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24HOURS in CITY] 치앙마이_ CHIANG MAI
2026.10.07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X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24 hours in city 일상과 예술 사이, 치앙마이 여유와 자유 예술가들의 천국

최근 SNS에서 유난히 자주 보이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태국 북부의 옛 수도, 치앙마이입니다. 여행 매거진 트래블+레저(Travel+Leisure)의 ‘세계 최고의 도시’ 독자 투표에서 2024년 세계 5위에 오른 데 이어, 2025년에는 세계 2위이자 아시아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올해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디지털 노마드와 크리에이터가 모여드는 세계 8대 도시’에 리스본, 발리, 베를린, 도쿄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치앙마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도시가 젊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님만해민(Nimmanhaemin)이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힙한 동네였다면, 최근에는 퐁노이(Pong Noi)와 창모이(Chang Moi), 왓켓(Wat Ket) 등에 젊은 창작자들의 카페와 스튜디오, 갤러리가 들어서며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매년 12월 초·중순 열리는 치앙마이 디자인 위크(Chiang Mai Design Week)도 도시 곳곳을 전시와 워크숍, 팝업 마켓의 무대로 바꾸며 젊은 에너지를 더합니다.

퐁노이에서 출발해 올드시티와 타패 게이트(Tha Phae Geate)를 지나 창모이와 왓켓까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며 젊어진 치앙마이를 만납니다. 왜 다들 치앙마이, 치앙마이 하는지 그 이유를 확인해보세요.

08:00 A.M. ~ 11:00 A.M.
고요한 예술가들의 마을, 퐁노이

퐁노이(Pong Noi)는 도이수텝(Doi Suthep) 발치에 자리한 초록빛 동네로, 올드 시티에서 서쪽으로 약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골목마다 개인 주택과 콘도, 작업실이 숨어 있어 예술가와 젊은 연령대의 현지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보다 자전거와 도보가 어울리는 동네고, 인근에 명상 수행으로 유명한 왓 우몽(Wat Umong)과 왓 람 펑(Wat Ram Poeng) 같은 사원이 있어 신성한 기운도 감돕니다. 건물 사이사이 손수 로스팅한 원두를 내리는 작은 카페가 많아 하루의 첫 커피를 선택해서 마실 수 있습니다.

퐁노이

왓 퐁노이(Wat Pong Noi) 뒤편에 숨은 퐁노이 커뮤니티 아트 스페이스(Pong Noi Community Art Space)에서는 치앙마이 대학교(Chiang Mai University)를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의 도자와 일러스트, 회화 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퐁노이는 본래 한적한 주거 지역이었는데, 아티스트와 외국인들이 하나둘 모여들며 지금의 창작 마을로 변모했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2012년 무렵 문을 연 예술가 마을 반캉왓(Baan Kang Wat) 입니다. 도예가이자 예술가인 낫타웃 룩프라싯(별명 ‘빅’)이 만든 공간입니다. 지역의 독립 예술가들이 각자의 가게와 공방을 꾸려갈 수 있는 네트워크형 터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반캉왓 예술인 마을

전통 란나(Lanna) 양식과 현대적 감각이 섞인 열 채 남짓한 티크 목조 가옥이 야외 공용 마당을 중심으로 모여 있고, 예술가들은 위층에 살며 1층 작업실과 상점을 손님에게 열어 둡니다. 입주 작가는 ‘빅’이 자신의 철학과 방향에 맞는 이들로 직접 선정하고, 마을은 입주자 모두에게 이로운 공동 경제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한적한 이른 아침, 반캉왓의 개인 공방과 셀렉트 숍, 카페 사이를 천천히 걷는 것으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반캉왓은 월요일에 쉬고, 매주 일요일 오전에는 유기농 채소와 수제 먹거리, 공예품을 파는 야외 마켓이 열린다는 것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11:00 A.M. ~ 13:00 P.M.
태국 공예의 역사를 담은 칼름 빌리지

퐁노이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의 옛 도심, 올드 시티로 넘어갑니다. 올드 시티는 1296년 멩라이 왕(King Mangrai)이 란나 왕국의 수도로 세운 곳으로, 정사각형 해자와 성벽 터가 도심을 감싸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300개가 넘는 사원과 좁은 골목, 오래된 살림집이 촘촘히 들어차 있어 도시의 가장 오래된 심장부로 통합니다.

칼름 빌리지

이 옛 도심 한복판에는 디자인 여행자들 사이에 ‘치앙마이에서 꼭 가야 할 곳’으로 통하는 칼름 빌리지(Kalm Village)가 있습니다. 2021년 문을 연 칼름 빌리지는 예술을 사랑하는 로자나피롬(Rojanapirom) 가문의 남매가 만든 아트·공예·문화 센터입니다. 현지에서 호텔을 운영해온 건축가 집안답게 공간 곳곳에 센스가 돋보입니다.

