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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HOURS in CITY] 대만 타이중_ TAICHUNG
2025.07.21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24 hours in city 타이중

타이중은 대만 중부에 위치해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재해가 적고 도심 구조도 잘 정돈된 도시입니다. 무엇보다 타이중역을 중심으로 버스와 일반철도, 고속철도 노선이 잘 연결되어 있어 대만 내 다른 도시와의 이동이 매우 효율적이죠. 특히 고속철도(THSR, Taiwan High Speed Rail)를 이용하면 타이베이타 남부의 가오슝에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만을 남북으로 여행하기에도 매력적입니다.

또한 도시재생으로 재탄생한 감각적인 문화 명소들이 많아 ‘현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건물 복원을 넘어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며 ‘삶의 질’과 ‘창의성’을 중심으로 도시 자체를 리브랜딩하고 있습니다.

타이중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한 이유는 지리적·정치적·문화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본래 타이중은 중화민국 정부가 ‘대만 중부 산업 중심지’로 육성한 도시로, 기계·섬유·금속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과 도시 노후화가 맞물리며 중심부가 침체하게 되죠. 이러한 위기를 문화, 예술, 창의 산업으로 전환하고자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은 공간을, 예술가는 콘텐츠를, 시민은 참여를 제공하며 순환 구조를 형성한 타이중은 경제적 지속 가능성까지 갖춘 도시재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베이(북부), 가오슝(남부)에 비해 중부 중심 도시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타이중이 그 공백을 메우며 정치적으로도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도시재생 예산이 집중되었고, 대형 문화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역밀착형 재생도 추진됐습니다.

한편 타이중은 대만 내 인구 3위의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지로서의 인지도는 타이베이·타이난·가오슝에 비해 낮았습니다. 그래서 ‘도시 정체성’ 확립과 지역 매력 발굴을 위한 도시 브랜딩 전략으로 도시재생이 채택되었고, ‘살기 좋은 도시’, ‘창의 도시’, ‘라이프스타일 중심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재탄생한 타이중 주요 명소들을 돌아보는 도시재생투어를 준비했습니다. 없애버리는 대신 남아있는 것을 덧칠하고 다시 숨 쉬게 만들어 낸, 살아있는 공간들을 만나보세요!

09:00 A.M. 레인보우 빌리지
기억의 벽에 색을 입히고, 낡은 선로에 예술을 심다

타이중에서의 하루는 컬러풀한 벽화들이 그려진 감성 충만 마을, 레인보우 빌리지(彩虹眷村, Rainbow Village)에서 시작합니다. 레인보우 빌리지는 타이중 도시재생의 출발점이자, 사람의 손길로 얼마나 강력하게 도시 재생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 동네입니다.

동화 같은 벽화가 그려진 레인보우 빌리지

타이중은 예술가, 마켓 기획자, 건축가, 청년 창업자들이 주도적으로 버려진 공간들을 리디자인하고 마을 단위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는데, 그 대표 사례가 바로 레인보우 빌리지입니다. 정부가 아닌 개인 예술가가 시작한 프로젝트로, 시민 참여형 도시재생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인보우 빌리지는 1940~1950년대 국공내전 이후 국민당 정부가 군인 가족을 위해 지은 마을 중 하나였습니다. 한때 수많은 퇴역 군인들의 보금자리였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 소수의 고령 주민들만 남은 폐허같은 마을로 전락해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80대 퇴역 군인 황용푸(黃永阜) 할아버지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마을 벽에 색색의 동물, 사람, 한자 등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 ‘동화 같은 벽화’가 소셜 미디어와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시민들의 보존 청원이 이어졌고, 시정부도 보존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붓질이 도시의 운명을 바꿨다”고 할 수 있는 스토리죠. 몇 채 남지 않은 집과 골목이지만 레인보우 빌리지는 이제 타이중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이니 꼭 들러보세요!

10:00 A.M. 따리 예술 광장/ 따리 아트 플라자
낡은 공장지대가 대만 청년 아티스트의 플랫폼으로

삶에 예술을 불어넣는 일은 공간을 다시 호흡하게 하는 일입니다. 레인보우 빌리지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떨어진 따리 예술 광장(大里藝術廣場, Dali Art Plaza)은 창의적 디자인과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 공간입니다. 원래는 공업지대 인근의 낡은 공공시설 부지였고, 문화·상업적 기능이 거의 없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건물 외벽부터 감각적인 비주얼로 가득합니다.

디자인과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 공간, 따리 예술 광장

외벽에 초대형 아트 페인팅이 있고, 내부 공간도 유동형 모듈로 구성되어 전시·워크숍·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유연하게 운영됩니다. 지역 주민과 예술가의 연결 지점을 만드는 도시형 예술 커뮤니티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벽이 캔버스가 되고, 광장이 전시장이 되는 곳입니다.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대만의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창작자들이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커뮤니티 활동까지 할 수 있는 복합 창작 플랫폼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예술기관과 민자기업이 함께 참여해 ‘예술 소비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브런치도 간단히 해결 가능하지만, 타이중 제2시장으로 이동합니다.

