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녹색 여행이 트렌드!
조금 불편하지만, 지구를 살리는 호텔 이용법
호텔의 안락함을 좋아하면서도 객실에 비치된 일회용품이 신경 쓰였다면 주목. 호텔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퇴출하고 어메니티를 교체하거나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원하는 현명한 지구인이라면 이러한 변화를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
어메니티가 사라지는 호텔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인터콘티넨탈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호텔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어메니티를 없애고, 다회용 용기에 담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투숙객이 사용하는 대용량 용기라 위생 문제가 제기되자 리조트 체인 아난티에서는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어메니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량으로 제공되는 어메니티는 호텔의 고급화 전략 중 하나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으로 개발해 비치하면서 다른 호텔과 차별화를 꾀했던 것. 포기하기 쉽지 않은 마케팅 포인트였으나 지구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집에서 사용하던 칫솔과 치약을 챙겨 가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동참한다면 지구를 생각하는 여행자의 훌륭한 첫걸음을 뗄 수 있다.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물병도 퇴출
어메니티보다 더 빨리 사라진 것은 플라스틱 빨대와 커트러리다.
2018년 쓰레기와 하수 시설 문제로 폐쇄됐던 필리핀 보라카이를 기억하는가? 폐쇄 후 6개월 만에 관광객을 받기 시작한 보라카이에서는 플라스틱 봉투와 빨대, 일회용 컵 등을 모두 종이 제품으로 교체한 바 있다.
현재 대부분의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나 재사용이 가능한 티타늄 빨대를 제공한다.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도 일회용 용기가 아닌, 다회용 유리병으로 교체한 곳이 많다. 여행 짐을 꾸릴 때 호텔 밖에서 사용할 텀블러까지 챙기면 친환경 센스 만점!
인공 산호 프로젝트로 바다 살리기
선크림의 성분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는 산호의 성장을 방해한다. 몸은 자라는데 껍질은 자라지 못해 갇혀 죽는 것. 산호가 죽으면 산호에 낀 이끼를 먹고 사는 물고기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으며 물고기가 없는 바다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하와이와 몰디브, 괌 등의 휴양지에서는 해양 액티비티를 할 때 산호 보호를 위해 선크림 사용을 자제하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곳도 있다. 3D 프린터로 인공 암초를 만든 뒤 깊은 바다에 심어 산호를 양식해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양식한 산호초는 리조트에서 가까운 바다로 옮겨진다고 한다.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선크림을 선택할 때 성분을 꼼꼼히 읽고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수건은 바닥에 놓아둬야 교체
이제까지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객실 문에 ‘두 낫 디스터브(Do not disturb)’ 푯말을 걸어두기 전에는 수건과 샤워 가운을 매번 교체해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 절약을 위해 바닥에 내려놓지 않으면 정리만 할 뿐 교체해주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이 객실 청소를 생략할 경우 포인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LED 등으로 바꾸고, 리조트 내에서 전기 카트를 운영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투숙객을 대상으로 전기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니 적극 동참해보자.
보라카이의 교훈을 잊지 말 것
2018년 초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닐라 타임스>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6개월 안에 보라카이 하수 시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섬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보라카이는 섬 내부에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화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불법 건축물로 인해 습지도 파괴된 상태. 무분별하게 바다에 하수를 버리고 일회용품의 과도한 사용으로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낸 호텔과 레스토랑, 관광 업체들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대통령의 경고에도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보라카이섬은 2018년 10월 26일까지 6개월간 폐쇄됐었다. 섬은 언제든 다시 폐쇄될 수 있으며, 비단 보라카이만의 문제가 아님을 여행자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_ 이미선
다양한 형식의 글을 쓰는 용역 라이터. 여행 전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면서 최근에는 주로 여행에 대한 글을 쓴다. 과거에는 여행하면서 감정을 메모로 남기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행이 직업이 된 이후에는 여행지의 소리를 녹음하는 걸 더 좋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