‘평온을 지키며, 공예를 살린다(Keep Kalm, keeping craft alive)’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모은 직물 컬렉션과 전 세계 장인들의 공예품을 전시하는 이곳은 태국 공예의 수도로 불리는 치앙마이에서도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덕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건축도 남다릅니다. 전통 태국 가옥이 여러 채의 집으로 나뉘어 안뜰로 연결되던 구조를 그대로 살려, 아홉 채의 건물이 두 개의 중정을 둘러싼 형태로 지어졌습니다. 건물 대부분은 짙은 회색 벽돌과 옛 집에서 뜯어낸 티크 목재를 되살려 올렸고, 층수는 2~3층으로 낮춰 주변의 옛 도심 건물과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등나무 공예와 도자, 직물, 장신구를 다루는 메이커스 박물관(Museum of Makers), 그리고 30년간 모은 태국·동남아 직물과 은세공 아카이브가 이곳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전시는 주로 공예를 주제로 삼고, 몇 달마다 바뀝니다. 최근에는 직물 예술과 전통 태국 공예를 다룬 전시가 열렸습니다.

칼름 빌리지

전시를 둘러본 뒤에는 칼름 키친(Kalm Kitchen)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창업자 남매의 할머니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은 태국 가정식을 내는데, 제철 재료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바뀝니다. 화려하기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박한 집밥 요리들이죠. 식사 후에는 칼름 커피 하우스(Kalm Coffee House)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거나 그 위층 라이브러리에 앉아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그리고 맨 위층 뷰포인트에 오르면 왓 쩨디 루앙(Wat Chedi Luang)의 대탑과 도심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입장은 무료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보통 오전 9시 반부터 저녁 6시 반까지 열고, 수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가 넉넉합니다.

13:10 P.M. ~ 14:00 P.M.
올드 시티의 관문, 타패 게이트

타패 게이트

칼름 빌리지를 나와 라차담넌 로드(Ratchadamnoen Road)를 따라 동쪽으로 약 10분 걸으면, 옛 도심의 정문인 타패 게이트(Tha Phae Gate)가 나타납니다. ‘타패’는 태국어로 ‘뗏목 나루터’라는 뜻입니다. 물자를 실은 뗏목이 닿던 무역의 관문이자, 상인과 승려, 사절이 도시로 들어오던 정문이었던 데서 온 이름입니다. 타패 게이트는 1296년 멩라이 왕이 치앙마이를 란나 왕국의 수도로 세우며 쌓은 성벽의 동쪽 문입니다. 네모난 성벽과 해자로 도시를 두르고 사방에 문을 냈는데, 그중 이 동문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해집니다.

게이트 앞 광장은 ‘치앙마이의 거실’이라 불리는 만남의 장소입니다. 붉은 벽돌 성벽을 배경으로, 모이를 노리고 몰려든 비둘기 떼 사이에서 통과의례처럼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붐빕니다. 광장 한편에서는 거리 공연이 이어지고, 해가 지고 나면 조명과 종이 등불, 사원을 비추는 불빛이 더해져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입장료도 없고 하루 종일 개방되어 있습니다.

선데이 워킹 스트리트

일요일 오후에는 선데이 워킹 스트리트(Sunday Walking Street, 일요 야시장)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밤 11시 무렵까지, 이곳에서부터 서쪽 왓 프라싱(Wat Phra Singh) 방향으로 라차담넌 로드 약 1.1㎞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뀌고 노점들로 채워집니다. 생생한 현지 분위기가 살아있어 치앙마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장 중 하나입니다.

14:00 P.M. ~ 17:00 P.M.
옛것과 힙함이 공존하는 창모이

타패 로드(Tha Phae Road)를 따라 동쪽으로 10분 거리에는 핑강과 옛 차이나타운(와로롯 시장) 사이에 자리한 창모이(Chang Moi)가 있습니다. 카페와 디자인숍, 전시 공간이 오래된 옛 건물들 사이를 파고든, 치앙마이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티브 지구입니다. 본래는 강을 끼고 상업·무역을 오래한 지역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되살아났습니다.

‘메이드 인 창모이(Made in Chang Moi)’와 ‘창모이 커뮤니티 마켓(Chang Moi Community Market)’ 같은 프로젝트들이 치앙마이 디자인 위크에서 소개되면서 오래된 창고와 상가 건물이 전시장과 편집숍으로 탈바꿈했죠.

치앙마이 로드

이 동네를 지배하는 언어는 재생(리노베이션)입니다. 오래된 건물의 뼈대를 살려 카페와 갤러리, 숍으로 바꾸는 방식이라 낡은 간판 아래 세련된 인테리어가 거리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게다가 태국 재래시장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와로롯 시장(Warorot Market)과 차이나타운을 이웃하고 있어 트렌디함과 오랜 시간이 한 골목에서 조우합니다.

라차웡 로드(Ratchawong Road)와 라차몽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편집숍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이 동네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만타나(Manthana) 창고처럼 디자인 위크의 전시 무대로 쓰였던 공간들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12월 디자인 위크 기간에는 이곳이 통째로 전시장이 됩니다.

