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뮤지컬의 DNA를 가진 도시
런던은 16세기 템즈강(River Thames) 남쪽에 위치한 목조 건물의 작은 공연들에서 출발해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극과 뮤지컬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매일 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라이온 킹, 위키드, 백 투 더 퓨처 등 40개 이상의 뮤지컬 작품들이 공연되고,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로열 코트 극장에서는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들이 관객과 만나고 있죠.
특히 라이시움 시어터(Lyceum Theatre)와 소네임 시어터(Sondheim Theatre), 애들피 시어터(Adelphi Theatre), 아폴로 빅토리아 시어터(Apollo Victoria Theatre) 등 연극과 뮤지컬 공연 극장들이 모여 있는 웨스트엔드는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 시장의 양대산맥입니다.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 예술가들의 거리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화려한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Sircus), 최고의 쇼핑 거리 옥스포드 스트리트(Oxford Street) 등 런던 핫플레이스들과 가까워 공연 전후로 쇼핑, 레스토랑, 바, 카페 등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웨스트엔드만의 매력입니다.
연극과 뮤지컬 DNA가 새겨진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인기 연극과 뮤지컬을 감상하고, 주변 명소도 둘러보는 일정을 소개합니다. 연극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08:30 A.M. ~ 09:00 A.M. 런던의 아침을 깨우는 ‘몬머스 커피 컴퍼니’
웨스트엔드에 있는 대부분의 극장은 하루에 1~2회 공연을 하고, 첫 공연은 보통 오후 1시 또는 2시 30분, 밤 공연은 저녁 7시 또는 7시 30분에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웨스트엔드의 아침은 런던 최고의 카페라 할 수 있는 몬머스 커피 컴퍼니(Monmouth Coffee Company, 이하 몬머스)의 커피향으로 시작해보세요. 코벤트 가든에 위치한 몬머스는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여 직접 로스팅한 필터 커피와 갓 구운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즐기는 현지인들과 여행객들로 항상 붐비는 카페입니다.
1978년에 설립된 몬머스는 런던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샵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의 소규모 농장에서 직접 원두를 공급받아 높은 품질의 원두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꼼꼼한 로스팅 접근 방식과 원두 소싱도 투명해서 몬머스 커피만 마시는 소위 몬머스 매니아들이 많습니다.
위치: 27 Monmouth St, Covent Garden, London WC2H 9EU
09:00 A.M. ~ 11:30 A.M. 웨스트엔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벤트 가든’
커피를 마신 후에는 여유있게 코벤트 가든을 둘러보세요. 17세기 수도원 정원에서 시작된 코벤트 가든은 1830년 과일과 채소 시장으로 변신한 후, 현재는 문화와 패션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벤트 가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코벤트 가든 마켓(Covent Garden Market)은 빅토리아 양식의 아치형 천장이 특유의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중앙의 광장에서는 거리 예술가들이 즉흥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독특한 수제 소품과 공예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을 비롯해 패션, 뷰티 매장들이 입정해 있어 쇼핑하기 좋습니다.
코벤트 가든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들이 찾아 ‘배우들의 성당’이라 불리기도 하는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hurch)은 1633년에 건축되었습니다. 극장 거리 중심에 위치해 있어 어떻게 보면 웨스트엔드의 역사와 함께 해온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원이 조용하고 아늑해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또한 닐스 야드(Neal’s Yard)는 코벤트 가든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입니다. 다채로운 색의 벽과 예쁜 건물들이 자리한 코벤트 가든의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입니다. 1970년대 후반 재개발된 지역인데 친환경적이고 유기농적인 철학을 중심으로 한 상점들이 많아 이 곳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답니다. 비건과 채식주의자들 전용 카페와 레스토랑, 작은 정원들이 있어서 포토스팟으로 인기도 높습니다.
11:30 A.M. ~ 12:30 P.M. 클래식한 영국 레스토랑 ‘아이비 마켓 그릴’
아이비 마켓 그릴(The Ivy Market Grill)은 프리 시어터(pre-theatre) 런치로 인기가 많습니다. 코벤트 가든 광장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연극 극장과 도보로 5분 거리입니다. 실내는 앤티크 가구와 푸른색, 황금색으로 장식된 인테리어로 클래식합니다. 큰 통창으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덕분인지 분위기는 밝고 개방적이라 편안하게 점심을 즐기기 좋은 레스토랑입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테라스 좌석에서 코벤트 가든 광장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트러플 스크램블 에그, 클래식한 에그 베네딕트, 아보카도 토스트 등 아이비 마켓 그릴의 인기 브런치 메뉴들을 비롯해 영국 전통 쉬퍼드 파이(Shepherd’s Pie), 립아이 스테이크(Rib-Eye Steak) 등 클래식한 요리까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외 스티키 토피 푸딩(Sticky Toffee Pudding)과 같은 영국 전통 디저트와 애프터눈 티도 인기 메뉴입니다.
