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여기!_새로운발견] 런던의 여름을 즐기는 4가지 방법
2024.07.08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버킹엄 궁전 같은 화려한 유적과 하이드 공원 같은 싱그러운 공원이 공존하는 런던은 쉬엄쉬엄 걷기 좋은 도시다. 게다가 연중 낮이 길고 하늘이 맑은 여름은 런던을 여행하기 완벽한 계절이다. 청명한 런던의 여름을 유유자적 즐겨보자.

1.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노팅힐 카니발

영국의 수도 런던이 전 세계 사람들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여름 휴가지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여름마다 런던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가 펼쳐진다.

런던의 여름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대규모 축제는 매년 8월 말에 열리는 ‘노팅힐 카니발(Notting Hill Carnival)’이다. 세계적인 배우 애나 스콧과 서점 주인 윌리엄 태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노팅힐>의 배경인 노팅힐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8월 25일에서 26일 양일간 노팅힐 거리에서 성대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노팅힐 전경
영국 런던 노팅힐 전경

노팅힐 카니발은 1960년대에 카리브해 출신 이민자들이 문화를 알리려 시작한 축제다. 해를 거듭하며 유럽 최대 거리 축제로 진화했다. 노팅힐 카니발의 하이라이트는 브라질 삼바축제 뺨칠 만큼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들이 리드미컬한 음악에 맞춰 춤추며 행진하는 ‘자이언트 퍼레이드’다. 카리브해의 전통적인 춤과 현대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카니발 기간 동안 노팅힐 곳곳에서 레게, 칼립소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연주되고, 저크 치킨, 커리, 로티 등 이국적인 요리를 파는 노점이 들어선다.

노팅힐 카니발의 '자이언트 퍼레이드' 모습
노팅힐 카니발의 ‘자이언트 퍼레이드’ 모습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편안한 신발과 현금을 챙겨가자. 많이 걷고 춤을 추려면 신발이 편해야 하고, 거리 음식을 사 먹으려면 현금도 필요하다. 그보다 중요한 건 즐기겠다는 열린 마음이 아닐까.

2. 싱그러운 공원 호수에서 수영을

여름은 녹음이 무성한 런던의 공원에서 햇살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게다가 도시 이곳저곳에 공원이 포진해 있어 여행의 쉼표가 되어준다.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에서 걷다 보면 왕립 공원인 세인트 제임스 공원(St. Jame’s Park)으로 스며들 수 있고,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하이드 공원이 시작된다. 런던 정중앙에 자리한 하이드 공원(Hyde Park)은 울창한 숲과 넓은 호수로 이루어진 런던 최대 규모 공원이다.

하이드 공원에 있는 서펜타인 호수
하이드 공원에 있는 서펜타인 호수

하이드 공원에는 300여 년 전 조성한 아름다운 인공 호수 서펜타인(Serpentine)이 있다. 수심 5~6m의 서펜타인은 여름이면 수영장으로 변신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이 호수에서 철인 삼종 수영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런더너처럼 하이드 공원을 누리려면 수영 후 호숫가 의자에 기대앉아 일광욕을 해보자.

스카이 가든
스카이 가든

옆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야외보다 실내파라면 세계에서 제일 높은 하늘 정원 ‘스카이 가든(Sky garden)’으로 향해보자. 아래보다 윗부분이 넓고 휘어진 모습이 무전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워키토키라 불리는 20 펜처치 스트리트(20 Fenchurch Street) 빌딩에는 ‘스카이 가든’이 있어 전망과 싱그러운 정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스카이 가든 안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즐기거나 맥주를 홀짝이기도 그만이다. 스카이 가든 입장은 무료지만, 예약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3. 템스강 따라 여유로운 산책

여름에는 템스강(River Thames) 따라 런던의 아이콘이 즐비한 강변을 거닐기도 좋다. 템스강 산책은 국회의사당 시계탑 엘리자베스 타워(Elizabeth Tower) 앞에서 시작해 보자.

템스강 양 옆으로 자리한 런던아이와 엘리자베스 타워가 보인다.
템스강을 사이에 둔 런던아이와 엘리자베스 타워.