게이트웨이 커피 로스터

창모이는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들어서 있는 커피 동네이기도 합니다. 2018년 문을 연 게이트웨이 커피 로스터(Gateway Coffee Roasters)는 매장에서 직접 원두를 볶는 미니멀한 카페입니다. 위층에는 나무 소재로 꾸민 널찍한 로프트가 숨어 있어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에도 좋고, 오렌지를 입힌 화이트 커피 같은 독특한 메뉴들도 있습니다.

아카 아마 커피

아카 아마 커피(Akha Ama Coffee)는 태국 북부 아카족 마을 공동체를 돕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창업자 리 아유(Lee Ayu)가 2010년 문을 연 이후 마을 20여 가구가 손잡고 재배·가공·로스팅까지 직접 해내는, 치앙마이 스페셜티 커피 씬의 터줏대감 같은 브랜드입니다.

힙한 카페 투어를 마친 뒤에는 바로 옆 재래시장으로 넘어가 현지 간식과 건과일, 향신료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17:30 P.M. ~ 22:00 P.M.
노마드들의 오랜 아지트, 왓켓

해가 기울면 핑강 동쪽 기슭, 나콘핑 다리(Nakhon Ping Bridge)와 나와랏 다리(Nawarat Bridge) 사이의 왓켓으로 넘어갑니다. 창모이와 왓켓은 핑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와로롯 시장에서 나콘핑 다리(철교, Saphan Lek)나 나와랏 다리를 건너면 강 동쪽 기슭의 왓켓까지 걸어서 10분 남짓 걸립니다.

현재 치앙마이에서 가장 쿨한 거리라고 현지 사람들이 입을 모으는 왓켓은 약 600년 된 사원 왓 켓 카람(Wat Ket Karam)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서깊은 커뮤니티입니다. 아름답게 손본 옛 가옥과 현대적 건물이 나란히 서서 치앙마이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살아 있는 연대기 같은 곳이죠.

왓켓은 방콕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온 물자가 닿던 중요한 나루터였습니다. 그래서 중국 상인과 서양 선교사, 현지 란나 사람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강가에 정착해 함께 살았고,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이들이 짓고 살던 티크 목조 가옥들이 지금도 여러 채 남아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부터 노마드들의 아지트였고, 올드 시티만큼 관광객으로 붐비지도, 님만처럼 개발 압력에 시달리지도 않습니다. 강과 빛과 느린 삶의 속도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미팅룸 아트 카페

차른랏 로드(Charoen Road) 일대는 오래된 목조 가옥과 앤티크 상점, 갤러리가 강을 따라 늘어서 있어 빈티지 성지 같은 거리입니다. 개성 있는 카페들도 많은데, 강가의 전통 목조 가옥에 자리한 미팅 룸 아트 카페(Meeting Room Art Cafe)는 약 2주마다 신진 작가 전시도 열고, 오픈 마이크 낭독회 같은 이벤트도 엽니다.

그래프 컨템포러리

2014년 문을 연 카페 겸 갤러리 겸 라이프스타일 숍인 우 카페(Woo Cafe)는 수백 송이 생화로 가득한 공간에서 카오소이부터 페스토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까지 태국·서양 메뉴를 두르 내는데, 위층에는 갤러리와 홈굿즈 숍까지 있습니다. 옛 콜로니얼 건물을 개조한 스페셜티 커피 명소, 그래프 컨템포러리(GRAPH Contemporary)나, 전 세계프리미엄 차를 50종까지 갖춘 우아한 분위기의 위앙 줌 온 티하우스(Vieng Joom On Teahouse)도 들를 만합니다.

이제 저녁을 먹기 위해 차른랏 로드의 리버사이드 바 앤 레스토랑(The Riverside Bar & Restaurant)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강가 테라스와 저녁 라이브 음악으로 오래 사랑받아온 노포로, 클래식한 태국 요리와 칵테일을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왓켓카람 사원 맞은 편의 미슐랭 빕 구르망 노점 룽 카쫀 왓켓(Lung Khajohn Wat Ket)은 코코넛 밀크를 듬뿍 두른 찐 쌀만두로 유명한데,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열기 때문에 꼭 맛보고 싶다면 낮에 들러야 합니다.

40 프린지

치앙마이의 밤을 즐기기에는 2024년 문을 연 깨우 나와랏 로드(Kaeo Nawarat Road)의 프린지(Fringe)가 1순위입니다. 낮에는 카페고, 밤에는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바 겸 레스토랑인데, 반쯤 허문 벽을 그대로 살린 인더스트리얼 로프트 감성의 공간이라 현지의 젊은 층과 여행자들 사이 핫플레이스입니다.

기억 속의 공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시간은 여행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최근 변화되는 모습이 궁금해졌다면, 지금이 치앙마이로 떠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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