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24HOURS in CITY] 로스앤젤레스_ LOS ANGELES
2025.10.01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X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24 hours in city la 축구의 도시

이쯤되면 LA는 ‘축구의 도시’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 대표 선수의 영입으로 LAFC(Los Angeles Football Club)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구단 중 한 곳이 되었고, 이제 ‘풋볼(Football)’보다는 미국식 표현 ‘사커(Soccer)’가 더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와 비벌리힐스로 대표되던 올드(Old) LA가 아닌, 축구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뉴(New) LA를 소개합니다. 힙한 아트 디스트릭트를 거닐고, 저녁에는 BMO 스타디움에서 LAFC의 경기를 직관하며 응원을 펼치고, 중간중간 오스카 전초전이라 불리는 AFI 페스트(AFI Fest)와 장르 영화 축제 스크림페스트(Screamfest)까지 골고루 경험하는 여정입니다.

그럼 새로운 LA로 가을 여행을 떠나볼까요?

08:30 A.M ~ 10:30 A.M.
New LA의 중심, 아트 디스트릭트

과거 LA 다운타운의 상징이 할리우드 대로였다면, 지금은 동쪽 끝자락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가 아닐까 합니다. 서쪽으로는 알라메다 스트리트(리틀 도쿄와의 경계), 북쪽으로는 1번가, 동쪽으로는 LA 리버, 남쪽으로는 바이올렛 스트리트를 두고 있는 지역입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바이브가 넘쳐나는 덕분에 아티스트들이 모여 사는, LA에서 가장 힙한 동네 중 하나로 꼽히죠.

아트 디스트릭트 브루잉 컴퍼니

본래 이곳은 오렌지와 자몽을 재배하던 과수원이었으나, 1800년대 말 철도와 제조업 중심지로 변했습니다. 오랜 창고 벽마다 새 그래피티가 그려지고, 폐공장은 팝업 전시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아트 디스트릭트 브루잉 컴퍼니(Arts District Brewing Company)와 같은 크래프트 브루어리부터 차차차(Cha Cha Cha), 베스티아(Bestia), 바벨(Bavel) 같은 레스토랑까지-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식 공간들도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

이른 아침, 현지인처럼 아트 디스트릭트를 거닐다가 오늘 하루의 첫 커피와 식사를 즐깁니다. 워낙 선택지가 많아 고민은 되지만, 결국 하나는 골라야겠죠. 넓고 개방감 있는 버브 커피 로스터스(Verve Coffee Roasters)에서는 아사이볼과 브렉퍼스트 부리토(Breakfast burrito)가 인기고, 징크 카페(Zinc Café)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샌드위치와 페이스트리로 유명합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잘 꾸며진 야외 패티오가 더해져 LA 특유의 여유를 만끽하며 아침을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들입니다. 어디를 선택하든 후회 없는 아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30 A.M. ~ 12:00 P.M.
하우저 앤 워스 미술관 관람

15 하우저 앤 워스

카페를 나와 아트 디스트릭트를 걷다 보면, 벽돌 건물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바로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의 LA 지점입니다. 2016년, 취리히·런던·뉴욕에 이어 낡은 밀가루 공장을 개조해 이곳에 지점을 열겠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선택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2018년 LA 보존협회 의장상을 수상한 이유도 단순히 건물을 보존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기 때문입니다.

옛 제분소의 사일로 옆에는 현대 조각 작품이 놓여 있고, 철골 구조물 사이로 스며드는 캘리포니아 햇살은 전시 작품을 비춥니다. 오전 11시 개관에 맞춰 내부로 들어서면 풍경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곡물 저장고였던 공간을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대한 거미 조각이 차지하기도 했고, 한때 컨베이어 벨트가 지나던 자리에서는 데이비드 해먼스(David Hammons)의 설치 작품 ‘검은색과 파란색의 협주곡(Concerto in Black and Blue)’을 20여 년 만에 다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우저 앤 워스는 기획 전시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방문하는 일정에 어떤 작품이 전시 중인지 미리 확인하고 가면 좋습니다.

