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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4시간 잠들지 않는 ‘종합통제센터(OCC)’에서 대한항공 운항관리사들을 만나다
2024.05.24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종합통제센터 헤더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도 빈틈없는 업무 태세로 분주한 이곳. 바로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 (Operations & Customer Center · OCC)다. 많은 이들이 실시간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하늘에 떠있는 모든 대한항공 항공기의 운항 상황을 세세히 감시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지난 2000년 8월 최초 개원 이후 대한항공 ‘절대안전운항’ 체계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통제센터는 2023년 12월, 약 1년간의 리모델링 끝에 효율적인 공간 배치와 최신의 장비를 갖춘 새로운 업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대한항공 뉴스룸은 안전운항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2명의 운항관리사를 만나 종합통제센터의 기능과 주요업무,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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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대한항공 운항관리사 최혜원 대리, 김재민 과장이 신규 종합통제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혜원 대리 : 당연히 신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웃음). 인테리어도 깔끔해지고 제 업무 공간도 더욱 정돈됐다. 실시간 대형 스크린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더 많은 정보들을 더욱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아무래도 더 다양한 부문과 협업하기 좋은 환경이 구축된 것이 중요한 변화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다른 공간에 있었던 담당자분들이 이제는 한자리에서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속하고 원활해진 것 같다. 

김재민 과장 : 특히 기존 통제센터는 의사결정 과정이 안전 위주로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현재 리모델링된 종합통제센터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다양한 부문이 모여 협업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플랫폼 업무공간이라는 점에서 안전이라는 기본 대전제에 더해 고객 서비스 부문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비정상 운항 상황이 발생하면 고객들에게도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안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통제센터 과거와현재 1
기존 통제센터(좌), 리모델링 후 새롭게 탄생한 현재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우)

최혜원 대리 : 대한항공은 국내 및 해외 출발 국제선 여객기 기준 하루에 평균 약 280편, 국내선은 평균 120편의 항공기가 운항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을 보며)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니 지금도 약 85대의 항공기가 운항하고 있다. 

 

김재민 과장 :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운항 및 탑재관리, 정비지원 부문이 모여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책임진다. 둘째, 항공기 비정상 운항 상황이 발생하면 항공기의 재운항 또는 대체 운항편을 마련하여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항공기 스케줄 조정, 여객 운송, 고객 안내 부문이 한자리에 모여 365일 24시간 일하고 있다. 

최혜원 대리 :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관리하여 비정상 운항을 사전에 예방한다. 만약 비행 중 안전운항을 저해하는 요소가 발생할 경우 종합통제센터는 이를 관련 부서에 신속히 공유하고 각종 정보를 취합하여 항공기 안전을 위해 중요한 운항 결정을 내린다. 또한 이에 따른 후속 조치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여름철 태풍으로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이 발생하면 고객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히 대응 계획을 수립한다. 원활한 운항 재개를 위해 운항·객실승무원의 업무 가능 여부와 항공기에 실린 화물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재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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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운항관리사가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현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최혜원 대리 : 먼저 비정상 운항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악기상과 같은 천재지변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항공기 정비사항이 발생하거나 기내에 응급환자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발생하면 종합통제센터에서는 수집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4개의 부문(운항관리센터·정비지원센터·탑재관리센터·네트워크운영센터)이 함께 협의를 한다. 이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객 서비스를 고려한 종합적 의사결정을 통해 대응이 이루어진다. 

김재민 과장 : 만약 악천후로 인해 항공편이 결항되는 비정상 운항이 발생한다면 4개의 각 센터는 이렇게 운영된다. 운항관리센터(Flight Control Center·FCC)는 악기상으로 운항이 제한되는 시간대를 고려하여 항공편의 결항과 운항 재개 가능 시간을 결정한다. 네트워크운영센터(Network Operation Center·NOC)는 각 지점과 협의하여 결항편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대체편을 준비하고 해당 편 승객에게는 진행사항에 대한 사전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그 과정에서 정비지원센터(Maintenance Coordination Center·MCC)탑재관리센터(Load Control Center·LCC)는 실시간 변경되는 상황을 같이 공유하면서 항공기 자체가 운항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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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편된 종합통제센터 플랫폼에서는 4개의 다양한 업무 부문이 더욱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김재민 과장 : 예전에 워싱턴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KE094편이 기억난다. 항공기 운항 중 기내 응급환자가 발생했었다. 위성통신(SATCOM)을 통해 저와 해당 편 기장, 환자 승객 응급콜(Emergency Medical Call System · EMCS)이 3자 통화를 하며 승객의 상태를 파악하고 항공기 위치를 확인하는 동시에 의사로부터 의견을 받아 이를 기내에 전달하였다. 

네트워크운영센터와 함께 치료 가능한 병원을 검토했는데 예후가 좋지 않아 긴급 이송을 위해 항공기로부터 가장 가까운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으로 회항을 결정했다. 저는 관제기관 및 당사 앵커리지 공항지점에 협조 요청하였고 회항을 위해 수립된 새로운 비행계획을 기장에게 제공했다. 

이러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환자 승객은 무사히 앵커리지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무사히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급작스럽게 바뀐 비행계획에도 불구하고 해당 항공편은 모든 부문을 일사불란하게 재정비해 인천공항으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다. 승객들도 적극 협조해 주셨다고 들었다. 환자의 생명이 걸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수백 명이 탑승한 항공기의 회항 판단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다른 부문과 협력하여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조언을 준 많은 직원들에게도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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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제운영팀 FLT Control 그룹 Airbus 항공기 담당 김재민 과장

최혜원 대리 : 재학 시절부터 항공업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항공기 운항을 통제하는 업무가 마치 오케스트라단의 지휘자처럼 보여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 운항관리사 면허 취득은 물론 각국의 관제 당국 및 외국인 기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막중한 소명의식과 사명감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비행 전반의 과정을 계획·감시하고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정보를 기장에게 제공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비정상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승객 및 승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운항을 지원하고, 다음 비행에도 안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탑승할 수 있도록 믿음을 줄 수 있는 운항관리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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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제운영팀 FLT Control 그룹 Boeing 항공기 담당 최혜원 대리

김재민 과장 : 대한항공은 ‘절대안전운항’이라는 핵심 경영철학을 업무 전반에 오래전부터 뿌리내리며 우리나라 항공사 최초로 통제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해왔다. 그만큼 고도화된 업무체계와 축적된 노하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유기적인 대고객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들과 이를 다루는 각 부문들이 한 공간에 배치되면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수립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새롭게 혁신된 플랫폼이 안전운항이라는 중요한 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더욱 발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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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대한항공은 항공기 절대안전운항과 고객들의 쾌적한 항공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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