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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툰] 겨울에 떠났던 여름 여행
2021.02.18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대한항공 뉴스룸에서 새롭게 에세이툰을 선보입니다.

한 때 일상처럼 여겼던 우리의 ‘여행’이 코로나19로 잠시 멀어진 지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행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여러분의 마음을 보듬는 조그마한 안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포스트코로나시대의_여행

겨울에 떠났던 여름 여행

2015년 괌,
2016년 베트남,
2017년 말레이시아
2018년 필리핀,
2019년 태국.

두툼한 패딩을 껴입고서
출국장에 들어갔다가
홑겹 차림으로 입국장을 나오는 것에
재미 들인 뒤로는
습관적으로 매해 겨울이면
따뜻한 곳을 찾아다녔다.

겨울에 떠나는 여름 여행.
팍팍한 인생을
노곤하게 풀 수 있는 유일한 낙이었는데
나름 소중했던 연례행사는

2020년에 막을 내렸다.

콧속에 찬바람이 들어오면
야시장에서 킁킁대던 향신료가 생각나고
패딩 점퍼를 주섬주섬 입을 때면
까슬거리지만 새카맣던 피부가 그립다.

여행 금단 증상이 이렇게나 무서울 줄이야.

집에서 반신욕을 하면서
야자수로 둘러싸인 호텔 수영장에
몸을 담그는 상상을 한다.

짜디짠 바닷물 뱉어 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형형색색 물고기 떼 구경하는 상상을 한다.

겨울만 되면
그곳의 따듯한 날씨가 그립고
그곳에 있던 내가 참 그립다.

글 / 그림_ 빛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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