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국가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베트남은 북부, 중부, 남부 도시들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객을 불러들인다. 특히 남부를 대표하는 호찌민(Hô Chi Minh)은 수도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에 다른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현대적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호찌민은 젊은 사업가들과 로컬 예술가들이 모여 베트남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젊고 감각적인 공간이 많다. 이런 곳들은 자연스럽게 SNS를 통해 알려지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트렌디한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호찌민의 핫 플레이스를 둘러보자.
루프톱의 성지로 거듭나다
몇 해 전부터 호찌민에도 루프톱 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새로 들어서는 건물마다 여지없이 루프톱 바가 생겨났다. 하나둘씩 늘다가 이젠 셀 수 없이 많아 중심지뿐 아니라 군별로, 그리고 시간대별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루프톱 바들은 가격대가 조금 높지만 해피아워를 이용한다면 대부분 반값으로 즐길 수 있다. 3군에 위치한 ‘소셜 클럽’은 오후 6시 전후 현지 DJ의 선곡한 음악을 들으며 석양을 감상해보자. 1군의 중심에 위치해 호찌민 광장과 인민위원회 청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렉스 루프톱 가든’은 청사에 조명이 켜지는 밤이 정답. 좀 더 늦은 밤이라면 호찌민에서 가장 유명한 루프톱 바이자 클럽인 ‘칠 스카이 바’의 문을 열어보자. 호찌민의 ‘핵인싸’들은 모두 이곳에 있다.
SNS 유저들을 사로잡은 카페들
호찌민에서는 유명 커피 체인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길을 걷다 보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로컬 카페들이 훨씬 더 흥미롭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사업가들이 작은 규모로 운영하면서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유명해진 카페들은 SNS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며 위치를 막론하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더 빈티지 엠포리엄’ 카페에 들어가면 테이블마다 음식을 먹는 사람보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핑크 라테, 블루 라테 등 색감 좋은 커피와 잡지에나 나올 법한 예쁜 접시에 담긴 브런치 세트가 가장 인기다. 또한 채식주의자나 건강식을 찾는 이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카페 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루신’도 함께 들러보자. 이곳에서는 파리, 런던, 뉴욕, 시드니 그리고 베트남 현지의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판매한다. 로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카페의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와 가방, 지도, 향초 등 다양한 자체 제작 소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카페는 호찌민에서만 찾아볼 수 있으며 총 4곳이 운영되고 있는데 각각의 장소가 다른 매력을 풍긴다. 특히 보태니컬한 외관이 돋보이는 1군의 레 탄 톤(Lê Thánh Tôn ) 거리에 위치한 곳은 플래그십 매장으로 호찌민을 여행한다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친근하게 때로는 고급스럽게, 먹거나 만들거나
여행지에서의 현지 문화 체험은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베트남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쿠킹 클래스는 호찌민에서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셰프와 수강생들이 함께 벤탄 시장에서 장을 보며 현지인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레스토랑에서 시켜 먹던 요리를 셰프의 지도 아래 하나씩 완성해낸다.
브이로그나 라이브 방송으로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는 재미도 있다. 쿠킹 클래스를 고를 때 다양한 선택지가 있겠지만 유명 레스토랑에서 운영하는 클래스들은 한 끼 식사 가격으로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들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만족도가 훨씬 높다.
근래 들어 호찌민에는 베트남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동코이(Đồng Khởi) 거리에 있는 호주 국적의 베트남인 셀렙 셰프 루크 응우옌의 레스토랑이나 3군의 영사관 거리로 알려진 디엔 비엔 푸(Điện Biên Phủ)에 위치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멋진 분위기와 훌륭한 음식을 선보인다.
이 거리의 건물들은 이전 대통령이나 가수 등 유명인들의 가정집이었던 곳이 많은데 이런 집을 사들여 레스토랑으로 재탄생시킨 뒤 음식과 분위기에 건물의 역사를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한층 매력을 높인 곳도 많다. 호찌민은 베트남 음식을 더 친근하게 때로는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도시다.
2편에서 계속…
글·사진_ 최경주
글 쓰는 호텔리어. 해외에서 일하며 여행하는 삶의 기록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특히 호텔 여행을 주제로 글 쓰는 것을 가장 즐긴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호찌민 _ 일 3회 매일 직항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