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에서 누리는 풍요로운 휴가
우리나라에 한강의 기적이 있다면, 미국에는 미시시피강의 기적이 있다. 미국 원주민의 언어로 ‘위대한 강’이라는 뜻을 지닌 미시시피강은 미네소타주 북부의 이타스카(Itasca) 호수에서 발원해 멕시코만까지, 아메리카 대륙의 중앙을 종단하며 인접한 땅에 풍요를 선사한다.
강 유역 전체에 3,000척 이상의 크고 작은 배가 운항하며 연안의 상공업 도시를 발전시켰는데 그중 하나가 발원지에서 가까운 미니애폴리스다.
미니애폴리스는 미네소타주 남동부에 자리한 주 최대의 도시로, 미니애폴리스라는 이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 다코타족의 언어로 ‘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다코타족이 의미하는 물은 미시시피 강과 더불어 이 땅에 흩어져 있는 여러 개의 호수와 계곡을 지칭한다. 예로부터 물이 풍부한 도시는 다른 것도 풍요로웠다. 강과 항구를 중심으로 상업이 발전했으며 물과 돈이 고이는 곳에 문화 또한 융성했다. 바로 지금의 미니애폴리스처럼.
일단, 미국 최대의 쇼핑몰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가 미니애폴리스에 있다는 것부터가 이를 증명한다.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과 주변을 개조해 만든 어마어마한 면적의 쇼핑몰 안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과 메이시스를 비롯한 4개의 백화점이 입점해 있다.
500개가 넘는 매장 곳곳에서 명품 브랜드가 눈길을 끄는데, 미네소타주에서는 의류에 세금이 붙지 않으니 평소 눈독 들였던 브랜드에서 멋진 의상을 마련할 절호의 찬스다.
아울러 쇼핑몰 안에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춘 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도 있어 하루를 꼬박 몰 오브 아메리카에서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쇼핑몰만 미국에서 제일 큰 게 아니라 미술관 또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기로 유명하다. 현대 미술관 워커 아트 센터(Walker Art Center)는 예술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겠노라는 포부가 느껴질 만큼 광범위한 컬렉션과 공연을 자랑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미술관의 여정이 고작 방 하나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1927년 토마스 워커라는 목재상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20점의 그림으로 장식한 방을 공개했다. 목재상이 작게 시작한 이 미술관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오다 1971년 주 건물이 세워지고, 2005년 증축 공사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정형을 탈피한 외관부터 이목을 끄는 이 미술관에는 앤디 워홀과 피카소, 무어를 비롯한 세계적인 화가들과 유명세는 덜할지언정 감각과 재치만큼은 이들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흥미로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의 인기 공연과 미네소타 오페라의 품격 높은 콘서트가 열리며, 무성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 예술도 상영된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한 이 도시에서는 내륙임에도 자연과 더불어 물놀이를 원 없이 즐길 수 있다. 미시시피강에서는 스톤 아치 다리를 건너며 세인트 앤서니 폭포(Saint Anthony Falls)를 감상하면 좋고, 강가를 산책하거나 강에서 카누를 탈 수도 있다.
세인트 앤서니 폭포에서 쏟아지는 미시시피강이 다이내믹한 느낌을 전한다면, 업타운에 있는 칼훈(Calhoun, Bde Maka Ska라고도 부른다) 호수는 잔잔한 힐링을 선사하는 곳이다. 여름에 이곳을 찾은 이들은 해수욕장을 방불케 하는 넓은 모래톱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깨끗한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카약과 카누 등 다양한 수상 레저를 즐긴다.
그러다 출출해지면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으며 마음껏 여유를 누린다. 미네소타주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호수 주변을 시원하게 달려도 좋다. 물론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나무 그늘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며 넓고 맑은 호수는 신비로운 휴식을 준다.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미니애폴리스 주 7회 매일 운항
(인천 ~ 미니애폴리스 노선은 델타 항공이 운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