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의 장미가 품은 성스러운 금빛
태국 치앙마이, 왓 프라탓도이수텝
세계적 관광 국가 태국 북부에 있는 도시 치앙마이(Chiang Mai)는 방콕에 이어 태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 수를 자랑하는 도시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도시들보다 선선한 날씨, 1000여 개에 달하는 고산족 마을, 갖가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야시장, 전통 민속 축제, 정교한 수공예품, 다양한 먹거리, 수많은 카페 등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치앙마이.
하지만 치앙마이의 가장 큰 볼거리는 따로 있다. 바로 오랜 세월 도시를 지킨 성벽, 궁, 사원 등 역사적 건축물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치앙마이를 찾은 관광객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건축물이 있다. 치앙마이 서쪽 ‘성스러운 산’으로 불리는 도이수텝(수텝산)에 있는 불교 사원, 왓 프라탓도이수텝(Wat Phrathat Doi Suthep)이 그 주인공이다.
부처의 사리를 모신 곳, 치앙마이의 상징적 존재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수텝산에 다다르면 산 중턱에 있는 대규모 사원이 금빛 자태를 뽐낸다. 사원을 향해 곧게 뻗은 300여 개의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면 마주할 수 있는 이 사원의 정식 명칭은 ‘왓 프라탓도이수텝’이지만 흔히 ‘도이수텝’이라고 불린다.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상징적 명소인 왓 프라탓도이수텝은 1383년 케우 나오네(Keu Naone) 왕 시절,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고자 세워졌다. 태국 북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며 불교와 힌두교의 특징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건축물이다. 특히 사원에 들어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300여 개의 가파르지만 아름다운 계단이 유명하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과거 수코타이에서 온 떠돌이 스님이 손에 들고 있던 사리가 산기슭에서 두 조각으로 나뉘어 그중 큰 조각이 바로 왓 프라탓도이수텝에 안치됐다고 한다. 사리탑 주변에는 연꽃으로 장식한 불당이 있으며 계단 꼭대기의 테라스에서는 사리를 이곳으로 옮긴 흰 코끼리 동상을 비롯한 여러 기념물도 볼 수 있다.
사원 내 다양한 건축물 중에서도 왓 프라탓도이수텝을 대표하는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사원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대형 황금 체디(불탑)다. 황금 체디 주변엔 항상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꽃을 손에 들고 탑 주변을 돌며 나라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한다. 불전 둘레 곳곳에 달린 종을 모두 치는 이에게는 행복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있어 치앙마이 주민과 관광객 등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낮과 밤, 각각의 매력으로 장관을 이루는 풍경
태국에는 어딜 가나 불교 사원이 많고 치앙마이에도 수많은 사원이 있지만 왓 프라탓도이수텝은 태국에서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사원이다. 사원으로 가는 산길도 볼만하지만 사원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이 압권이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떨어진 서쪽 변두리에 있더라도 시간을 내어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다.
태국인들은 이곳을 ‘신성한 장소(Sacred Site)’라고 부른다. 14세기 란나 왕국의 중심이었던 치앙마이의 영광뿐 아니라 역사, 사리, 건축물, 자연경관 등으로 인해 태국에서 가장 신성한 순례지 중 하나로 꼽힌다. 순례자와 관광객으로 늘 붐비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방문해 즐기면 좋다.
오전에 일찍 찾아가 사찰의 명상 프로그챔 등에 참여하고 주변을 하이킹하는 코스도 추천하지만, 비교적 낮보다 방문객이 적은 해 질 녘에 찾아가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사색에 잠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치앙마이 시내의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빛나는 금빛 사찰 건축물과 기념물도 낮과는 사뭇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치앙마이에 간다면 왓 프라탓도이수텝을 방문해 사원의 낮과 밤을 두루 즐겨보자. 건축물 자체의 볼거리와 사찰이 내뿜는 성스러운 기운에 흠쩍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글_ 백아영
한국과 영국에서 한국화와 현대미술사를 공부한 프리랜스 작가. 현재 매거진을 미롯한 다양한 매체에 문화와 예술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치앙마이_ 주 4회(수·목·토·일) 직항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