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파리는 스포츠 열기로 뜨겁다
이쯤 되면 프랑스는 패션과 예술의 나라보다는, 스포츠 나라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프랑스에서는 7월과 8월, 세계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 두 개가 연달아 열립니다.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 전역에서 열리는 하계 스포츠 축제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펼쳐지며, 지난 6월 29일부터 시작한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도 7월 21일까지 진행됩니다. 프랑스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유산이 얼마나 위대한지, 프랑스가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지 재증명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이 기회, 놓치지 않을 거예요!
프랑스가 이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은 이유는 이 스포츠 축제들로 얻게 될 엄청난 경제적 혜택 때문입니다. 즉 스포츠 투어리즘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고 그에 합당한 큰 수혜를 얻겠다는 셈인거죠. 간단히 보더라도 참가하는 선수단들을 포함해 약 200개국에서 최소 1,500만 명의 인원이 프랑스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한 숙박시설과 쇼핑몰, 레스토랑, 카페들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각국에서 온 사람들로 넘쳐나지 않을까요?
하계 스포츠 축제를 보다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는 포인트는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파리의 문화예술 명소들이 어떻게 변신할지 입니다.
폐막식과 주 경기장으로 사용될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는 생-드니 지역에 위치한 프랑스 최대 규모 경기장이며, 1998년 월드컵을 위해 건축가 마카리, 주블레나, 레젬발, 콘스탄티니가 설계하여 탄생된 다목적 스포츠 경기장입니다. 2003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부터 2007년 및 2023년 럭비월드컵,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까지 프랑스에서 가장 굵직한 스포츠 행사들이 여기서 개최되었고, 유명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콘서트도 열린다고 하네요.
진짜 하이라이트는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 근처에서 비치 발리볼 경기가 펼쳐지고,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사이클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승마 무대로 사용되고,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아트사이클링, 스케이트보드 경기는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릴 계획입니다. 이렇게 위대한 문화예술 명소에서 스포츠 경기가 진행된다니, 정말 프랑스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투르 드 프랑스
매년 7월이면 세계 3대 사이클 대회 중 하나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로 꼽히는 자전거 대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열립니다.
세계 최고의 사이클리스트들이 참가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1903년에 시작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회기간인 3주 동안 선수들은 약 3,500㎞를 주행하며, 온갖 도전적인 지형과 날씨 조건을 견뎌내야 하는 죽음의 레이스를 펼쳐야 합니다.
올해는 하계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껏 프랑스 이웃국가에서 출발한 적은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건 처음입니다. 험난한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넘어 그림 같은 라벤더 밭과 프로방스의 마을,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를 지나 7월 20일 니스(Nice)에서 콜 드 라 쿠욜(Col de la Couillole)까지의 레이스로 산악 코스가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7월 21일, 모나코에서 니스(Nice)의 마세나 광장(Place Masséna)까지 35㎞의 타임 트라이얼로 긴 여정이 끝납니다. 1975년 이후 언제나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대회가 종료됐었던 역사를 보면 올해 대회는 여러모로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될 것 같습니다.
“더 적게 그리고 지속가능한”
프랑스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
프랑스는 이번 파리 하계 스포츠 축제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대회 개최’라는 야심찬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약 175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을 목표로 하고, 대회에 사용되는 경기장 95%를 기존 건물이나 임시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로 건설된 경기장은 태양광 패널과 천연 재료를 사용해서 지어진 생-드니의 아쿠아틱스 센터(Aquatics Centre in Saint-Denis)가 유일합니다. 물론 선수촌에 에어컨이 없다는 점과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선수들에게 60%이상 식물성 식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친환경 스포츠 대회라는 실천의 등불이 되기를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막식은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최대 규모로 열립니다. 각국 선수단을 태운 배가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을 6㎞ 정도 이동하며 파리의 유명 랜드마크들을 지나 마지막 쇼가 펼쳐질 트로카데로 광장에 멋지게 도착하는 장면이 연출될 예정입니다. 전 세계에서 약 10억 명의 인구가 TV를 통해 개막식을 지켜본다고 하니, 개막식 자체가 프랑스의 독보적인 매력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홍보 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자,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여름 전 세계인들과 함께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