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 모 회사 전기차 신차 광고를 보면서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전기에 대해서 궁금해졌습니다. 항공기 1대가 운항하면서 사용하는 전력은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전력은 어떻게 얻으며, 어디에 사용되는지요?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그에 대응하는 다양한 제품들도 줄지어 출시되고 있죠. 특히 기존 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상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모 회사의 최신 TV 광고를 보면 차량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가전 제품의 공급원으로 활용하여 캠핑이나 차박의 용이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친숙한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전기에너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먼저 항공기가 어떻게 전력을 수급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주로 엔진에 부착된 ‘엔진 구동 발전기(Engine Driven Generator)’와 기체 뒷부분에 장착돼 있는 ‘보조동력장치(APU : Auxiliary Power Unit)’에 부착된 발전기에서 얻어집니다. 비행 중에는 엔진 터빈이 계속 회전하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원활합니다.
하지만 지상에 계류 중일 때는 계속 엔진을 돌릴 수가 없어 대체로 APU 대신 별도의 조업 장비인 ‘지상동력장치(GPU : Ground Power Unit)’를 사용해 필요한 전력을 얻게 됩니다. 또 기내에 장착돼 있는 배터리와 정류기를 통해서도 전력을 얻습니다.
이렇게 얻어진 전력은 운항에 필요한 각종 조종기기 및 통신장비 구동, 갤리의 전기오븐 등 주방용품 작동에 공급됩니다. 또한 좌석에 설치된 기내 주문형비디오오디오(AVOD) 서비스, USB 포트, 좌석별 전원 공급 장치, 그리고 항공기 내외부 조명에도 사용됩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전력량은 비행 단계별 또는 항공기 시스템의 동작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장거리 노선을 주로 운항하는 B747-8i 항공기 엔진에 부착된 엔진 구동 발전기의 전력 생산 능력은 한 개의 발전기에서 90kW(킬로와트)로 총 360kW입니다. 그러나 제반 손실을 제외하면 325kW 정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B747-8i 항공기를 예로 들면 항공기가 이륙해 순항 중일 때에 약 234kW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비행시간이 10시간이라고 한다면 약 2천 340kWh(킬로와트아워)를 사용하는 셈이며, 이는 우리나라 일반 가정 약 321가구가 하루 종일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되지요.
(*1가구 일평균 사용량 7.3kWh 사용량으로 계산시. 서울시 통계자료)
가정에서 각종 가전 제품 사용을 위한 전기는 전압 220V(볼트), 주파수가 60Hz(헤르츠)인 단상 교류 전력이 공급되고 있으나, 항공기의 엔진 구동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전압 115/200V, 주파수가 400Hz인 3상 교류 전력입니다.
항공기에서 주파수가 400Hz인 전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전기 기계나 변압기를 만들 때 필요한 철심이나 구리선의 양이 일반 상용 전원의 6분의 1에서 8분의 1정도에 불과해 경량화가 쉽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항공기 내외부에서 생산, 공급된 전기에너지가 기체 구석구석 다양하게 사용되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미래에는 기술의 진보를 통해 지금보다 더욱 전기효율이 극대화된 친환경적인 항공기가 비행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