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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내비게이터] 세계의 폭포
2025.09.01 링크주소 복사 버튼 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톡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드인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인쇄하기 버튼 이미지
트렌드 내비게이터 꼭 가봐야 할 세계의 폭포

지구에는 3만 개가 넘는 폭포가 존재합니다. 하루에 한 곳씩만 찾아간다 해도 82년이 걸리는 셈이죠. 폭포는 지각 변동, 화산 폭발, 빙하의 침식 등 다양한 지질 작용 속에서 태어납니다. 강물이 흐르다 단단한 암석층을 만나 낙차를 이루고, 세월의 손길에 깎이고 다듬어진 절벽과 만나며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수백만 년 동안 지구가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빚어낸 거대한 예술 작품입니다.

지금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북 아메리카- 여섯 대륙의 곳곳에서 폭포는 쉼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떤 폭포는 신화 속 신성한 장소이자 제사의 무대이고, 어떤 폭포는 마을을 살리는 생명의 젖줄이며, 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꿈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대륙의 다섯 폭포를 소개합니다. ‘지구의 천연 에어컨’이라 불리는 폭포를 눈앞에 그려보며, 늦여름을 달구고 있는 뜨거운 열기를 잠시 내려놓아 보세요.

북미의 심장, 물의 성벽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폭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를 꼽으라면 북미 대륙의 자존심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가 아닐까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일명 말굽폭포로 알려진 캐나다령의 호스슈 폭포(Horseshoe Falls), 그리고 미국령의 아메리칸 폭포(American Falls)와 브라이들 베일(Bridal Veil Falls) 3개의 폭포를 가리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1만 2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후 형성되었습니다. 높이는 약 51m로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초당 168만 ℓ가 넘는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며 웅장함을 만들어냅니다. 거대한 성벽이 물로 세워진 듯한 장관 앞에 서면, 사람들은 말을 잊고 감탄하게 되죠.

나이아가라폭포에 생긴 무지개 밑으로 지나가는 보트

무엇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백미는 무지개입니다. 폭포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물안개 덕분에 맑은 날이면 오전에는 정면에서, 오후에는 측면에서 각기 다른 각도로 펼쳐지는 무지개를 하루 종일 볼 수 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지금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수백 년에 걸친 침식 작용으로 매년 약 30㎝씩 캐나다 쪽으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또한 밤에는 수력 발전을 위해 일부 물줄기를 우회시키기 때문에 낮보다 수량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나이아가라 폭포의 웅장한 물살을 보고 싶다면 낮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아가라폭포 아메리카폭포

한편 해가 저물면 나이아가라 폭포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화려한 LED 조명이 폭포를 붉은색, 푸른색, 보라색 등 다채로운 빛으로 물들이고, 색은 매일 저녁 일정한 간격으로 바뀌며 장대한 조명 쇼를 펼칩니다. 여름철과 특별한 기념일에는 이 빛의 향연에 불꽃놀이가 더해져, 폭포 위로 터지는 불꽃과 물안개에 반사되는 색채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이 완성됩니다. 특히 캐나다의 퀸 빅토리아 파크(Queen Victoia Park)나 미국의 프로스펙트 포인트(Prospect Poing)는 폭포 전체와 불꽃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어, 최고의 야경 명소로 손꼽힙니다.

동양화를 닮은 평화의 상징
더톈/ 반족 폭포

반족/ 더톈 폭포

중국과 베트남 국경에 자리한 더톈(德天/ Detian), 또는 반족(Ban Gioc) 폭포는 높이 30m, 폭 30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폭포로 꼽히는 이곳은 국경선을 따라 계단식으로 흘러내리며, 두 나라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중국에서는 ‘더톈(덕천/ 데티안)’, 베트남에서는 ‘반족(반지옥)’이라 부르죠.

2020년 중국과 베트남이 공동 관광 협정을 맺으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양국 어느 쪽에서든 이 폭포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분단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두 나라에겐 이곳이야말로 자연이 선물한 가장 아름다운 화해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족/더톈 폭포

같은 폭포라도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중국 관광구에서는 폭포를 정면에서 넓게 조망할 수 있어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기 좋습니다.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조성되어 있어 여유롭게 걸으며 감상하기에도 알맞죠. 반면 베트남 관광구에서는 폭포 바로 옆과 아래까지 다가갈 수 있어, 시원한 물보라를 온몸으로 맞으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석회암 지대를 흐르는 꿔이선강(Quây Sơn River)이 만들어낸 더톈/ 반족 폭포는 3단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줄기가 계단처럼 부드럽게 퍼져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우기에는 거대한 물살이 쏟아져 내리며 장엄함을 뽐내고, 건기에는 섬세하고 우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빽빽한 카르스트 지형과 울창한 열대림 속을 흐르는 폭포의 모습은 마치 동양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며, 그 아름다움 덕분에 사극이나 드라마 속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반족/ 더톈 폭포

폭포가 가장 빛나는 시기는 9월에서 11월 사이입니다. 우기가 막 끝나 수량이 풍부하고 물안개가 짙게 피어올라 한층 드라마틱한 장관을 만들어냅니다. 3월에서 4월도 좋습니다. 건기라 물줄기는 다소 잔잔하지만 하늘이 맑고 주변의 초록빛이 짙어 뗏목을 타고 폭포 가까이 다가가 여유롭게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태고의 순수를 품은
서덜랜드 폭포

뉴질랜드 남섬 밀포드 사운드 인근,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깊숙한 곳에 자리한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 이곳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명소입니다. 남알프스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 수직 절벽을 따라 무려 580m나 떨어지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 원시림과 피오르드 지형이 어우러져, 지구상에서 가장 때 묻지 않은 신비로운 자연 경관을 자랑하죠.