12:00 P.M. 타이중 제2시장
100년의 시간을 품은 전통 시장

시장은 도시의 기억이 모이는 곳입니다. 타이중 제2시장(第二市場, Taichung Second Market)은 일본식 육각형 아케이드 구조를 간직한 전통 시장으로, 지금도 현지인들이 아침식사나 점심을 위해 줄을 서는 명소입니다. 제2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를 가득 메우고 있는 대만 현지 음식 냄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1917년 세워진 제2시장은 도시형 문화시장으로 재생된 타이중 제2시장

1917년 일본 식민통치 시기에 지어졌는데, 당시 타이중 시내에 식료품과 잡화를 공급하는 유통 거점의 핵심이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노후화되던 시장을 정비하면서 ‘현대와 전통의 공존’을 테마로 아케이드를 복원하고, 노포 가게들을 브랜드화했으며, 젊은 층 유입을 위한 디자인 간판, 마켓 콘텐츠를 유도하며 재활성화에 성공했습니다.

재개발이 아닌 복원을 택한 제2시장은 전통 노포와 청년 푸드 브랜드가 공존하는 도시형 문화시장으로 거듭났습니다. 과거를 지우지 않고 ‘덧그리는’ 도시재생 방식이 돋보이는 곳입니다.

13:30 P.M. 타이중역 철도문화원구
철길 위에 문화를 세우다

열차는 멈췄지만, 타이중역 철도문화원구(臺中驛鐵道文化園區, Taichung Station Railway Cultural Park)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인 1905년에 처음 지어졌으나 1917년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구 타이중역에는 더이상 기차가 멈추지 않지만, 대신 시간과 건축이 멈춰 서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타이중 철도문화원구

타이중 중심부에 세워진 타이중 역사와 철도청 관사 및 정비 구역들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철거 위기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후 도시재생 특별 프로젝트로 보존 및 재정비되었습니다. 기존의 일본풍 목조 건축을 복원하고, 철도역의 기능은 신 역사로 이전한 뒤, 구 건물은 전시관·체험 공간·카페 등으로 채워졌습니다.

이곳의 붉은 벽돌과 목재 트러스, 일본식 전통 지붕 구조 등은 건축사적 가치가 큽니다. 산업 유산을 ‘공공 문화 플랫폼’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이며, 도시 속의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줍니다. 또한 오래된 나무 기둥과 푸른 잔디가 예술무대처럼 펼쳐지고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스팟들도 많습니다.

15:00 P.M. 국립대만미술관
시민의 정원이 된 미술관

예술은 벽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국립대만미술관(國立臺中美術館, NTMoFA,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s)은 도심 속 평온한 정원과 현대미술이 조화를 이룹니다. 1988년에 문을 연 공공 미술관이지만, 긴 시간 외면 받았고 운영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시민의 삶과 예술을 연결하는 국립대만미술관

2000년대 초반부터 ‘열린 미술관’을 목표로 대규모 리노베이션과 함께 야외 조각 공원, 디자인 숍, 카페, 가족 체험 공간 등을 확장하며 ‘예술+생활’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즉 일상과 예술의 거리를 줄이는 것, 미술관이 선택한 재생의 방식이었습니다.

넓은 정원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공간 설계, 무엇보다 어린이 예술 교육 공간이 탁월해 ‘도시 속 문화놀이터’로 불립니다. 국립대만미술관은 시민의 삶과 예술을 연결하는 생활형 미술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7:00 P.M. 파크 레인 바이 CMP
낡은 거리 위에, 걷고 싶은 이유를 만들다

쇼핑센터도 아니고, 전형적인 공원도 아닙니다. 현지 브랜드, 친환경 스토어, 독립 카페와 서점, 팝업 스토어 등이 어우러진 도심 속 복합문화허브입니다. 파크 레인 바이 CMP(勤美誠品綠園道, Park Lane by CMP)는 타이중 시내의 오래된 건물들과 비어 있던 녹지 공간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는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지역이었습니다. 민간 개발사가 주도해 버려진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문화형 쇼핑·예술·공원 공간으로 개발하며 기존 공원과 서점, 문화 시설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한 복합 도시재생 프로젝트입니다.

도심 속 복합문화허브 파크레인 by cmp

비워낸 곳에 작가의 마켓, 공연, 디자인 숍, 독립 카페가 자연스럽게 얽혀 라이프 스타일 공간이 되었고, 서점과 공원이 연결되며 걷고 싶어지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스러운 저층 건물과 현대적 건축물이 섞여 있으며, ‘야외 전시’와 ‘라이프 스타일 마켓’을 주제로 한 큐레이션이 탁월합니다.

파크 레인 바이 CMP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먹거리 가득한 펑지아 야시장으로 떠나볼까요? 펑지아 야시장까지는 차로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18:30 P.M. 펑지아 야시장
화려한 조명과 먹거리가 가득한 클라이맥스

타이중 여행의 마지막은 대만을 대표하는 야시장 중 하나인 펑지아 야시장(逢甲夜市, Fengjia Night Market)입니다.

1963년 설립된 펑지아대학교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해서 초기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작은 규모의 음식점과 상점들이 많았고,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야시장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1978년 오픈한 대만식 팬케이크 맛집 ‘밍룬딴삥(MINGLUN pancake)’과 같은 유명 먹거리들도 이 시기에 생겨났습니다.

이후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급속도로 성장해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대만 관광 붐과 함께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현재와 같은 대규모 야시장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대만 최대 규모의 펑지아 야시장

현재 펑지아 야시장은 대만 최대 규모의 야시장으로 불립니다. 약 1,600여 개의 상점과 노점이 밀집해 있고, 매일 오후 6시경부터 새벽까지 운영되기에 수만 명의 방문객들이 모여듭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더 붐비죠.

펑지아 야시장에서는 대학가에서 시작된 대만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퓨전 음식들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젊은 문화와 전통적인 대만 음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야시장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자 특별한 점입니다.

펑지아 야시장은 대만 현대 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자, 야시장 문화의 진화와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24 hours in city 타이중 여행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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