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혹은 방학
똑같이 맞물린 시간들을 공유했던
학창 시절과는 달리,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친구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도
함께 여행을 간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참 쉽게 쉽게
정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각자의 삶이 있고,
서로 다른 환경에 묶여있다 보니
여행 계획 하나 세우는 일도
꽤나 조건이 까다로운 미션으로 다가온다.
“벼르고 벼른 여행을 드디어 가는구나!”
“이 짧은 여행 하나 정하기가 참 쉽지 않네”
“그래도 우리 모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가봐”
힘들게 맞춘 시간인 만큼,
굳은 의지를 불태운 만큼,
함께 떠나고 싶은 여행이기에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지 않으면
이젠 성공하기 힘든 미션이기에
분명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여행이었는데
짧은 일정도 겨우겨우
결정할 수 있는 걸 깨달았을 때,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갈수록 이 작은 여행들이 참 소중하다.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