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부터 다리 꼭대기까지, 도시형 어드벤처의 ‘끝판왕’
사회적·경제적·정치적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곳, ‘도시’는 여행지로서도 매력적이다. 볼거리와 먹거리, 쇼핑몰까지 도시가 크면 클수록 없는 게 없으니까. 게다가 주요 관광 거점이 편리한 교통수단과 함께 묶여 있으니 낯선 여행자가 마음 편히 돌아다니기에 도시만 한 곳이 없다.
다만, 이러한 편리성이 때로는 비슷비슷한 여행 코스를 양산하기도 한다. 유명한 랜드마크를 둘러본 다음에는 맛집, 그다음에는 쇼핑, 그러다가 해가 지면 야경을 보러 전망대로… 그래서 세련되고 편안한 도시가 좋다가도 가끔은 변덕이 난다.
좀 더 색다른 여행지는 없을까? 다이내믹하고 스릴 넘치는 어떤 것! 이런 까다로운 여행자에게 브리즈번(Brisbane)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멋진 경험을 선물한다.
브리즈번은 활동적인 도시 모험가를 위한 액티비티를, 그것도 다양한 난도로 제공한다. 가장 가볍게 도전해볼 만한 모험은 튼튼한 두 바퀴와 함께 달리는 세그웨이(Segway) 투어다. 전기 동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매연을 비롯한 환경 오염 요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세그웨이는 ‘친환경 이동 수단’이라는 멋진 타이틀과 함께 도시를 누빈다.
브리즈번에는 세그웨이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에 있다. 많은 업체에서 보호 장비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며, 세그웨이 작동법과 안전 수칙을 알려주고 가이드와 동행하게 해 초보의 부담을 덜어준다.
공원이나 식물원에서 녹음을 벗 삼아 달리거나, 곧게 뻗은 다리 위를 질주하는 등 코스 선택지도 다양하며 어린 자녀와 함께 달릴 수 있는 안전한 코스도 준비돼 있으니 가족 여행의 특별한 액티비티로 손색이 없다.
좀 더 난도가 높은 활동을 원한다면 브리즈번강 남쪽에 자리한 ‘캥거루 포인트(Kangaroo Point)’로 향한다. 브리즈번 도심을 유유자적 흐르는 거대한 브리즈번강, 그리고 마주 선 마천루를 닮아 직각으로 깎아지른 듯한 캥거루 포인트의 절벽은 다양한 모험의 무대가 된다. 카약을 타고 브리즈번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사이를 누비거나, 강을 따라 잘 닦인 자전거 도로를 질주할 수도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캥거루 포인트에서 가장 핫한 모험은 20m 높이의 절벽을 오르는 클라이밍과 반대로 절벽에서 내려오면서 색다른 시선으로 도시를 관망하는 앱세일링(Abseiling)이다.
앱세일링은 절벽 꼭대기에서 자일을 타고 내려가는 레포츠로, 노련한 전문가가 초급부터 고급에 이르기까지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므로 암벽 등반 경험이 전무한 사람도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아무래도 초보라면 절벽 아래로 첫발을 내딛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한 걸음 내려와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절벽에서 시선을 떼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란히 매달린 강사의 응원에 힘입어 살짝 고개를 돌리는 순간, 브리즈번강 너머로 짜릿한 풍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두 발 딛고 서서 내려다보는 풍경과는 또 다르다. 적당한 긴장감과 어우러진 앱세일링만의 매력이다.
도시에서 직접 도전할 수 있는 또 다른 모험은 다리 위에서 펼쳐진다. 브리즈번의 명물, 스토리 브리지(Story Bridge)에 직접 올라가는 것이다. 80m 높이의 다리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투어는 세계에서 오직 세 군데밖에 없는 짜릿한 체험. 캥거루 포인트에서 출발해 교량의 상부 구조물 위로 건너는 동안 가이드가 도시와 다리, 강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준다.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와 강은 물론 저 멀리 모튼 베이의 섬과 산맥 너머로 아름다운 전경이 숨 막히게 펼쳐진다. 모험은 아침·오후·저녁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어스름한 해 질 녘에 진행되는 코스를 선택하면 도시가 점차 불을 밝히는 경이로운 순간을 사방이 탁 트인 공간에서 만끽할 수 있다.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브리즈번_ 주 4회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