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의 각 지역 콘셉트 머그컵,
락카페의 도시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
각 도시 산지의 맥주 병뚜껑 등
여행한 도시의 흔적을
집으로 가져오는 방법도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나 역시 특별한 것을 원했지만
부피 작고 어디에나 있는 기념품을 찾다 보니
결국 제일 흔하고, 제일 간편한
마그넷으로 정착하게 됐다.
“석고가 예쁜 것 같아.”
“난 도시 이름 큰 게 좋아.”
‘여행지에서 뭔가를 산다는 것’
작든 크든 그 구매 행위만으로
묘한 만족감을 주기에
마치 명품이라도 검수하듯이
천원, 이천 원짜리 마그넷을
요리조리 신중하게 고르는 것도
기념품 쇼핑의 쏠쏠한 재미다.
열심히 고른 마그넷이
혹여나 깨지기라도 할까 봐
캐리어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 나면
그제야 이 여정의 에필로그까지
개운하게 끝낸 기분이 들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면서
양말이나 옷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마그넷들을 마주할 때면
어렸을 적 소풍 가서
보물 찾기에 성공한 기분마저 든다.
요즘엔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다는
그 흔한 마그넷을
굳이 현지 시장 구석 누벼가며
웃돈을 주고 사 오는 이유다.
그렇게 바다 건너온 객식구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하나씩 자리를 채워가는 뿌듯함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도
문득 그 도시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이렇게 여행 기념품 수집은
사기 전부터 여행 이후 한참이 지난 뒤까지
모든 과정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여행 중 귀한 시간을 쪼개어
누군가에게는 비생산적으로 느껴질 이 행위에
기꺼이 투자하는 것이다.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