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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내비게이터] 아는 사람은 아는 카라반 캠핑
2025.11.07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X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트렌드 내비게이터 카라반

최근 캠핑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캠핑에도 여러 방식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카라반(Caravan)입니다. 흔히 차박이라고 불리지만, 단순히 차를 잠자리로 활용하는 차박과는 조금 다릅니다. 카라반은 달리는 작은 집이죠. 자동차에 연결해 끌고 다니는 트레일러형이 있는가 하면, 아예 엔진이 달려 자동차와 주거 공간이 합쳐진 모터홈형도 있습니다.

차 안으로 들어서면 작지만 알찬 구조가 기다립니다. 낮에는 소파였다가 밤에는 침대로 변신하는 접이식 공간, 간단한 조리와 보관이 가능한 주방, 경우에 따라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긴 여행에도 필요한 짐을 넉넉히 수납할 수 있어 불편할 것 같던 차 안이 오히려 아늑한 쉼터로 바뀝니다. 나만의 공간이라는 편안함과 캠핑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이들이 차 안에서 보내는 밤이야말로 특별한 힐링이라고 말합니다. 얼핏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꾸며진 오토캠핑장이 아니라 숲이나 바다 같은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더욱 각별합니다. 창문 너머로 스치는 바람, 풀내음,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까지. 카라반 캠핑은 작은 집을 가지고 다니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경험입니다.

카라반의 기원은 19세기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귀족들은 말이 끄는 목조 카라반을 타고 휴양지로 떠났습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고, 1960~70년대에는 유럽과 북미의 히피 문화와 맞물리며 낭만과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북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밤이면 쏟아지는 별빛이 천장이 되고, 아침이면 커튼을 걷는 순간 눈 앞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것이 바로 카라반이 선사하는 진짜 자유이자, 매력입니다.

rv 캠핑카

특히 북미에서는 RV(Recreational Vehicle) 문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말이면 국립공원 캠핑장이 수백 대의 캠핑카로 가득 찹니다. 은퇴 세대에게는 새로운 여생의 방식이자, 젊은 세대에게는 밴 라이프(Van Life)라는 이름의 라이프스타일이 된 것이죠. 유럽에서는 휴가철마다 고속도로를 끝없이 이어가는 카라반 행렬이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독일 뒤셀도르프에서는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카라반 살롱(Caravan Salon)이 열려 최신 트레일러와 모터홈을 선보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도로에 멈춘 캠퍼밴은 도시와 자연을 잇는 다리처럼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고, 뉴질랜드 남섬의 프리덤 캠핑존(Feedom Camping Zone)은 전 세계 여행자들의 성지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도 캠핑 열풍에 이어 카라반이 서서히 주목받으며 해외 카라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해외 카라반 여행으로 잘 알려진 3곳을 소개합니다. 다음 카라반 여행지로 참고해보세요!

요세미티 국립공원_ 미국

요세미티 전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네바다 산맥(Sierra Nevada)에 자리한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약 4시간 거리입니다. 하프 돔(Half Dome), 엘 캐피탄(El Capitan) 절벽,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등의 명소로 유명하며, 안셀 아담스(Ansel Adams)의 흑백 사진으로 세계적인 상징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을에는 계곡이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눈 덮인 초원(Meadow)이 고요히 잠들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요세미티 내 차도에서 차를 세워두고 구경 중인 사람들

요세미티는 미국에서도 RV·카라반 캠핑이 활발한 국립공원 중 하나입니다. 공원 내 캠핑장에는 RV와 카라반을 위한 사이트가 잘 마련되어 있어 대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기에 제격이죠.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텐트 캠핑뿐 아니라 RV 캠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RV와 캠핑 트레일러 이용자 수만 약 19만 6천 명에 달했습니다.

요세미티

가장 인기 있는 캠핑 장소는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 내부의 어퍼 파인스(Upper Pines), 노스 파인스(North Pines), 로워 파인스(Lower Pines) 캠프장입니다. 세 곳 모두 밸리 중심에 있어 하프 돔과 요세미티 폭포, 계곡 전망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빠르게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일부 구역은 선착순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울창한 숲과 굽이치는 강, 거대한 화강암 절벽이 계곡을 둘러싸고 있어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다만 지형과 계절에 따라 캠핑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요세미티 밸리 같은 저지대는 겨울에도 비교적 접근이 용이하지만, 티오가 로드(Tioga Road) 인근의 고지대 캠프장은 눈과 낮은 기온, 도로 폐쇄로 인해 겨울철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RV와 카라반 캠핑이 공식적으로 허용되지만 모든 캠프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저지대는 연중 이용이 가능해도 고산지대는 계절적 제약이 크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휘슬러_ 캐나다