한편 아트북 서점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이 카탈로그를 넘기며 토론을 이어가고, 바(bar)에서는 전시가 끝난 뒤에도 작가와 관람객들이 밤 늦도록 예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처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선 교류와 에너지가 아트 디스트릭트를 세계적인 현대 미술의 허브로 끌어올린 원동력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12:00 P.M. ~ 13:00 P.M.
타코스 1986 다운타운 LA에서 점심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가볍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멕시칸 음식도 좋은 선택입니다. “LA에 가면 멕시코 음식을 먹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LA 멕시칸 푸드는 남다릅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히스패닉 인구가 LA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타코1986 내부 모습

2018년 LA에서 탄생한 타코스 1986(Tacos 1986)은 티후아나(Tijuana) 스타일의 정통 타코를 선보이며 빠르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창업자 빅터 델가도와 호르헤 알바레스-토스타도는 멕시코 국경 도시에서 즐겨 먹던 타코의 맛을 LA 한복판에서 재현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이곳을 만들었죠. 현재는 다운타운 LA(609 S Spring St)를 비롯해 할리우드, 웨스트 LA, 노스리지 등 다섯 곳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며, LA를 대표하는 타코 맛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타코1986 메뉴

시그니처 메뉴로는 불향 가득한 아사다 타코(그릴드 스테이크), 알 파스토르 스타일의 양념 돼지고기를 얹은 아도바다 타코, 그리고 담백한 풍미의 포롤 아사도 타코(그릴 치킨) 등이 있습니다. 타코는 멕시칸 음식 중에서도 호불호가 없어서 실패 걱정 없이 주문해도 됩니다.

13:00 P.M. ~ 16:00 P.M.
OPTION 1_ 영화제 속으로

본격적인 오후 일정은 아트 디스트릭트를 벗어나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할리우드 중심가의 TCL 차이니즈 시어터(TCL Chinese Theater)에서 시작합니다. 할리우드가 있는 LA답게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연중 계속 열립니다. 먼저 AFI Fest(10월 22일 ~ 26일/ 2025년)가 있습니다.

tcl 차이니즈 시어터

1971년 시작된 영화제로 미국 영화 협회(American Film Institute)가 주최합니다. 오스카 단편 부문 자격을 부여하는 권위 있는 행사이기도 하죠. 전 세계의 신작과 거장들의 작품을 상영하며,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참여하는 마스터 클래스, 패널 토론, 레드 카펫 이벤트도 많이 열립니다. TCL 차이니즈 시어터와 인근 상영관에서 진행되며, 영화제 분위기는 오스카의 전초전처럼 뜨겁습니다.

스크림페스트 포스터와 영화를 관람하는 관람객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영화제는 ‘호러 영화계의 선댄스’라고 불리는 Screamfest(10월 7일~16일) 입니다. 2001년부터 이어져온 이 영화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의 공포 영화제 중 하나죠. 10월 할로윈 시즌을 맞아 열리는데 공포 장르에 특화된 만큼 인디 감독들의 실험적 작품부터 해외의 새로운 공포 영화까지 다양하게 상영됩니다. AFI Fest와 마찬가지로 TCL 차이니즈 시어터에서 열리며, 개막작과 폐막작은 물론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팬 이벤트까지 포함되어 공포 영화 팬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축제입니다.

영화제 상영작 및 스케줄은 각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LA 방문 전 미리 체크해보세요.

AFI Fest: https://fest.afi.com
Screamfest: https://screamfestla.com

영화제 상영작을 볼 시간이 맞지 않으면 대신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비디오츠(Vidiots) 입니다. 1985년 산타모니카에서 시작한 작은 비디오 대여점으로, 한때는 희귀 VHS와 절판 DVD를 찾는 영화 마니아들의 성지였습니다. 스트리밍 시대를 맞아 아쉽게도 한동안 문을 닫았지만, 비영리 단체가 이글 록(Eagle Rock) 지역의 오랜 극장을 리노베이션해 2023년 6월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은 영화 상영과 토크, 커뮤니티 이벤트가 어우러지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13:00 P.M. ~ 16:00 P.M.
OPTION 2_ BMO 스타디움 주변

점심 후 영화제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BMO 스타디움으로 바로 이동합니다.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스타디움 옆 엑스포지션 파크 로즈 가든(Exposition Park Rose Garden)과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캠퍼스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엑스포지션 파크 로즈 가든

엑스포지션 파크 로즈 가든은 LA 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휴식 공간입니다. 1927년에 조성된 이곳은 한때 ‘미국 서부의 장미 실험 정원’으로 불리며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실험 재배하던 장소였죠. 지금은 약 7ac(약 28,000㎡) 부지에 200여 종, 2만 송이 이상의 장미가 피어나는 정원으로 변모했습니다.

