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IP

[24 HOURS in CITY] 체코 프라하_ PRAGUE
2025.01.20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24 Hours In City 프라하, 커피와 맥주, 야외 테이블 등의 이미지가 작게 합쳐져 있다.

보통 여행지의 첫 인상은 시각으로 기억하는데 프라하는 조금 다릅니다. 프라하는 묘하게도 거리 모퉁이마다 풍겨오는 카페의 향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평소라면 아침 9시부터 맥주를 마시는 것이 어색하지만 프라하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프라하에서는 맥주가 물보다 싸고, 카페에서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이 담론을 나누는 커피 문화가 돌길보다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맥주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대화를 위한 언어이자 일상입니다.

플젠의 오래된 필스너 양조장
플젠의 오래된 필스너 양조장

벨기에가 수도원 맥주로, 독일이 각 지역의 다양한 맥주 스타일로 유명하다면 체코는 ‘필스너’입니다. 1842년 체코의 플젠(Plzeň)의 양조장에서 탄생한 라거 스타일의 필스너는 전 세계 맥주의 70%가 따르는 표준이자 가장 인기있는 맥주죠. 알코올 도수는 평균 4~5%로 비교적 낮은 편인 필스너는 홉의 은은한 쌉쌀함과 몰트의 부드러운 단맛이 균형을 이루며, 깔끔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입니다.

커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가 에스프레소의 완성도로, 오스트리아가 카페 문화의 우아함으로 알려져 있다면 프라하는 이 둘의 장점을 흡수하면서도 독자적인 커피 문화를 발전시켜 비엔나와 함께 중부 유럽 카페 문화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커피 도시입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프라하처럼 전통 양조장과 현대적 크래프트 브루어리, 19세기 클래식 카페와 3세대 카페가 이토록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를 찾기란 힘듭니다.

프라하 카를교 전경

첨탑이 하늘을 찌르고 돌마다 역사가 새겨져 있는 동유럽의 문화예술 도시, 프라하에서의 맥주와 커피 여행을 소개합니다. 수세기에 걸쳐 발효된 프라하의 맥주 문화와 다양한 커피 문화가 어떻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경험해보세요!

09:00 A.M. 카페 슬라비아

프라하 투어의 시작은 카페 슬라비아(Café Slavia, Kavárna Slavia)입니다. 1884년 오픈한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이자 프라하에서 가장 유서있는 카페입니다. 체코 반체제 혁명가였던 바츨라프 하벨(Václav Gavel)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리 콜라르(Jiří Kolář)) 등 수많은 정치인들과 예술인들이 즐겨 찾던 아지트였습니다.

5 카페 슬라비아 1

카페 슬라비아는 브랜드 매장들과 레스토랑, 카페, 그리고 고급 부티크들이 즐비한 나로드니(Národní) 거리와 스메타노보 나브르제지(Smetanovo nábřeží)) 교차로 인근, 프라하 국립극장(Národní divadlo)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아름다운 블타바 강(Vltava)과 프라하 성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전통 체코 요리부터 모던한 유럽식 아침메뉴까지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데 하이라이트는 식사 후 먹는 디저트입니다. 카페 슬라비아의 시그니처 비엔나 커피(Vídeňská káva)와 디저트 아펠 슈트루델(Jablečný štrúdl) 그리고 크레페는 꼭 먹어봐야 합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향을 받은 비엔나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스팀 밀크와 우유 거품을 올린 클래식한 맛의 커피이고, 홈 메이드 아펠 슈트루델은 1884년부터 이어온 이 곳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계피향 가득한 디저트입니다. 또한 체코 전통 디저트인 팔라친키(Palačinka), 즉 크레페를 기반으로 한 디저트는 오직 카페 슬라비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라 특별합니다. 사실 크림치즈, 바닐라 아이스크림, 딸기 등이 어우러진 달콤하고 상큼한 맛의 디저트라 맛은 보장되어 있지요.

