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지금 여기는] 눈이 길을 지우면, 불빛들이 새로 길을 냅니다_취리히
2021.01.19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그대가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라는 로마인의 편지 인사말을 통해 생각해봅니다.

타인의 안부가 먼저 중요한, 그래서 ‘그대가 평안해야 나도 안녕하다’
그들의 인사가 문득 마음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제공

보고싶은 고객님들께 대한항공 해외 지점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보고싶은 대한항공 고객님들,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흰 눈이 온 산과 들을 소복하게 덮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산과 산 사이에 안긴 작은 마을 그린델발트(Grindelwald),

겨울이 오면 마치 산 중턱에 걸려 있던 뭉게구름들이 그대로 땅에 내려오는 양 함박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눈이 내리면 사람이 만든 길들은 모두 지워지지만

이윽고 집집마다 밝힌 따뜻한 불빛들이 집과 집을 이어주는 길이 됩니다.

언덕 위에서 환한 마을을 바라보며,

꼭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참 많다는 사실을 새삼 배웁니다.

취리히 최고의 번화가 반호프스트라세(Bahnhof strasse)는 항상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모인 배낭여행객들과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곳입니다.

늘 사람들을 싣고 이 거리를 분주하게 오갔던 트램이, 당분간은 조금 한가하게 지낼 것 같습니다.

스위스 철도의 개척자 알프레드 에셔(Alfred Escher) 동상이 당당하게 서 있는 취리히 중앙역에게도

중앙역 안에서 여행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했던 프랑스 예술가 니키 드 생팔의 나비 날개 천사에게도

이번 겨울은 잠시 쉬어가는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취리히를 품으며 흐르는 이 푸른 리마트(Limmat)강도

한때는 콘크리트로 덮인 복개하천이었던 것처럼

코로나19로 갑갑하고 우울한 시간을 조금만 더 견디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도시에 다시 반짝이는 기대와 설렘이 넘칠 것을 믿습니다.

다시 하늘길이 열리고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멀리서 볼 때는 이국적이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고향처럼 정겹고 푸근한 도시,

대자연을 만나러 가는 관문, 스위스 취리히에 한 번 들러주세요.

눈 내리는 밤, 눈발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오는 가족을 위해 현관에 밝혀 둔 불빛처럼

긴 겨울이 끝나자마자 잔설을 녹이며 고개를 내미는 알프스의 크로커스(Crocus) 꽃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콘텐츠는 대한항공 취리히 지점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