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본격 먹방 여행
여행이란 단지 아름다운 여행지와 모험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때 낯선 온도, 낯선 언어, 낯선 음식을 찾아 떠나는 새로운 여정입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기가 막힌 요리들과 깊이 있는 와인들을 도시 곳곳에서 맛볼 수 있는 리스본에서의 먹방 여행 24시간을 소개합니다.
24시간 먹고, 마시고, 여행하기!
리스본은 하나의 흐름이나 음악과 같은 일정한 리듬으로 이어지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는 과거 역사와 문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그 숨겨진 이야기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08:00 A.M. ~ 11:00 A.M.
리스본 먹방 여행은 1905년에 오픈한 120년 역사의 카페 아 브라질리아(Café A Brasileira)에서 시작합니다. 리스본 구시가지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미슐랭 1스타 카페로 3대 에그타르트 맛집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전통 페이스트리와 수녀원 수녀님들의 디저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 에그타르트)가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포르투갈 리스본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비카(bica)”라 하는데, 이 커피 용어가 탄생한 곳도 바로 이 카페입니다. 원래 비카는 “설탕과 함께 마셔라(beba isto com açúcar)”의 약자입니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와 비슷하지만 원두를 살짝 약하게 로스팅하고, 조금 거칠게 갈기 때문에 맛이 더 부드럽습니다. 카페 아 브라질리아는 지난 120년 동안 문학·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되어 왔는데, 특히 20세기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의 단골 카페로 유명합니다.
1988년 조각가 라고아 엔리케스(Lagoa Henriques)는 페르난두 페소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가 카페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의 동상을 설치했습니다. 현재 이 동상은 리스본에서 인증샷을 필수로 찍어야 하는 장소 중 한 곳이 되었습니다.
www.abrasileira.pt
월요일~일요일 08:00 A.M. ~ 24:00 P.M.
카페 아 브라질리아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면 리스본의 아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에두아르두 7세 공원(Parque Eduardo Ⅶ)으로 향합니다. 공원 녹색 잔디밭 위로 뻗어 있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도시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보다 보면 이 곳의 시간은 조금 더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11:00 A.M. ~ 13:00 P.M.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을 떠나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Miradouro de Santa Catarina)로 이동합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테주 강(Tagus River, 타구스 강)이 조용히 흐르는 것을 보며 도시가 간직한 시간의 축적을 느낄 수 있기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풍경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캄포 데 오리크 시장(Mercado de Campo de Ourique). 현지 주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입니다. 신선한 농산물과 해산물을 비롯해 다양한 포르투갈식 식재료들이 가득하며, 현지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도 가까이에서 직접 느껴볼 수 있어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https://www.mercadocampodeourique.com/welcome
13:00 P.M. ~ 16:00 P.M.
캄포 데 오리크 시장에서 점심을 먹어도 좋지만, 점심과 저녁 시간에만 식사가 가능하고 주말부터 월요일 점심까지는 오픈하지 않을 만큼 도도한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바로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비건 레스토랑 아르케(Arkhe)인데요, 이 곳에서의 점심 기회가 있다면 경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https://arkhe.pt/sobre-nos/
화요일 ~ 금요일 점심: 12:30 P.M. ~ 14:30 P.M.
월요일 ~ 금요일 저녁: 19:30 P.M. ~ 22:30 P.M.
*성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대인 ‘오래된 창문’으로 바라본 리스본 전경
점심을 마친 후에는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있다는 상 조르즈 성(Castelo de São Jorge)의 성벽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리스본을 바라보며 역사의 한 조각을 상상해 봅니다. 이 곳은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이기도 합니다. 1147년 포르투갈이 리스본을 정복하기 전까지 12세기부터 페니키아, 카르타고, 로마, 무어인이 차례로 점령했었고 현재는 공원과 왕가의 유물을 보관한 박물관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16:00 P.M. ~ 19:00 P.M.
다음 일정은 모라리아(Mouraria)와 알파마(Alfama)입니다. 리스본 구시가지의 역사적인 이웃 지역이며 각각 도시 고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상 조르즈 성에서 올라가는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데 모라리아는 성 북쪽에 위치한 오래된 무어인 지구이고, 알파마는 남쪽의 강변으로 이어지는 지역입니다.
모라리아는 리스본에서 가장 역사적·문화적으로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파두 음악이 탄생한 곳입니다. 반면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인 알파마에는 전통 공예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으며 파두 박물관(Museu do Fado),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는 카사 도스 비쿠스(Casa dos Bicos)를 비롯해 리스본 대성당(Sé de Lisboa), 상 비센트 수도원(Igreja de São Vicente de Fora) 등 봐야할 곳들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발걸음을 재촉하며 움직여야 합니다.
19:00 P.M. ~ 21:00 P.M.
저녁을 위해 알렌테호 지역의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벨칸토(Belcanto)로 향합니다. 미슐랭 2스타를 획득하고 ‘세계 50대 레스토랑 리스트’에서 31위를 차지한 벨칸토는 세련되고 모던한 포르투갈 퓨전 요리들과 테이스팅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350개가 넘는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약 80%는 포르투갈 로컬 와인입니다.
https://www.belcanto.pt/en/
화요일 ~ 토요일 점심: 12:30 P.M. ~ 15:00 P.M.
화요일 ~ 토요일 저녁: 19:00 P.M. ~ 22:00 P.M.
일·월요일 휴무
21:00 P.M. ~ 24:00 P.M.
밤이 깊어 가지만 리스본의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리스본 먹방 여행의 마지막은 타임 아웃 마켓 리스보아(Time Out Market Lisboa)입니다. 여기는 다양한 포르투갈 미식 문화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리스본의 전통 요리부터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퓨전 요리들까지, 포르투갈 음식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맛볼 수 있는 곳이죠.
그래서 포르투갈의 미식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이 곳의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기 때문에 와인을 마시며 그 속에서 리스본의 밤 문화도 즐길 수 있습니다.
https://www.timeoutmarket.com/lisboa/en/
월요일 ~ 일요일 : 10:00 A.M. ~ 24:00 P.M.
이렇게 리스본에서의 24시간은 끝을 맺습니다. 맛있는 음식 뿐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추억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기에 리스본의 24시간은 음식과 와인, 커피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준 미식 여행이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