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 가을의 문턱에서
여행의 추억, 대한항공 여행사진공모전 역대 입상작들과 함께 합니다.
계절이 만드는 변화, 가을의 문턱에서
1년 중 세 번째 계절 가을은 절기 상으로 입추(立秋)부터 입동(立冬) 사이를 일컫는다. 기상학에서는 일평균기온 20도 미만인 날이 9일 이상 지속되었을 때 그 다음 첫 날을 가을의 시작으로 본다. 하지만 그러한 지표를 참조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지한다. 부쩍 높아진 하늘, 선선한 바람, 그리고 청량한 아침 공기가 은연 중 가을의 도래를 실감케 하지 않았을까?
시간은 잠시라도 멈추거나 거스르는 법이 없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지난 여름의 폭염과 폭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간다. 씨를 뿌리는 봄이 있고 열매가 자라는 여름이 있기에, 수확을 하는 가을은 그 어느 계절보다 엄숙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곱게 여문 그 결실이 뜨거웠던 태양보다 더 붉고, 거칠었던 비바람보다 더 옹골차길 바랄 뿐이다.
사람도 자연도 계절의 변화에 대처하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사람은 불을 피우고 옷을 두텁게 여미기 시작한다. 자연은 화려한 옷을 털어내고 몸을 홀가분하게 비워낸다. 다음 계절을 대비하기 위해 방향은 다르지만 각자 처지에 맞게 변화하고 생동한다. 계절은 변화를 통해 세상만물의 다채로움을 이끌어낸다. 사시사철 똑같은 풍경이었다면 그 지루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신의 마음 속 곳간에도 새로운 기운이 가득 채워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