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지식

[항공상식Q&A] 항공기 착륙 방법은 조종사의 실력일까?
2020.03.19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대한항공 A380 항공기 착륙 장면
대한항공 A380 항공기 착륙 장면

간혹 항공기가 착륙할 때 기내에서 접지 충격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조종사의 실력에 따른 건가요?

항공기 착륙과 관련해 흔히 하는 오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뿐한 접지가 기술적으로 숙련되고 안전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바퀴가 활주로에 닿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부드럽게 접지하면 승객들은 비행기 조종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반면 착지 순간의 충격이 크면 미숙한 조종사라고 여겨 불안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공항 사정 또는 기상 조건 등에 따라 이러한 충격을 동반한 착륙 기법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충격 접지가 하나의 엄연한 착륙 기술인 셈입니다.

대한항공 B787-9 항공기 착륙영상

기상과 활주로 노면 조건 등이 양호한 경우, 보통 강하율이 분당 30미터 정도의 속도로 착륙하게 되는데, 이때 승객은 접지가 부드럽게 이루어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를 항공 용어로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눈이나 비가 내려 활주로 노면이 미끄러울 때나, 활주로 상에 강한 배풍(비행기 뒤쪽에서 앞쪽으로 부는 바람)이 부는 경우는 부드러운 접지보다는 다소 강한 접지를 해야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착륙하는 데 필요한 활주로 길이보다 짧은 활주로에 불가피하게 착륙해야 하는 경우 등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강하율이 분당 60~90미터에 이르는데 이때 승객들은 착륙의 느낌을 좀더 강하게 받게 되며, 조종사의 착륙 기술이 서툴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또 소프트 랜딩과 비교해서 쉽게 ‘하드 랜딩(Hard Landing)’이라고도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하드 랜딩은 극히 예외적으로 조종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접지 순간 갑작스러운 돌풍 등으로 항공기가 활주로에 강하게 접지되면서 착륙하는 경우를 이르는데, 이는 바퀴 손상 등 기체에 무리가 올 수도 있습니다.

운항 조종사의 의도와 통제 아래 충격을 가해 내리는 방법은 ‘펌 랜딩(Firm Landing)’이라고 합니다. 이상 상황에서 활주로와 타이어와의 마찰 계수를 높임으로써 활주거리를 단축해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법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항공기 타이어는 단순히 지상에서의 이동에 필요한 부품이 아닌 제동장치의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조종사들은 충격식 착륙 기법을 훈련 단계에서부터 익힙니다. 그리고 항공기 제작사들도 설계 시 이와 같은 충격에도 항공기가 이상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작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얼마 간의 충격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규정대로 안전벨트만 잘 매고 있으면 무시해도 좋을 만큼 안전한 착륙 방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착륙시 충격을 통해 조종사의 기량이나 숙련도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대한항공은 착륙시설이 미비한 일부 국내 지방공항에 대해 돌풍 등 기상 조건과 활주로 상태 등을 고려, 조종사가 안전 착륙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규정에 따른 안전 운항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착륙을 포기하도록 하는 안전운항 강화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착륙은 항공기 운항 과정 중에서도 가장 안전수칙이 준수되어야 할 순간입니다. 착륙 중에 승무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짐을 옮기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이동한다든지 하는 것은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삼가야 할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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