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가칼럼

남프랑스의 숨은 보물_ 빌라 노아유
2020.01.15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삶을 품은 공간] 프랑스 노아유 빌라

남프랑스의 숨은 보물
예르의 빌라 노아유

예르의 언덕에 자리한 흰색 빌라 노아유
예르의 언덕에 자리한 흰색 빌라 노아유

지중해에 맞닿아 있는 남프랑스는 여유로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남부 해안 코트다쥐르(Cote d’Azur)에 면한 작은 도시 예르(Hyères)는 한국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유럽에서는 17세기까지 주요 항구와 성채를 보유한 도시이자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휴양지로 명성이 높았다.

한적하면서도 낭만적인 예르의 항구
한적하면서도 낭만적인 예르의 항구

탁 트인 해변과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액티비티, 아름다운 정원과 살 거리 볼거리 가득한 마켓, 따뜻한 기후까지. 휴양지로서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예르에는 욕심 많게도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건축물이 또 있다. ‘모던 명작’으로 손꼽히는 빌라 노아유(Villa Noailles)이다.

예술 애호가 부부의 겨울 별장으로 탄생

미니멀한 외관이 특징인 빌라 노아유는 샤를 드 노아유와 마리 로르 드 노아유(Charles et Marie-Laure de Noailles) 부부의 별장이었다. 아방가르드 건축을 좋아했던 부부는 1923년 건축가 로버트 말레 스테뱅스(Robert Mallet-Stevens)에게 자신들이 지낼 겨울 별장을 건축해달라고 의뢰했다. 부부의 바람은 “자그맣고, 흥미로운 집을 지어달라”는 것.

빌라 노아유의 정갈한 겉모습은 모더니즘 건축의 명작으로 꼽힌다.
빌라 노아유의 정갈한 겉모습은 모더니즘 건축의 명작으로 꼽힌다.
빌라 노아유의 정갈한 겉모습은 모더니즘 건축의 명작으로 꼽힌다.

아방가르드 건축가 스테뱅스는 탁 트인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예르의 한 언덕에 빌라를 짓기 시작했다. 정육면체와 빛의 정교한 조화가 돋보이며 간결한 겉모습은 작은 지방 도시인 예르에 잔잔한 바람을 몰고 왔고 건축 후 9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로 주목받는다.

건축가이자 조경사인 가브리엘 게브레키앙의 작품, 큐빅 정원
건축가이자 조경사인 가브리엘 게브레키앙의 작품, 큐빅 정원

빌라는 건축가뿐 아니라 유리 세공가, 예술가, 정원사, 디자이너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노아유 부부의 대담하고 뛰어난 안목에 걸맞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입체적이고 독창적인 건축물을 이뤄낸 것이다. 꾸준한 확장을 거쳐 게스트 룸, 실내 수영장, 체육관이 생겼고, 가브리엘 게브레키앙(Gabriel Guevrekian)이 큐빅 정원을 디자인했다.

빌라의 겉모습은 모던하고 미니멀한 형태를 띠는 반면, 내부의 정원은 알록달록한 컬러에 선박같은 형태로 디자인됐다. 특히 초록빛 식물과 빨강, 파랑, 회색의 조화가 볼만하다.

피에르 요바노비치(Pierre Yovanovitch)가 디자인한 노아유 빌라 숍
피에르 요바노비치(Pierre Yovanovitch)가 디자인한 노아유 빌라 숍

오늘의 예술을 꽃피우는 곳

예술 후원자 부부의 초대를 받아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 미국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만 레이(Man Ray), 소설가 장 콕토(Jean Cocteau)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등 내로라하는 감독과 예술가가 빌라를 방문하곤 했다.

빌라는 이제 예술 애호가 부부의 별장이 아닌, 예르를 대표하는 아트센터로 변모해 1년 내내 다채로운 전시, 페스티벌, 워크숍을 연다. 빌라의 겉모습과 정원, 룸도 볼만하지만 빌라 안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콘텐츠 때문에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 패션, 디자인, 건축,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두루 다루고 있으며, 특히 뛰어난 가구와 예술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빌라는 노아유 부부가 그러했던 것처럼 전시를 열어 예술가를 후원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은 마티외 르와뇌(Mathieu Lehanneur), 장 위고(Jean Hugo), 자닌 아브라함(Janine Abraham)과 더크 얀 롤(Dirk Jan Rol)의 전시 작품(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빌라는 노아유 부부가 그러했던 것처럼 전시를 열어 예술가를 후원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은 마티외 르와뇌(Mathieu Lehanneur), 장 위고(Jean Hugo), 자닌 아브라함(Janine Abraham)과 더크 얀 롤(Dirk Jan Rol)의 전시 작품(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빌라는 노아유 부부가 그러했던 것처럼 전시를 열어 예술가를 후원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은 마티외 르와뇌(Mathieu Lehanneur), 장 위고(Jean Hugo), 자닌 아브라함(Janine Abraham)과 더크 얀 롤(Dirk Jan Rol)의 전시 작품(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샤넬의 디자이너였던 칼 라커펠트(Karl Lagerfeld)도 빌라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빌라의 모습을 담은 사진 시리즈를 헌정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샤넬은 2018년 ‘제33회 예르 국제 패션, 사진 및 패션 액세서리 페스티벌’과 협력해 신예 디자이너가 샤넬 공방과 함께 컬렉션을 디자인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빌라 노아유에서 공개해 빌라에 대한 세계 각지의 관심을 끌어냈다.

노아유 빌라 외벽은 질감이 살아 있는 하얀 캔버스를 닮았다. 화가의 화풍처럼, 촬영하는 이의 취향과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카메라를 들고 마음껏 예술혼을 불어넣어 보기를.
노아유 빌라 외벽은 질감이 살아 있는 하얀 캔버스를 닮았다. 화가의 화풍처럼, 촬영하는 이의 취향과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카메라를 들고 마음껏 예술혼을 불어넣어 보기를.

빌라는 노아유 부부가 예술, 패션, 디자인과 문학 분야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점을 기려 해마다 ‘노아유 빌라 페스티벌’을 열어 신진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열정은 방문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매주 금요일에는 방문 시간을 연장해 더욱 많은 방문객을 맞이한다. 빌라가 개최하는 전시와 행사, 건축물을 둘러볼 수 있는 가이드 투어는 모두 무료다.

글_ 백아영
한국과 영국에서 한국화와 현대미술사를 공부한 프리랜스 작가. 현재 매거진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문화와 예술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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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