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노선 타고 비에이-후라노로
비에이와 후라노는 홋카이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이며 아름다운 자연 풍경으로 유명하다. 봄ㆍ여름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꽃밭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지역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아사히카와부터 후라노까지 JR 후라노선이 남북으로 연결돼 있어 기차를 이용해 다닐 수도 있다. 다만 역 인근에 명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역에서 걸어서 1시간이 넘는 곳에 있으므로 도보로 여행하는 것은 어렵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의 계절이라면 자전거를 빌려 천천히 돌아보는 것이 좋다.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곳이 대부분이니 가능하다면 전동 자전거를 빌리자. 오르락내리락 언덕이 이어져 일반 자전거라면 무리가 올 수 있다.
원데이 투어 버스는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비에이 역 앞 비에이 투어리스트 센터에서 출발하는 반나절 버스 투어도 있다. 주요 관광 코스를 버스를 타고 2~4시간 정도 돌아보는 것으로, 비에이와 후라노 지역을 돌아보는 가장 편한 방법 중 하나다. 가격은 1,500 ~ 2,500엔으로 코스마다, 시기마다 각각 다르므로 홈페이지(www.biei-hokkaido.jp)를 참고하자.
저마다 이름 있는 언덕 위 나무들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후라노 역 사이의 관광 명소는 모두 아름다운 자연 풍경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비에이 지역을 즐기는 포인트 중 하나는 구릉 지대라는 특수성인데, 언덕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잘 살려 만든 꽃 트랙이나 언덕 위에 가지런히 줄지어 선 나무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비에이 역 사이에 있는 ‘패치워크의 길 (パッチワークの路)’은 이 일대의 밭이 다양한 색깔로 이어져 마치 패치워크를 한 것처럼 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광활한 대지 위에 여러 종류의 꽃으로 꾸며놓은 꽃 트랙과 나무, 연못, 폭포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서 유명한 나무나 공원을 볼 수 있다.
1972년 닛산자동차의 ‘사랑의 스카이라인’ CF에 등장한 포플러 나무인 ‘켄과 메리의 나무(ケンとメリーの木)’,
1976년 담배 브랜드 ‘세븐스타’의 패키지에 쓰인 언덕 위 한 그루의 떡갈나무, ‘세븐스타의 나무(セブンスターの木)’,
1977년 역시 담배 브랜드 ‘마일드세븐’ 패키지에 나오는 언덕으로, 방풍림을 배경으로 석양이 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마일드세븐 언덕(マイルドセブンの丘, 뫼비우스의 언덕이라고도 함)’,
237번 국도변 언덕 위 8ha의 부지에 3,000그루의 라벤더, 해바라기, 포피(poppy)가 피어나는 ‘제루부의 언덕(ぜるぶの丘)’,
떡갈나무 3그루가 사이좋게 서서 겨울의 눈과 여름의 비에도 지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부모와 자식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오야코 나무(親子の木)’ 등이 있다.
호쿠세이 언덕 전망공원(北西の丘展望公園)은 면적 5ha의 공원에 라벤더가 피어나고 피라미드형 전망대에서는 언덕의 전경과 도카치산을 바라볼 수 있다.
비에이 역을 지나면 ‘파노라마 로드’로 이어진다. 감자밭과 옥수수밭이 펼쳐진 언덕을 둘러보며 일본 제일의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신에이노오카 전망공원(新栄の丘), 밭 한가운데에 서 있는 나무의 가지 윗부분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별을 닮아 이름 붙여진 ‘크리스마스 나무’를 볼 수 있다.
비에이를 전국에 알린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의 갤러리로 치요다 초등학교 폐교터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다쿠신칸(拓真館), 웅대한 다이세츠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봄에서 가을까지 30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시키사이 언덕(四季彩の丘)’ 등이 있다.
비에이 지역의 으뜸 명소는 ‘푸른 연못(青い池)’이다. 비에이강 사방공사 중 생긴 물이 고여 만들어진 연못으로,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자작나무 산책로를 7분 정도 걸어가면 신비로운 에메랄드빛 연못이 펼쳐진다.
연못 안에 고목이 있는데, 연못 물에 하늘과 나무가 반영돼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데칼코마니가 압권이다. 푸른 연못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흰 수염 폭포(白髭の滝)’가 있다. 온천수 성분이 흘러들어 에메랄드빛으로 흐르는 이 폭포는 겨울에도 얼지 않고 수염이 흘러내리는 것 같은 형상을 보인다고 해 ‘흰 수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폭포 아래 강물에서 솟아나는 수증기를 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폭포 주변에 얼어붙은 얼음과 에메랄드빛 강물, 유황 성분으로 검게 된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라벤더 향에 취해 꽃밭을 거닐다
후라노 지역의 으뜸 볼거리는 라벤더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라벤더 개화 시기에 맞춰 방문한다. 라벤더는 6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7월에 만개하고 8월 초에 지기 시작하는데, 해마다 조금씩 다르니 꼭 개화 시기를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라벤더 꽃을 맘껏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팜 도미타 라벤더밭(ファーム富田, www.farm-tomita.co.jp)’이다. 15ha에 달하는 부지에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꽃이 재배되고 있어 라벤더 꽃밭을 거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발로 찍어도 작품 사진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특별하다.
이곳은 오감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라벤더를 보고(시각), 향기를 맡는 것(후각)은 물론, 꽃밭 주변에 있는 라벤더 테마 숍이나 레스토랑에서 맛보고(미각), 쇼핑하는 것(촉각)도 가능하다. 이 지역 명물인 라벤더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라벤더색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라벤더로 만든 비누와 화장품, 라벤더를 말려 속을 넣은 베개와 쿠션 등은 기념품 숍의 인기 쇼핑 품목. 라벤더 오일 추출 공장이나 향수 제작소 등을 견학할 수도 있다.
라벤더가 피는 기간을 포함한 여름 성수기(6월~10월)에는 라벤더바타케 역(ラベンダー畑駅)까지 가는 특별 열차를 운행한다.
후라노 프린스 호텔 내에 있는 숲속 공방인 ‘후라노 닝구르테라스(富良野ニングルテラス, m.princehotels.co.jp)’는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15개의 점포가 친환경 소재를 테마로 수공예품을 선보인다. 대부분 후라노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닝구르’란 작은 요정을 말하는데, 저녁까지 불이 켜져 분위기도 좋고 가게마다 개성 있는 물건이 가득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숲속 공방 사이에 있는 ‘모리노케이’라는 카페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차를 즐기기 좋다. 카페 창밖으로 녹음을 만끽할 수 있으며 후라노 지역의 오리지널 원두를 사용해 커피 맛도 좋다.
후라노선 타고 만나는 비밀의 화원_ 아사히카와(1)을 보시려면 <클릭!>
글_두경아 ㅣ 사진_ 북도호쿠3현 홋카이도 서울사무소, JNTO
여성지 기자를 거쳐 여행 작가와 프리랜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여행 서적 <무작정 따라하기 후쿠오카>를 펴냈으며, 현재 일본 소도시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
인천 ~ 일본 아사히카와 주 5회(월, 수, 목, 금, 토) 직항 운항/ 정기 전세기편(2019년 10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