휘슬러 가리발디호수

밴쿠버(Vancouver)에서 북쪽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휘슬러(Whistler)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무대가 되었던 세계적인 마운틴 리조트입니다. 국내에서는 아름다운 캐나다 스키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RV와 카라반 캠핑의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겨울철 눈 덮인 숲속에서 즐기는 카라반 캠핑은 ‘화이트 캠핑(White Camping)’이라 불리며 색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매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휘슬러는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의 성지로 활기를 띠고, 여름에는 하이킹·산악자전거·호수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여행자들로 붐빕니다. RV와 카라반 캠핑은 여름철에 수만 명 규모의 이용객이 몰릴 만큼 성황을 이루며, 밴쿠버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분에 ‘위켄드 캠핑의 성지’로 불리기도 합니다.

눈 덮인 휘슬러에서 캠핑하는 카라반

대표적인 카라반 캠핑 장소로는 리버사이드 리조트(Riverside Resort)와 휘슬러 RV 파크 앤드 캠프 그라운드(Whistler RV Park & Campground)가 있습니다. 리버사이드 리조트는 휘슬러 빌리지(Whistler Village)와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며, 로스트 레이크(Lost Lake), 하이킹 코스, 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이어집니다. 전기·수도·하수연결, 샤워실, 와이파이, 편의점,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초보 캠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요금 차이는 있지만, 겨울에도 운영되는 RV 사이트가 있어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휘슬러 가리발디호수

휘슬러 RV 파크 역시 규모가 크고 시설이 잘 정비되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습니다. 넓은 사이트와 완비된 편의시설, 주요 도로와 자연 경관 접근성이 장점이며, 알래스카나 로키산맥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여행의 기착지로도 손꼽힙니다.

주변은 울창한 침엽수 숲과 드넓은 계곡, 청정한 호수와 설산 능선이 이어져 있으며, 마을 중심지의 리조트 시설과 레스토랑, 상점도 가까워 자연과 편의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철에는 폭설과 도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므로, 사전에 접근 도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푸카키 호수_ 뉴질랜드

뉴질랜드 푸카키

뉴질랜드 남섬(South Island)에 위치한 푸카키 호수(Lake Pukaki)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Mount Cook National Park)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합니다. 남알프스(Southern Alps)의 만년설이 녹아든 빙하수가 터키석빛 호수를 이루고, 저 멀리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풍경은 눈을 떼기가 아쉽습니다. 이곳은 아오라키 매켄지 국제 다크 스카이 보호수(Aoraki Mackenzie International Dark Sky Reserve)에 속해 있어 밤이면 세계에서 가장 별이 잘 보이는 하늘이 펼쳐집니다. 낮에는 푸른 호수와 설산이 어우러진 장관을, 밤에는 은하수로 뒤덮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뉴질랜드 푸카키호수

푸카키 호수 주변은 뉴질랜드 특유의 ‘자유 캠핑(Freedom Camping)’ 문화가 살아 있습니다. 전기 연결은 없지만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자유 캠핑장이 마련돼 있으며, ‘셀프 컨테인드(Self-contained)’ 인증을 받은 캠퍼밴 차량에 한해 숙박이 허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역 조사에 따르면 자유 캠핑 지점의 야간 차량 수가 평균 120대 이상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높습니다. 그만큼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뉴질랜드는 ‘자유 캠핑’ 문화가 널리 퍼져 있지만, 아무 곳에서나 자유롭게 세우는 것은 불법입니다. 대부분의 지정 구역은 화장실·하수 처리 장치를 갖춘 ‘자립형 차량(Self-contained Vehicle)’만 허용합니다. 따라서 일반 카라반이나 캠퍼밴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 많고, 기본 화장실 이외의 시설이 없는 곳도 많아 차량 조건에 따라 숙박이 불가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명소로는 레이크 푸카키 오버나잇 캠퍼밴 파킹(Lake Pukaki Overnight Campervan Parking) 입니다. 전용 설비는 많지 않지만, 무료로 운영되고 호수와 설산 조망이 탁월해 인기가 높습니다. 또 다른 캠핑 명소로는 과거 ‘더 파인스 캠프(The Pines Camp)’로 불리던 장소가 여전히 많은 여행자들에게 회자됩니다.

뉴질랜드 푸카키

이 지역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드라마틱한 자연 환경에 있습니다. 빙하 호수의 푸른빛, 멀리 보이는 눈 덮인 남알프스의 능선, 그리고 인공 조명이 거의 없어 방해받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별빛 가득한 밤하늘은 여행자의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다만 전기·수도 시설은 거의 없거나 제한적이며, 바람과 기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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