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아무 것도 없는 하늘에서 어떻게 길을 찾아 가나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늘에는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 있습니다. 이런 하늘의 비행길을 ‘항공로(Airway)’라고 합니다.
땅 위에 수많은 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듯이 공항과 공항 사이에도 지상에서 발사하는 전파를 이용해 만든 항공로가 동서남북으로 복잡하게,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천 대의 항공기가 안전하게, 질서정연하게 비행할 수 있는 것도 정해진 항공로를 따라 운항하기 때문입니다.
항공로도 지상의 도로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항로마다 고유의 명칭이 있고, 고속도로 통행료처럼 영공 통과료를 내야 하고, 시간대에 따라 교통량이 다른 현상을 보이는 것, 도로포장과 교량 건설 대신 항행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항공로는 물리적인 지형의 제한은 받지 않지만 국가 간의 정치적, 외교적 관계에 의해 제한을 받습니다. 예전 소련이나 중국 등 공산국가와의 국교 단절로 직선 항로를 두고도 먼 길을 돌아가야 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개방화 정책에 따라 하늘 길도 열렸고, 항법 기술도 발달한 만큼 각 나라 정부와 항공사들은 보다 가깝고 안전하며, 운항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인 하늘의 길을 찾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항로의 설정 방법은 항행 안전시설 및 항공기 항법장비의 발달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초기에는 전파가 발생하는 지상의 항행 시설들을 연결하는 선을 따라 항로가 설정되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들어서는 관성항법장치를 이용, 항행시설이 없는 해양지역 운항도 가능하게 되었으며, 1990년대 초부터는 항법시설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Coverage Area), 즉 면의 개념이 항로 구성의 기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일일 생활권으로 좁혀짐에 따라 항공여행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항공 교통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정된 공간인 항로에 보다 많은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확한 항공기 위치 확인이 가능해야 하고, 항공기도 정해진 항로를 정확하게 비행할 수 있는 항법 능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항로상에 있는 항공기들은 입체적으로 수직(고도) 분리와 함께 수평(전후, 좌우) 분리를 적용받는데, 항공기 항법 능력이 발달되고 지상관제기관의 항행감시능력이 자동화됨에 따라 이들 분리 간격은 좁혀지고 항로 수용 능력은 획기적으로 증대되고 있습니다.
시간 개념을 추가한 4차원적인 항공 교통관리 개념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즉, 각 항공기의 현재 위치는 물론 일정 시간 뒤의 항공기 예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통제함으로써 항공 교통의 효율적인 흐름과 안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이는 항공기에 탑재된 FMS(Flight Management System)와 같은 비행관리시스템과 자동조종시스템, 위성항법장치(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와 위성 통신 장비, 지상관제시설 발달 등과 함께 가능해진 것으로, 이를 통한 항공기와 지상관제센터 간의 신속한 정보 교환으로 공역 수용 능력이 확대되고 비행 안전도 확보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