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
아주 특별한 한 해의 마무리 그리고 새해의 시작
우드포드(Woodford)는 호주 퀸즐랜드주 모튼 베이(Moreton Bay)에 있는 인구 3천여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1년에 한번 연말이 되면 수십 만명이 모이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공연장이 됩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Woodford Folk Festival)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브리즈번에서 북서쪽으로 약 70㎞(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우드포드는 빌딩 숲 대신 진짜 숲이 있고, 24시간 편의점 대신 새벽 일출이 있는 전원적 감성이 물씬한 시골 마을입니다. 유기농 채소를 직접 기르고, 매주 로컬 마켓에서 장을 보는 그런 시골 동네입니다. 1850년대 초반까지 이 지역은 둥기다우(Dungidau)로 불리던 호주의 달라(Dalla) 원주민들 땅이었습니다. 이후 유럽 정착민들이 들어와 목재를 채취하다가 1881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이름은 퀸즐랜드주의 판사였던 H.P. Woodford의 이름을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주로 농촌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과 은퇴한 노년층이 거주하던 우드포드는 최근 도시의 삶에 염증을 느끼는 호주 전문직 MZ들이 조용한 삶을 위해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시골 동네 특유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진 편이고, 주민들 사이 유대감도 깊고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은 1987년 처음 시작되었고 지금은 약 13만 명이 찾는 호주 최대의 문화예술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오늘날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의 전신은 말레니 포크 페스티벌이었습니다. 1987년 브리즈번 북부 말레니 마을에서 시작된 작은 모임과 같은 축제가 1994년에 우드포드로 장소를 옮기며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답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에서는 음악, 댄스, 서커스, 연극, 코미디, 시각예술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문화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매년 12월 27일부터 1월 1일까지 6일간 2,000명 이상의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25개가 넘는 공연장에서는 포크 음악가들의 애수 어린 선율부터 원주민들의 전통 춤사위까지 500개 이상의 공연과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밤이면 은하수 아래 수많은 캠핑 텐트가 펼쳐지는 캠핑장도 운영되기 때문에 축제를 즐기는 관중들 일부는 축제 기간 동안 현장에 머물며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기도 합니다.
한편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은 일회용품 사용을 철저히 제한하고,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하는 등 ‘지속 가능한 축제’의 모범을 보여주는 등 확고한 환경 철학을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일반적인 음악 축제를 넘어 호주의 다문화적 특성과 원주민 문화를 포용하며, 환경 보호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과 함께하는 2025년 새해 맞이 여행을 소개합니다. 호주의 여름이 절정에 달하는 12월 말, 자연 속에서 예술과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음악 축제. 모든 순간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뜨겁게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분들은 우드포드로 날아가세요!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 이토록 뜨거울 수가!
호주 사람들은 하루를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게와 카페는 아침 7~8시쯤 문을 열고, 일부는 새벽 6시부터 오픈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도시의 슈퍼마켓과 쇼핑몰 등의 대형 매장은 오후 9~10시까지 운영하지만, 우드포드와 같은 소규모 지역은 이른 시간에 문을 열고, 이른 시간에 닫습니다. 그래서 카페나 상점은 보통 오전 7~8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오후 3~5시쯤 종료합니다. 골동품 상점이나 부티크샵들은 주말에만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 기간은 예외입니다. 우드포드 마을의 카페, 레스토랑도 축제에 방문하는 여행객 대상으로 저녁 6~8시까지 연장 운영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하면 현지 문화를 더 잘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축제 현장 내부에서는 음식, 음료, 기념품 판매점 등이 심야까지 운영되며, 공연이 끝나는 시간(자정 이후)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 임시 시장과 이동식 푸드 트럭이 운영됩니다. 이들은 보통 저녁 늦게까지 운영되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니까 여행 일정에 꼭 참고하세요!
04:00 A.M.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에서 2024년 마지막 일출 감상
2024년의 마지막 날. 글래스하우스 마운틴(Glass House Mountains)의 일출을 보며 의미있게 여행을 시작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약 2천 5백만 년 전의 화산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퀸즐랜드 명소입니다. 호주 원주민 구비구비(Gubbi Gubbi) 부족들의 신성한 터전이 있는 곳이기도 하죠. 마운트 낭군(Mount Ngungun)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중 가장 쉬운 하이킹 트레일 중 하나로 왕복 약 2.8㎞(1시간 소요) 정도라 부담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의 전경은 물론 인근 자연 경관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어 일출을 보기에 완벽한 선택입니다. 보통 12월 말의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일출 시간은 새벽 5시 안팎이기 때문에 새벽 4시에는 산을 올라야 합니다.
