프로페타(Espresso Profeta)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 영화에 대해 토론하며 때론 웨스트우드(Westwood)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곤 했다....
몇 년째 이 곳을 찾고 있다. 이태원과 해방촌 사이, 조금은 비좁은 골목에 자리한 이 베트남 식당은 내 단골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코를 찌르는 것은 고수, 타이 바질, 민트 같은 신선한 허브의 향이다. 거기에 훈제 고기의 스모키한 향과 은은한 단맛이 더해진 베트남 특유의 국물 냄새가 공기 속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