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한 여행자의 시간]
여긴 몇 시? 나는 누구?
긴 비행시간, 현지 물가 말고도
우리가 해외여행 시 대비해야 할
복병이 하나 더 있다.
밤낮이 정반대인 나라에서
어김없이 마주치는 적수
Jet lag, 이 시차 녀석을 무시했다가는
여행 초반에 호되게 고생하기 일쑤다.
비행기에서부터 치밀하게 계획해서 잠을 청하고
몰려오는 잠을 쫓으려 연거푸 커피를 마셔 봐도
내 몸의 생체리듬은
내 마음가짐보다 고집이 세다.
그 결연하면서도 몽롱한 시차와의 사투마저
어느새 익숙해질 때
시차로 인한 피곤도
비로소 떠날 준비를 한다.
이 밉살맞은 신고식도
결국 시간이 약이다.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