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이야기

[탄생100주년] (2) 수송보국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조중훈 창업주
2020.03.06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은 수송으로 국가에 보답하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신념으로 한 평생 수송 외길을 걸어온 기업인이다.

조중훈 회장은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한 나라의 동맥이기도 한 수송 사업을 발전시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핵심 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반세기에 걸쳐 육·해·공 종합물류기업을 완성해 가면서 “기업의 이윤은 그것을 가능케 한 사회에 반드시 환원 되어야 한다”는 경영 철학으로 다방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를 중시하고 그룹의 핵심적인 가치를 올리는데 헌신해온 조중훈 회장의 경영 철학은 현재 한진그룹의 핵심 DNA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조중훈 회장은 ‘사업은 예술’이라는 신념을 믿고 이끌어온 경영인이다. 기업은 국민 경제와 조화를 이루며 국민들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창의와 열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중훈 회장은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마음으로 한민족과 함께 성장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한진그룹을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 참된 기업인이다.

조중훈 창업주

■ 민간 외교관으로 국익에 앞장선 기업인

조중훈 회장이 ‘한진’을 창업한 것은 기업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경영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韓進)’은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의 의미를 새긴 것으로, 사업을 통해 우리 민족을 잘 살게 하겠다는 조중훈 회장의 신념이 담겨 있다.

특히 수 많은 업종 중에서 운수업을 택한 것은 ‘교통과 수송은 인체의 혈관처럼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이므로 수송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철학이 뒷받침됐다.

조중훈 회장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은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당시 만성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던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결정하면서 조중훈 회장은 중역들에게 “밑지면서도 계속 해야 하는 사업이 있는 것”이라며 대한항공공사 인수는 국익과 공익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소명(召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88올림픽 성화봉송(제주)

조중훈 회장은 항공사 경영을 통해 쌓은 광범위한 국제 인맥을 이용해 민간 외교관으로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발벗고 나섰다. 조중훈 회장은 1981년 ‘88년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바덴바덴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총회에 참석, 서울 올림픽 유치를 반대하는 프랑스 및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제3세계 국가 IOC 위원들을 막후 설득하여 바덴바덴의 기적을 일군 산파 역할을 했다. 황창학 전 ㈜한진 부회장은 “조중훈 회장은 세계와 한국을 연결하는 국적 항공사의 대표로서 민간 외교관의 몫을 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곤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민간 외교관으로서 조중훈 회장은 한국 역사 곳곳에 족적을 남겼다. 조중훈 회장은 70년대 초 포항제철 건립을 위해 일본 정부와 차관 교섭을 벌이던 당시 일본 정·관계의 두터운 인맥을 활용해 민간차원의 지원활동을 펼쳐 포스코(옛 포항제철)의 탄생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한 당시 프랑스와 외교 관계 개선이라는 ‘국익’을 위해 당시 막 개발된 에어버스 항공기를 6대 구입한 조중훈 회장은 대한항공 파리 취항과 에어버스로 맺어진 인연으로 73년부터 20년 동안 한·불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한국과 프랑스간 민간 외교와 경제교류에도 앞장섰다. 프랑스 정부는 한·불 양국간 우호 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훈장을 수여했으며, 90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외국 국가원수들에게 최고 예우로 수여하는 훈장 ‘레종 도뇌르 그랑 오피시에’를 받기도 했다.

조중훈 회장은 77년부터 20여 년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몽골 정부로부터 9개의 훈장을 받았다. 외교관이나 관료가 아닌 민간인으로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특히 조중훈 회장은 92년 몽골에 아무 조건 없이 B727 항공기를 제공, 유라시아 대륙 한가운데 고립돼있던 몽골에게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조중훈 회장은 몽골 최고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음과 동시에 한·몽골간 경제교류에 시발점을 열었다.

■ 인재 양성에 평생 보람을 가진 창업주

‘종신지계 막여수인’(終身之計 莫如修人)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1층 로비 한쪽 벽에 새겨져 있는 이 글귀는 ‘한 평생을 살면서 가장 뜻있는 일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는 뜻이다. 조중훈 회장은 평소 입버릇처럼 중국의 고서 관자(管子)에 나오는 이 명언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기업이 사회 복지 증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바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게 조중훈 회장의 평소 지론이었다.