위치: 1a Henrietta St, London WC2E 8PS
13:00 P.M. ~ 16:00 P.M. 연극 ‘기묘한 이야기: 더 퍼스트 쉐도우’를 보다
최근 런던에서 가장 뜨거운 연극이 있다면, 단연 ‘기묘한 이야기: 더 퍼스트 쉐도우(Stranger Things: The First Shadow)’입니다. ‘기묘한 이야기: 더 퍼스트 쉐도우’는 넷플릭스의 첫 연극 도전작으로,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59년 인디애나주 호킨스(Hawkins) 배경으로 짐 호퍼(Jim Hopper), 밥 뉴비(Bob Newby), 조이스 말도나도(Joyce Maldonado) 등 시리즈로 익숙한 캐릭터들의 젊은 시절을 다루며, 새로운 학생 헨리 크릴(Henry Creel)의 등장과 함께 마을에 드리워진 초자연적 사건들이 펼쳐진다는 스토리입니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특수 효과 덕분에 3시간 공연 시간이 눈 깜짝할 동안 지나간답니다.
연극이 공연되는 피닉스 시어터(Phoenix Theatre)는 1930년에 개관한 웨스트엔드의 대표적인 극장 중 하나이며, 고풍스러운 아르데코 양식의 인테리어가 특징입니다. 관객들은 극장의 웅장한 분위기와 현대적인 시설로 공연 더욱 몰입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위치: 110 Charing Cross Rd, London, United Kingdom, WC2H 0JP
16:30 P.M. ~ 17:30 P.M. 노팅힐의 ‘포토벨로 로드 마켓’
공연이 끝나면 감동을 여운을 가지고 노팅힐(Notthing Hill)의 포토벨로 로드 마켓(Portobello Road Market)으로 이동해봅니다. 영화로 익숙한 노팅힐은 런던 부촌 켄싱턴&첼시 구에 있는 동네로 컬러풀한 타운하우스, 작은 부티크 상점, 다양한 레스토랑 및 카페들이 많습니다.
노팅힐 중심을 가로질러 포토벨로 로드에 걸쳐있는 포토벨로 로드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큰 거리 시장 중 하나입니다. 빈티지한 분위기로 노팅힐을 대표하는 명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골동품, 빈티지 의류, 예술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고 다양한 음식 노점들이 있어 길거리 음식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위치: 110 Charing Cross Rd, London, United Kingdom, WC2H 0JP
17:30 P.M. 런던에서 가장 사랑받는 라멘 바 ‘본 대디스’
포토벨로 로드 마켓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소호의 유명한 라멘 바, 본 대디스(Bone Daddies)에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어도 좋습니다. 2012년 프릴랜드 지역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현재 런던 전역에서 사랑 받고 있는 모던 일식 레스토랑입니다. 록 음악이 흐르는 활기한 분위기 속에서 정통 일본 라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20시간 이상 정성스레 우려낸 돈코츠 라멘이 대표 메뉴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식 양념 치킨으로 해석한 메뉴(Korean Fried Wings)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저녁 시간대는 항상 대기 줄이 있을 만큼 인기가 높지만 회전율이 빨라서 공연 시간을 충분히 맞출 수 있습니다.
위치: 31 Peter St, London W1F 0AR
19:00 P.M. 빅토리아 팰리스 극장에서 뮤지컬 해밀턴을 보다
드디어 런던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을 볼 시간입니다. 워낙 인기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공연 시작 30분 전에 도착하는 게 좋습니다.
뮤지컬 해밀턴은 2017년 런던 초연 이후 인기 순위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화제작으로 기존의 뮤지컬들과 차별화된 점이 많습니다. 미국의 독립 전쟁과 건국 초기를 배경으로 알렉산더 해밀턴의 파란만장한 삶을 힙합, R&B, 팝 그리고 재즈와 같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나 주인공인 해밀턴을 포함해 워싱턴, 제퍼슨 등의 캐릭터를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배우들이 맡아 전통적인 백인 역사 속 캐릭터들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도 색다릅니다.
가난한 이민자 출신인 해밀턴은 조지 워싱턴의 최측근이자 독립 전쟁에서 활약한 영웅이며,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창립한 인물입니다. 뮤지컬에서는 그의 성공과 몰락 그리고 인간적인 갈등과 같은 감동적인 스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해밀턴이 공연되는 빅토리아 팰리스 시어터(Victoria Palace Theatre)도 작품만큼 유명합니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극장 중 하나이죠. 1911년에 문을 연 이 곳은 웅장한 에드워드 양식의 건축미로 유명하며, 수차례 리노베이션을 통해 현대적인 시설과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극장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고, 좌석 배열은 어느 자리에 앉아도 무대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설계해 공연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답니다.
빠뜨릴 게 없는 매력적인 런던 웨스트엔드는 계속 머무르고 싶은 미련이 남습니다. 많은 연극과 뮤지컬 작품 중에서 고르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떤 작품을 선택해도 만족하실 거에요. 런던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공연 하나쯤은 하루 일정에 넣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