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지식

[항공상식Q&A] 항공기 운항과 기상상황의 관계
2022.08.26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가끔씩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 날 항공기를 탑승할 때, 과연 항공기가 제대로 운항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다양한 기상상황이 비행기 운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네요.


매년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많은 비가 내립니다. 바람을 동반할 때도 있죠. 이럴 경우 항공기가 제대로 뜰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비가 오면 앞이 잘 보이지도 않고, 도로도 미끄러워 항상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니까요.

항공기 운항 여부는 기상과 밀접한 연관을 가집니다. 기상상황이 아주 좋지 않아 안전 운항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되면 지연이나 결항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는 안전운항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있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입니다.

기상상황은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친다.
기상상황은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는 매 항공편이 운항할 때마다 비가 오는지, 바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얼마만큼 부는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비가 온다고 가정할 때, 단순히 비가 온다고해서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앞이 잘 보이지 않을때가 문제가 됩니다. 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거리를 ‘시정’이라고 하는데, 이 시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항공기 운항은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미뤄지거나 취소됩니다.

비가 내리는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다.
비가 내리는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다.

눈이 올 때는 어떨까요? 눈은 비와는 조금 다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비는 단지 시정을 좋지 않게 하는 요인이지만, 항공기 표면에 눈이 쌓이면 공기 흐름을 방해해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데 필요한 ‘양력’을 방해합니다. 이를 위해 ‘제빙(De-icing)’, ‘방빙(Anti-icing)’ 작업을 한 뒤 항공기를 운항하는거죠. 또한 공항의 활주로에 눈이 쌓이면 이착륙 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활주로를 폐쇄하고 ‘제설(Snow Removal)’ 작업을 하게됩니다. 눈이 올 때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필수적인 작업 때문입니다.

눈이 오는 기상상황에서는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에 제빙(De-icing)’, ‘방빙(Anti-icing)’ 작업을 거친다.
눈이 오는 기상상황에서는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에 제빙(De-icing)’, ‘방빙(Anti-icing)’ 작업을 거친다.

이제 가장 중요한 기상 요소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바로 ‘바람’입니다. 바람의 세기, 바람의 방향은 항공기 운항에 아주 큰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만약 항공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바람의 세기일 경우 항공기는 운항할 수 없습니다. 모든 항공기 제작사는 항공기의 기종별로 이/착륙이 가능한 바람 세기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만약 출발지에서 문제가 없어서 정상적으로 이륙했더라도 도착지 공항에서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 때는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공항 상공을 선회하며 상황이 호전되길 기다리거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에는 미리 지정해 놓은 다른 대체 공항으로 목적지를 바꾸기도 합니다. 

바람의 방향도 중요합니다. 맞바람이 불어야 이륙도 착륙도 수월합니다. 뒷바람이나 옆바람이 불면 속도 조절이나 방향조절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 김해공항의 경우 뒷바람이 부는 경우 주변의 산악지형으로 인해 착륙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항공편들이 결항되거나 지연되곤 합니다. 

대한항공 B777F 항공기가 바람을 뚫고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대한항공 B777F 항공기가 바람을 뚫고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바람의 흐름은 항공기의 운항 시간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정상고도에서 뒷바람이 불면 항공기 운항시간은 줄어들겠죠? 반대로 맞바람이 불면 운항시간이 늘어납니다. 항공사는 이런 점을 감안해서 비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미리 바람의 흐름을 분석/예측하고, 그 바람의 흐름을 활용한 항로를 사전에 설정합니다. 또한 비행 중에도 내내 바람의 흐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계속 모니터링을 하게 됩니다. 꽤나 복잡하고 치밀한 과정을 거치지 않나요? 

이제 곧 태풍도 북상하면서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끼치게 될겁니다. 태풍은 비 뿐만 아니라 강력한 바람과 구름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항공사는 태풍의 발생 초기단계부터 소멸시점까지 강도 변화 및 예상 진로 등에 대해 철저하고도 다각적인 분석을 합니다. 이를 근거로 우회 항로를 설정해 운항하고, 목적지 공항이 태풍의 예상 진로상에 있거나 영향권에 놓여있다고 판단되는 항공편은 안전을 고려해 운항을 하지 않습니다.

항공기 운항 전 조종사와 객실승무원들은 모여 브리핑을 갖으며. 이때 기상, 기류 등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요소를 점검한다.
항공기 운항 전 조종사와 객실승무원들은 모여 브리핑을 갖으며. 이때 기상, 기류 등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요소를 점검한다.

기상과 항공기 운항과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안전하게 도착하는것이 더 중요하겠죠? 만약 기상이 좋지 않아 항공기가 지연되거나 결항이 될 경우, 모두 다 고객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니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대한항공 뉴스룸의 콘텐츠 활용 시, 출처 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