제주비행훈련원 방문시 조종훈련생들과 함께 담화 중인 조중훈 창업주

조중훈 회장은 1968년 인하학원을 인수하고, 1979년에는 한국항공대학교를 인수하여, 학교시설의 확충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최대한 재정 지원을 했다.

특히 정석고등학교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돌산을 깎아 교사를 건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젊은 학생들이 인천 시가지와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호연지기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2년여에 걸친 교사 신축공사 기간 중 거의 매주 현장에 내려가 직접 감독을 할 만큼 애착을 가졌다.

그 밖에도 조중훈 회장은 정석교육상과 정석장학금 제도를 통해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이바지했다. 또한 1988년부터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의 기회를 갖지 못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의 사내 산업대학인 한진산업대학(현재의 정석대학)을 개설하여 직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으며, 조 회장의 교육열은 현재까지도 한진그룹의 교육공헌 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2002년 11월 17일 타계한 조중훈 회장은 생전에 모은 사재 가운데 1000억 여원을 공익재단과 그룹 계열사에 희사했으며, 그 중 500억 원은 수송·물류 연구발전과 육영사업기금으로 학교법인 인하학원과 정석학원, 재단법인 21세기한국연구(현재의 일우재단) 등 세 곳에 배분되었다. 인하학원에 대한 기부금은 조중훈 회장이 생전에 강한 애착을 보인 최첨단 전자도서관인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건립기금으로 사용되었다.

조중훈 회장은 육영 사업에 사재를 털어가며 투자를 했지만 “칭찬을 받자고 시작한 일도 아니고 그런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자신이 기울인 정성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경계했다. 또한 교육 내용이나 학교 운영에 철저하게 독립성을 보장하려 애썼다.

조중훈 회장은 “사학(私學)을 운영하는 목적은 육영사업의 보람을 찾는데 그쳐야지, 일시적으로 반짝 광이나 내고 보자는 식의 자기 과시적인 지원이나, 당장의 과실(果實)만 염두에 둔 것이어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면서 인재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면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왔다.

■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우뚝서

한진그룹은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후에도 국익과 이웃을 우선시하는 창업주의 경영철학, 그리고 사회공헌을 통한 사회에 대한 책임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조중훈 창업주

현재 한진그룹은 “나눔의 정신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며, 스스로 우러나는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와의 소통으로 존경 받는 기업, 지속 가능한 경제 주체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는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사회공헌 철학(2011년 신년사)에 따라 소외계층 봉사활동에서부터 환경, 문화, 교육, 스포츠, 의료, 재해 지원 등 분야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사회 공헌활동은 다른 기업과 달리 물류 전문그룹의 특성과 연계한 사회공헌을 중점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은 중국∙몽골 등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식림 활동을 진행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며 글로벌 수송기업으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에 한국어 작품안내 서비스의 길을 열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빛내거나, 국민들의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인사들을 선정 평가해 후원하는 ‘엑셀런스 프로그램(Excellence Program)을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국내외에서 재해 발생시 응급 구호품을 항공 수송하여 국경 없는 사랑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 활동 및 탁구·배구·스피드스케이팅 등 실업팀 운영 등을 통해 국가 스포츠 발전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보다는 명품 항공사의 서비스 정신으로 이웃을 섬기고 나누는 봉사활동, 사람의 시간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 봉사활동에 집중해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다.  ㈜한진도 글로벌 수송 전문기업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DNA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故 조양호 선대회장을 거쳐 현재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나눔경영 철학에 의해 꾸준히 실천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특히 수송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원한 중국 우한으로 가는 정부 전세기에 직접 탑승해 현장을 함께 한 후 지난 2월 7일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국가가 필요로 할 때 우리를 불러준 것에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중국 노선을 중단해야 해야 겠지만,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로서 책임을 저버릴 수 없다”고 국가에 대한 기업의 책임 정신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한 평생 수송 외길을 걸어오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해온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 정신을 계승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