서덜랜드폭포

1880년 스코틀랜드 출신 탐험가, 도널드 서덜랜드가 밀포드 사운드를 탐사하던 중 폭포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오늘날에도 서덜랜드 폭포에 닿으려면 ‘세계 10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을 따라 수일간 걸어야 합니다. 약 4박 5일에 걸친 이 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걷기 길’ 중 하나로 손꼽히며, 하루 입장 인원이 제한되고 숙박 시설도 지정되어 있어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날씨 변화가 심하니, 방수 재킷과 튼튼한 등산화는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서덜랜드폭포의 밀포드트랙

밀포드 트랙 코스는 잔잔한 테아나우 호수(Te Anau Lake)에서 시작됩니다. 첫날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곧 울창한 원시림이 발걸음을 감싸고, 둘째 날에는 빙하가 빚어낸 계곡과 수정처럼 맑은 강물이 길동무가 되어줍니다. 셋째 날에는 가장 험준한 구간인 맥키넌 패스(McKinnon Pass)를 넘어,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산맥과 피오르드의 장대한 전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멀리서부터 점점 또렷해지는 물소리와 함께 서덜랜드 폭포가 시야에 들어오면 그동안의 모든 준비와 수고가 단숨에 보상받는 듯한 벅찬 순간이 찾아옵니다.

서덜랜드 폭포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우기인 겨울철(6~8월)에는 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폭포의 웅장함이 배가되어 힘찬 물살과 장쾌한 물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반면, 여름철에는 밀포드 트랙의 하이킹 시즌이 열리면서 세계 각국의 하이커들이 모여드는 ‘트레킹의 성지’로 변모합니다.

1만7천 년 전 만년빙이 빚은
라인 폭포

라인폭포

라인 강을 따라 흘러온 물이 스위스 샤프하우젠(Schaffhausen) 인근에서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라인 폭포(Rhein Falls)는 약 1만7천 년 전, 빙하기 동안 형성되었습니다. 높이 23m, 폭 150m 규모에 초당 최대 70만 ℓ의 물이 쏟아져 내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폭포’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라인폭포

라인 폭포를 즐기는 가장 짜릿한 방법은 단연 보트 투어입니다. 물보라를 온몸으로 맞으며 폭포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압도적인 박력을 느낄 수 있죠. 보트 투어는 보트 색깔별로 투어 루트와 시간이 나뉘어져 있고, 폭포의 중앙에 있는 바위 전망대(mittelfelsen)에도 오를 수 있는 보트가 있으니 사전에 원하는 투어 종류를 확인하고 가시면 좋습니다.

10 라인폭포 4

폭포 옆에는 중세 성곽인 라우펜 성(Schloss Laufen)과 라인강 철교가 있어, 자연과 역사적 풍경이 어우러진 스위스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폭포가 조명으로 밝혀져 낮과는 전혀 다른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라우펜 성 전망대는 폭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성 안쪽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고, 성 입구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다양한 각도의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름다움 덕분에 과거 유럽 귀족들이 신혼여행지로 즐겨 찾았다고 합니다.

폭포가 가장 힘차게 솟구치는 시기는 눈이 녹아 수량이 풍부해지는 5월에서 7월 초입니다. 8~9월은 날씨가 온화하고 관광객이 비교적 적어 여유롭게 즐기기 좋으며, 겨울에는 주변이 한산해져 고즈넉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습니다.

6만 년을 품은 살아있는 원시의 땅
짐짐 폭포

호주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에 위치한 카카두 국립공원(Kakadu National Park)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원주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신성한 장소로, 호주 아웃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입니다. 국립공원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짐짐 폭포(Jim Jim Falls)는 높이 200m의 단일 낙하 폭포로 신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 ‘크로커다일 던디(Crocodile Dundee)’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죠.

짐짐폭포

짐짐 폭포 주변은 약 6만 년 전부터 이어져온 원주민의 땅입니다. 원주민 암벽화가 곳곳에 보존되어 있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온 긴 시간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원주민의 당, 고대의 시간, 그리고 생명의 소리가 함께 흐르는, 말 그대로 지구의 기원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짐짐폭포

우기(11월~4월)에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폭포의 수량이 극적으로 증가합니다. 거대한 붉은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주변을 감싸는 안개, 귓가를 울리는 굉음은 압도적인 장관을 이룹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도로와 트레킹 코스 일부가 폐쇄되기도 하므로 접근이 제한됩니다. 대신 헬리콥터 투어를 이용하면 상공에서 우기 폭포의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건기(7월~10월)에는 폭포수가 줄어 폭포 아래 물 웅덩이가 드러납니다. 이 시기에는 4WD 차량과 도보 트레킹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맑고 고요한 물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길이 험하고 날씨가 무덥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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