참고로 프라하의 커피 문화는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어 19세기와 20세기에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그냥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 철학자,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문화와 예술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이 큽니다. 또한 프라하의 카페들은 품질 좋은 원두를 수입해 사용하거나 자체적으로 원두를 공급하여 독창적인 블렌딩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체코식 터키 커피(český turek) 같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커피 스타일도 선보이며 유럽 전역에서 인기가 많은 브루잉(에스프레소, 드립, 플랫 화이트 등)으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 www.cafeslavia.cz

11:00 A.M. 프라하 맥주 박물관

“체코 공화국은 맥주다”라는 말이 꽤나 진부하긴 하지만, 체코인들에게 맥주는 프랑스인들의 와인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레스토랑 어디든 들어가서 ‘하우스 맥주’를 주문해도 저렴하면서 맛있는 맥주가 나오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프라하 맥주 박물관

프라하의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바로 프라하 맥주 박물관(Prague Beer Museum)입니다. 프라하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체코 맥주의 500년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필스너(Pilsner) 맥주가 1842년 플젠에서 처음 양조된 과정부터 시작해 체코가 왜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세계 1위 국가인지 알 수 있고, 라거부터 에일, 스타우트까지 30여 종의 체코 크래프트 비어들 중 대표 맥주 4종을 테이스팅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또한 방문객이 직접 자신만의 맥주를 만들어보며 맥주 양조 과정을 배워보는 옵션 프로그램도 체험 가능합니다.

웹사이트:  www.praguebeermuseum.cz

13:00 P.M. U 플레쿠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U 플레쿠(U Fleku)는 체코 프라하 신시가지에 위치한 전통 맥주 펍으로 소규모 양조장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1499년에 설립되어 무려 500년이 넘는 역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라하 성, 구시가 광장 등과 더불어 체코의 대표 문화 명소로 꼽힙니다.

8개의 홀과 맥주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1,200명까지 수용 가능할 만큼 규모도 큽니다. 양조장 내에는 맥주 양조 과정과 역사를 소개하는 박물관이 있어서 투어 신청도 가능하고, 맥주잔 같은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매일 저녁 전통 체코 음악 라이브 공연이 열리는데, 간혹 카바레 쇼도 진행된답니다.

3 알코올 도수 5 의 다크 라거, ‘플레쿠 13도

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동일한 레시피로 자체 양조하고 있는 알코올 도수 5%의 다크 라거, ‘플레쿠 13도(Flekovský ležák 13°)가 대표 메뉴입니다. 캐러멜과 로스팅된 몰트의 풍부한 향과 약간의 쓴 맛이 특징입니다. 이 곳에서 직접 양조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맥주니까 꼭 마셔봐야 합니다.

웹사이트: www.fleku.cz

15:00 P.M. EMA 에스프레소 바

프라하의 3세대 커피(Third Wave Coffee) 문화를 대표하는 EMA 에스프레소 바(EMA Espresso Bar)는 바리스타들이 직접 로스팅한 스페셜티 커피와 신선한 페이스트리가 유명한 곳입니다. 체코 현지 최고 로스터리와의 협업을 통해 매주 바뀌는 싱글 오리진 필터 커피와 여름철 인기 메뉴인 토닉워터와 더블 샷 에스프레소가 완벽히 조화된 에스프레소 바는 꼭 마셔봐야 하는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1 Ema 에스프레소 바

프라하의 3세대 커피 웨이브는 유럽과 북미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영향을 받아 2010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유럽 커피씬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3세대 커피 웨이브는 단순한 커피 소비를 넘어 예술적, 과학적 방식으로 커피에 접근하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커피를 원산지와 품종, 가공 과정, 로스팅 기법, 추출 방식 등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자 하기 때문에 공정무역 및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원두가 우선시됩니다.

프라하의 3세대 커피 웨이브는 독립 카페와 로스터리가 이끌고 있는데 EMA 에스프레소 바를 선두로 무이 샬렉 카비(Můj šálek kávy), 라보엠 카페(La Bohème Café) 등이 유명합니다. 3세대 커피 웨이브는 품질, 경험,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둔 새로운 커피 문화를 형성하며 프라하의 기존 전통 카페 문화를 현대적이고 혁신적으로 변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카페, 호텔, 쇼핑몰 등이 밀집하나 프라하 1구역 거리의 나 플로렌치 3(Na Florenci 3)과 팔모프카(Palmovka), 카를린(Karlín)에 매장이 있습니다.

웹사이트: www.emaespressobar.cz/en

17:00 P.M. 로칼 딜로하

프라하 로컬들이 사랑하는 전통 체코 맥주 펍 로칼 딜로하

로칼 딜로하(Lokál Dlouhááá)는 7m에 달하는 긴 통로 형태가 인상적입니다. 최대 1,500명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프라하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체코 전통 펍입니다. 이 곳에서는 탱크에서 내린 신선한 필스터 우르켈(Pilsner Urquell)을 마실 수 있습니다. 프라하에서 꼭 시도해봐야 하는 ‘탱크 맥주’ 또는 ‘탱크에서 나오는 맥주’는 유통기한이 3주 안팎에 불과해 신선할 수 밖에 없답니다.

