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떠난 미국.
그게 내 인생 첫 해외여행이었다.
가뜩이나 해외가 처음인데
이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는 것에
떠나기 전부터 압박감이 엄청났다.
등받이에 붙은 화면으로 본 영화,
옆 좌석에 앉은 외국인,
매번 졸다가 받은 기내식…
9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부터
이미 나의 첫 해외여행은 시작됐고
아직도 그 시답잖은 기억들이 생생하다.
그렇게 어학연수를 빙자한
나의 첫 해외여행은
처음 밟은 거리들
처음 만난 사람들
처음 맛본 음식들
처음인 걸로 가득했다.
모든 게 새롭고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 게 낯설었지만
새로워서 재미있고
신기해서 기대되고
낯설어서 자유로웠다.
“벌써 10년 전이야.”
오감으로 비축했던 기억을
주섬주섬 꺼내보는 낙으로 사는 요즘일수록
첫 해외여행에서 느꼈던 묘한 희열만큼은
주머니 속 동나지 않는 에너지 바와 같다.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