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참 좋았어.”
GDP, 사용 언어, 국기 모양 등
한 국가를 설명하는 객관적인 정보는
그곳을 여행한 순간 깡그리 잊히고
한 나라의 이미지가
그곳에서 마주친 단 한 명을 계기로
단호하게 정의되기도 한다.
지극히 단순하고도 주관적으로 새려진 그 인상은
문신처럼 강렬해서
웬만해서는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편견에 가까운 나만의 여행 감상은
또 다른 여행자들을 마주치면서
꽤 대단한 토론 주제가 되기도 한다.
왜 싫었는지 이해시키고
왜 좋았는지 설득하면서
흑백 스케치 같던 그곳의 이미지는
어느새 컬러풀해지고 생기를 얻는다.
사람의 호의란 것이
사실 그렇게 대단하거나 클 필요도 없다.
경계심 쫑긋한 여행자의 처지에서는
지나가는 오지랖 하나에도 감동을 받기에
아주 작고 귀여운 제스처 하나만으로도
내 마음 속 문신은 예쁘게 완성된다.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