07:00 A.M. 우드포드에서 아침을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에서 우드포드까지는 차로 약 20분 정도 거리입니다. 우드포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베이커리 겸 카페인 CJ페이스트리(CJ’s Pastries)에서 갓 구워낸 페이스트리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아늑하고 친근한 분위기라 현지 주민들은 물론 여행객들도 즐겨 찾는 곳인데 홈메이드 파이, 페이스트리, 다양한 커피들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치킨과 베이컨 파이, 애플 크럼블 타르트가 인기 메뉴라고 하네요. 실내와 테라스에 모두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09:00 A.M.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 있는 우드포드
아침 식사를 먹은 후 우드포드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구경합니다. 시골 동네 우드포드는 작은 소규모 상점들이 모여 있어서 느리게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이곳의 다운타운이라 할 수 있는 아처 스트리트(Archer Street)를 따라 매장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데, 육포 매장부터 호주 전통 빈티지 가구와 장식품, 도자기, 중고책 등 특이한 물건들을 취급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 밖에 현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우드포드 박물관 및 아트 갤러리나 우드포드 시내를 지나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길이 7m, 무게 42t에 달하는 호주 군대 레오파드 전차 등도 우드포드를 돌아다니면 볼 수 있습니다.
11:30 A.M. 현지인처럼 브런치 즐기기
구경을 하다 배가 고파진다면 이제 점심을 먹어야겠죠? 현지인처럼 여유있게 잠시 휴식도 취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곳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만큼 우드포드 가든 카페는 공간부터 음식까지 모든 것이 친환경적입니다. 수제 버거와 허브 치킨 샐러드, 신선한 스콘과 잼이 대표 메뉴들이며, 초콜릿 무스 케이크와 카푸치노도 인기가 많습니다.
우드포드 다운타운에서 마운트 미 로드(Mount Mee Road)를 따라 차로 7분쯤 이동하면 오른편에 보이는 더 플레이스투비 카페(The Place2b Café)도 추천합니다. 소음이 없는 전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호주 시골 인심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는 그림, 조각품, 예술작품, 부티크 소품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데 가방, 손수건, 컵 등의 소품들은 구매도 가능합니다.
에그 베네딕트, BLT 샌드위치, 홈메이드 비프 파이, 치킨 파미(Chicken Parmy), 씨푸드 바스켓 등 전형적인 호주 메뉴들을 포함해 신선한 재료들을 넣은 샐러드와 스테이크도 맛있습니다.
14:00 P.M.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숨은 보석 레드클리프 제티
우드포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바다 내음 가득한 부두가 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이어져 온 레드클리프 제티(Redcliffe Jetty) 입니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튼 베이의 푸른 물결 위로 뻗은 230m 길이의 나무 부두입니다.
주말이면 브리즈번을 벗어나 휴식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동네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잡고 있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석양이 물드는 바다를 사진에 담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지역 특산품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주말 마켓도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죠.
모튼 베이로 길게 뻗어 바다 한가운데까지 걸어갈 수 있어서 해변과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주변에는 워터프론트 산책로가 있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레드클리프 라군(Redcliffe Lagoon)이라는 수영시설도 있답니다.
17:30 P.M. 13만 명과 함께 외치는 “Happy New Year!”
레드클리프 제티에서 평화로운 오후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에서 올해 마지막 열정을 뜨겁게 불태울 시간입니다. 레드클리프 제티에서 우드포드까지는 차로 약 40분 거리지만, 축제로 인해 막힐 수도 있으니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시는 게 좋습니다.
현장에 50개가 넘는 푸드 부스들이 있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이 곳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타이, 멕시칸, 호주 전통 음식 등 세계 각국의 요리들을 골라 먹을 수 있고 비건과 글루텐프리 메뉴들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합니다. 음식 가격대는 $10~$20 이고, 음료와 디저트는 $5~$10 정도라 부담도 없습니다.
올해는 영국 포크 아티스트 샘 리(Sam lee)가 처음으로 우드포드 무대에 서고, 호주 원주민 예술가들의 전통 음악과 현대적 해석이 어우러진 공연들이 메인 스테이지에서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공연 외에 드럼 서클, 전통 댄스, 공예 수업과 같은 워크샵 프로그램에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정보는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 https://woodfordfolkfestival.com/
저녁 7시 30분부터 진행되는 메인 무대부터 팝업 공연까지 즐기다가 밤 12시가 되면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은 매년 새해 첫날 일출과 함께 ‘파이어 이벤트’로 막을 내립니다.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거대한 불꽃을 둘러싸고 새로운 시작을 기원하다보면, 국경을 넘어 문화적 공감대가 하나로 형성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우드포드 포크 페스티벌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가지만, 2025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