로칼 딜로하에서는 체코 특유의 맥주 메뉴로 주문이 가능합니다. 믈리코(Mlíko)는 체코어로 ‘우유’를 의미하는데, 맥주잔 전체가 크림 같은 부드러운 거품으로 채워져 서빙되기 때문에 마치 우유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조밀한 거품 안에 맥주가 스며들어 있어 약간의 단맛과 크리미한 질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슈니트(Šnyt)는 맥주잔의 50%는 맥주, 나머지 절반은 거품으로 채우는 방식인데 맥주의 신선함과 거품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체코에서는 맥주 거품이 맥주의 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거품이 맥주의 신선함과 풍미를 유지해주기 때문이죠. 믈리코와 슈니트는 맥주를 맛있고 신선하게 즐기는 체코만의 전통 방식이니 로칼 딜로하에서 만나보세요.

웹사이트: lokal-dlouha.ambi.cz/en/

19:00 P.M. 카페 루브르

카페 루브르(Café Louvre)는 프라하 신시가지의 나로드니 거리에 1902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이 카페는 현재가 공존하는 프라하의 상징이라 불립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식인, 예술가, 작가들의 모임 장소로 사랑받아 왔는데 특히 프란츠 카프카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단골이었던 곳입니다.

1902년 오픈한 프라하를 대표하는 명소 카페 루브르
아인슈타인과 카프카의 단골 카페였던 카페 루브르

높은 천장과 큰 창문, 어두운 나무 패널, 대리석 테이블 등 우아한 아르누보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실내가 돋보이며, 카페 내부에는 카페 단골이었던 유명인들의 빈티지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문학적, 예술적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커피뿐 아니라 체코 요리부터 다양한 유럽식 요리들과 디저트까지 폭넓게 선택이 가능합니다. 스비치코바(Svíčková)와 같은 전통 체코 요리와 디저트 아펠 슈트루델이 가장 인기있는 메뉴입니다. 스비치코바는 고소한 크림 소스와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지는 체코 요리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맛과 짠맛의 균형이 완벽하지요. 체코에서 꼭 맛봐야 할 요리라 현지 가정식이나 레스토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웹사이트: www.cafelouvre.cz/en

21:00 P.M. U 메드비쿠

U 메드비쿠(U Medvídků)는 프라하 구시가지에 위치한 역사 깊은 맥주집입니다. 1466년에 설립되어 역사만 500년이 넘습니다. 현재는 전통 체코 요리와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미니 양조장, 호텔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양조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맥주 중에서는 알코올 도수 12.6%로 체코에서 가장 강한 맥주인 X BEER-33이 유명합니다. X BEER-33은 숙성된 포도주를 연상시키는 복합적인 맛과 향이 매력적입니다.

1466년에 설립되어 역사만 500년이 넘는 U 메디비드쿠

이 곳의 레스토랑은 전통 체코 요리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현지인들과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15세기 건물의 고딕 양식 지붕틀과 르네상스 시대의 천장화 등 역사적인 요소를 보존하고 있는 호텔도 유명 관광 명소와 가까워 이동하기 편리하답니다.

웹사이트: umedvidku.cz/en/

23:00 P.M. 크로스 클럽

프라하에서의 일정을 끝내기 섭섭하다면 나이트 라이프를 경험하며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클럽(Cross Club)을 추천합니다. 홀레쇼비체(Holešovice) 지역에 위치한 크로스 클럽은 영화 ‘매드 맥스’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팀펑크(steampunk) 스타일의 특이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크로스 클럽 내부

매일 다른 스타일의 밴드와 일렉트로닉 음악 공연이 열리며 펑크, 레게, 월드뮤직, 힙합 등 여러가지 장르의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음악 공연 외에도 각종 강연과 여행자들을 위한 모임, 전시회, 영화 상영 등의 문화 행사가 열립니다. 입장료는 대부분 무료이거나 각 이벤트에 따라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어 부담이 없으며, 현지인들과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핫플입니다.

크로스 클럽에서는 필스너 우르켈을 비롯한 코젤 다크(Kozel Dark) 등 다양한 수제 맥주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프라하 근교 벨케 포포비체 양조장의 다크 비어 외에도 로컬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는 시즈널 맥주도 맛볼 수 있답니다.

웹사이트: www.crossclub.cz/cs/
19세기 클래식 카페와 3세대 카페 문화가 공존하는 프라하의 카페

여행은 무엇이 중심이 되는지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것 같습니다. 맥주와 커피로 만나본 프라하가 조금 새롭지 않으셨나요? 다음 프라하는 맥주와 커피로 여행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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