엘리자베스 타워는 매시 정각에 종소리가 울리는 런던의 아이콘이다. 빅 벤(Big Ben)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엘리자베스 타워로 개명했다. 그 앞을 지나 템스강 남쪽을 잇는 다리 위를 걷다 보면 높이 135m의 대 관람차 ‘런던 아이(London eye)’가 시선을 끈다. 한 번쯤은 런던 아이를 타고 드론의 시점으로 도시를 조망해도 좋다. 런던 아이가 한 바퀴 도는 데는 30분이 걸린다. 런던 아이에서 내려다보면 템스강을 사이에 두고 국회의사당, 세인트 폴 대성당과 같은 역사적인 건물과 더 샤드(The Shard), 20 펜처치 스트레트(20 Fenchurch Street) 같은 현대적인 고층 빌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타워 브리지
타워 브리지

런던 아이를 지나친 후엔 ‘타워 브리지(Tower Bridge)’까지 템스강을 따라 쭉 걸어보자. 양옆으로 쌍둥이 같은 탑이 솟은 빅토리안 고딕 양식 다리, ‘타워 브리지’는 1884년에 개통한 도개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힌다. 도개교 답게 대형 선박이 오갈 때 마다 다리 가운데가 분리돼 양쪽으로 들린다. 강변에서 타워 브리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산책을 마무리해 보자. 사진을 다시 볼때마다 런던의 아름다운 여름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4. 색다른 미술관에서 감성 충전

런던의 대형 뮤지엄은 모두 “Free for all”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무료입장이란 뜻. 그 덕에 런더너도 여행자도 뮤지엄에서 더위를 식히며 문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서머셋 하우스
서머셋 하우스

템스강을 거닐다 워털루 다리(Waterloo Bridge)를 건너면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에 닿는다. 서머셋 하우스는 16세기부터 왕족들이 기거하던 궁을 18세기에 건축가 윌리엄 챔버스가 개축한 공공건물로 내부에 미술관과 카페, 레스토랑이 둥지를 틀고 있다. 여름이면 드넓은 뜰의 분수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어내거나 콘서트장으로 변신한다.

한편,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에서 밀레니엄 브리지(Millennium Bridge)를 건너면 런던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Museum)에 닿는다. 밀레니엄 브리지는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유일한 보행자 다리다. 비스듬히 뻗어나가는 구조 덕에 옆으로 펼쳐지는 강변 풍경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밀레니엄 브리지 위에서 뒤를 돌아 바라보는 세인트 폴 대성당과 스카이라인도 근사하다.

테이트 모던
테이트 모던

테이트 모던은 런던의 클래식한 미술관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전력 공급을 위해 세운 화력발전소를 영국 정부와 테이트 재단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화력 발전소를 개조한 미술관 답게 입구의 어마어마한 터번 홀에 들어서는 순간 테이트 모던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유유히 층을 오르내리며 현대 미술과 인더스트리얼 건축의 조화를 즐기기 그만이다.
전시 감상 후엔 잊지 않고 카페에 들러야 한다. 템스강 너머 세인트 폴 대성당이 보이는 창가 자리는 전망이 끝내준다. 마냥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다.

TIP_ 눈도 입도 즐거운 버러 마켓

버러 마켓
버러 마켓

마켓만큼 로컬 문화를 엿보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 1276년경 문을 연 버러 마켓(Borough market, 버로우마켓이라고도 불림)은 로컬도 즐겨 찾는 런던 최고령 푸드 마켓이다. 스타 셰프들도 장을 볼 정도로 다양한 식자재를 판다. 예쁘게 진열해 놓은 치즈, 빵, 올리브, 과일은 구경만 해도 눈이 즐겁다.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메뉴도 많다. 레몬즙 살짝 뿌려 먹는 큼직한 굴, 다진 쇠고기 위에 으깬 감자를 올려 구운 코티지 파이(Cottage Pie), 밀가루, 버터, 설탕 등을 섞어 만든 반죽을 굵게 부수어 사과 위에 덮고 구운 애플 크럼블(apple crumble)같은 영국식 메뉴는 물론 스페인식 파에야(Paella), 이탈리아식 리소토(risotto) 등을 즐길 수 있다.

밀레니엄 브리지 아래 테이트 모던이 있는 지역을 사우스 뱅크(South Bank)라 부르는데 버러 마켓도 사우스 뱅크에 있으니, 테이트 모던에서 전시 관람 전후 들러도 좋겠다.

글, 사진_ 우지경
12년차 여행작가, 공간 수집가, 음식 탐험가. <리얼 포르투갈>, <스톱오버 헬싱키>, <오스트리아 홀리데이> 등을 썼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런던 주 7회 매일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
대한항공 뉴스룸의 콘텐츠 활용 시, 출처 [대한항공 뉴스룸] 표기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