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부터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빠르고 몸 편한 선택권들이 늘어난 요즘
일부러 신경 쓰지 않으면
하루 총 걸음이 5천보도 채 되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걷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길을 잘못 들어도 방향 틀기 수월하고,
이동하는 비용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에
이 순발력 좋고, 가성비 넘치는 두 다리는
어느새 가장 믿음직한 이동 수단이 된다.
걷다가 예상치 못하게 발견한 골목에 들어서면
숨은 보석을 남몰래 찾은 기분이 든다.
‘터벅터벅’ 걷기의 속도감이
‘빨리빨리’를 외치던 나에게
꿀밤을 콩 때리는 순간이다.
“오늘도 열일했다, 내 다리!”
한 보 한 보 걸음이 늘어날수록
여행의 풍미도 한층 깊어진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면
밤마다 기분 좋은 뻐근함을 만끽하며
잠을 청하게 되는 것 아닐까?
글, 그림_ 빛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