장미는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이어져 10월에도 가을 햇살 속에서 은은한 향기와 함께 붉고 하얀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철 절정기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늦가을의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만나는 장미는 오히려 더 운치 있습니다. 시민들의 웨딩 촬영 명소이자 산책 코스로도 알려져 있으며, 도심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기에 좋은 공간입니다.

정원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USC 캠퍼스가 보입니다. 1880년에 세워진 미국 서부 최초의 사립 명문답게, 고풍스러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캠퍼스는 일반인에게도 열려 있으며, 둘러볼 만한 장소가 많습니다.

피셔 뮤지엄

피셔 미술관(Fisher Museum of Art)은 LA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부속 미술관으로, 1,800점이 넘는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걸으면, 영화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USC 영화예술대학 건물이 나옵니다.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후원으로 지어진 건물은 로비와 외부가 개방되어 있어 곳곳에 전시된 영화 포스터와 설치물이 눈길을 끕니다.

캠퍼스 중앙에는 USC의 상징인 토미 트로이 동상(Tommy Trojan)이 우뚝 서 있습니다. 1930년에 세워진 동상은 검과 방패를 든 트로이 전사의 모습으로, USC 학생과 졸업생들의 자부심을 상징합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졸업식, 각종 이벤트의 배경으로 늘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해, 방문객들에게는 기념사진 명소로 사랑받습니다.

장미 정원의 여유와 대학 캠퍼스의 활기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이제 BMO 스타디움으로 향할 시간입니다.

16:00 P.M. ~ 17:30 P.M.
LAFC 굿즈 매장

덕후라면 스포츠 굿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머플러 하나쯤 두르고 경기장에 들어서야 응원할 때 기분이 나니까요. 경기 시작 전, BMO 스타디움 내 LAFC 굿즈 매장(LAFC HQ)에 들러봅니다. 경기장 북서쪽, 펩시 플라자(Pepsi Plaza) 입구 근처에 자리한 이곳은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lafc hq 매장

매장에 들어서면 검은색과 금색의 구단 컬러와 다양한 상품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어 벌써 경기를 앞둔 듯 두근거립니다.

이곳에서는 공식 선수 저지, 머플러, 모자, 맨투맨, 티셔츠, 키링 등 폭넓은 아이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부 저지에는 원하는 선수 이름과 번호를 인프린팅해 나만의 맞춤 유니폼을 만들 수도 있죠. 경기 당일에는 주문과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들르는 것이 좋습니다.

18:00 P.M. ~ 21:30 P.M.
MLS 경기 관람

기대하던 홈팀 구장에 입성하면 이미 검은색과 금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가득 차 있고, 공기마저 뜨겁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22,000석 규모의 스타디움 전체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과 응원 노래는 라틴계 팬들의 리듬과 열정이 더해져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스페인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까지 뒤섞인 대화 소리가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설렘과 함께 어우러지며 확실히 LA만의 축구 문화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bmo 스타디움

미국 프로축구 리그 MLS(Major League Soccer)는 1996년에 출범해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걸쳐 29개 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짧지만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합류와 뜨거운 팬덤 덕분에 빠르게 주목받고 있죠. 특히 LA는 두 팀- LA 갤럭시와 LAFC-이 맞붙는 ‘엘 트라피코(El Tráfico)’ 더비로도 유명합니다. 그 중 LAFC는 2014년 창단해 2018년 MLS에 합류한 젊은 구단이지만, 공격적인 전술과 팬들의 열기로 단숨에 리그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2년에는 MLS 컵을 들어 올리며, 팀 역사에 굵직한 한 획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2:00 P.M.
다운타운 LA 루프탑 바

경기가 끝나면 시간은 어느덧 10시. 흥분된 경시의 여운을 안은 채 다시 다운타운으로 향합니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 LA 의 반짝이는 야경이 빠질 수 없죠.

2 la 야경

제대로 된 뷰를 보기 위해서는 윌셔 그랜드 센터(Wilshire Grand Center) 73층의 루프탑 바 스파이어 73(Spire 73)가 제격입니다. 발 밑으로 펼쳐진 LA 도심은 마치 보석 상자를 뒤엎어 놓은 듯 반짝이고, 할리우드 사인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가 압도적이죠. 칵테일도 좋고, 음료도 좋습니다. LA의 야경과 함께하는 이 시간은 하루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내 주는 듯 합니다.

걷고, 보고, 먹고, 응원하며 바쁘게 흘러간 하루. 마지막 시간을 흘려보내는 순간, 짧지만 긴 여정의 하루가 비로소 멋지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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