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포토에세이] 13살 연우의 ‘조종사’꿈 이뤄지다
2020.11.20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13살 조연우 어린이의 꿈은 항공기 조종사입니다.

어린 시절 장래희망은 종종 바뀌기 마련이지만 6살 때부터 연우의 꿈은 한 번도 달라진 적이 없었습니다.
조종사를 꿈꾸며 항공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대한항공이 개최하는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그림 그리기 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수상을 하면 조종석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러던 지난해 7월, 연우의 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정밀검사 결과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후 연우는 항공기에 대한 그리움을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달래야 했습니다.

어떤 항공사가 제일 좋냐고 물으면 자신있게 대한항공이라고 답하는 연우는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Make A Wish 재단에 전달했습니다. 

*Make A Wish :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

11월 초, 곧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연우를 위해 대한항공과 Make A Wish 측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연우의 소망이 현실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1월 5일(목), 연우와 가족들이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대한항공 운항훈련원 이진규 부기장이 일일 교관이 되어 본사 로비에서부터 반갑게 연우를 맞이했습니다. 유니폼 정복을 입고 로비에 서있던 이 부기장을 본 순간 연우의 입에서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대한항공 조종사 아저씨와의 만남과 함께, 이렇게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오늘 하루, 연우를 진짜 기장님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과 손길이 필요했지요.

“남자의 생명은 넥타이야.”

유니폼 재킷이 조금 큰 듯 했지만, 이 부기장의 도움으로 넥타이까지 착용하고 나니 금세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었답니다. 옷차림이 달라지면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법. 쑥스러워하던 연우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습니다.

본사 격납고로 내려가 난생 처음 보는 비즈니스 제트항공기(Business Jet)에 올랐습니다. 이 항공기에 처음 타 본 사람들은 대부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시선을 빼앗기기 마련이지만, 연우의 발길은 자연스레 조종석으로 향했습니다. 좁은 조종공간 안에서 꽤 오랫동안 두 사람만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7년 가까이 조종사가 되기를 꿈꿨던 연우, 진짜 조종사를 만나니 당연히 묻고 싶은 것도 많았겠죠? 색색의 종이비행기에 담긴 연우의 질문. “기장님들도 기내식을 먹나요?” “컴퓨터로 비행기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기장실은 밖에서 문이 열리지 않나요?” 와 같은 어린아이 다우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물음이 이어졌고, 이진규 부기장은 질문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답했습니다.

조종사가 되고 싶은 연우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이진규 부기장은,

“조종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도록 훈련 받거든. 그렇게 하면 의외로 다른 문제들은 쉽게 해결이 돼. 연우도 지금은 잘 치료받고 건강해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다른 일은 모두 자연스럽게 잘 될거야”

라고 말하며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는 연우를 격려했습니다.

연우는 이어서 인천에 있는 운항훈련센터로 향했습니다. 12대의 시뮬레이터가 쉼 없이 가동되는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지요.

이진규 부기장과 함께 A380 시뮬레이터에 탑승한 연우.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사람들의 염려와는 달리 운항훈련센터에서 연우는 가장 신나 보였습니다. 작은 컴퓨터와는 차원이 다른, 실제와 똑같은 시뮬레이터 안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꿈이 현실이 된 짧은 하루, 씩씩하게 훈련을 마친 연우의 가슴에 조종사의 상징 Wing이 달렸습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 이진규 부기장은 내내 쓰고 있던 마스크를 처음으로 벗었습니다.

“연우야, 아저씨 얼굴 꼭 기억해.”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될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그 날이 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거나, 또 너무 힘겹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해당 행사는 당사와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재단 한국지부가 지난 11월 5일, 대한항공 본사 및 운항훈련센터 등에서 진행했습니다. 조연우 어린이의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