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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에서 기차 타고 만나는 진짜 네덜란드의 얼굴_ 암스테르담(1)
2019.07.19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네덜란드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 없는 이동 거리. 남한 면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좁은 면적에 전국을 촘촘하게 연결한 철도망을 갖췄기 때문이다.

모든 네덜란드 여행자들이 한 번씩은 거쳐가는 관문인 암스테르담 중앙역
모든 네덜란드 여행자들이 한 번씩은 거쳐가는 관문인 암스테르담 중앙역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아름다운 운하를 지닌 유니크한 도시지만 풍차와 튤립 그리고 치즈 등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실망은 금물. 암스테르담 중앙역(Amsterdam Centraal Station)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매력적인 소도시가 많다. 그중에는 좁은 운하와 풍차, 들판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 떼가 가득한 그림 같은 풍경의 마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운하와 자전거로 상징되는 아름다운 도시인 암스테르담이지만 상상 속에 그리던 동화 같은 네덜란드의 모습이 없어 살짝 아쉽다면,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조금만 달려가자. 아기자기한 작고 예쁜 도시들이 반긴다.
운하와 자전거로 상징되는 아름다운 도시인 암스테르담이지만 상상 속에 그리던 동화 같은 네덜란드의 모습이 없어 살짝 아쉽다면,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조금만 달려가자. 아기자기한 작고 예쁜 도시들이 반긴다.

목가적인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

잔세스칸스의 시그너처 풍경 중 하나인 잔강을 따라 늘어선 풍차들
잔세스칸스의 시그너처 풍경 중 하나인 잔강을 따라 늘어선 풍차들

시내를 벗어나 차창 밖으로 푸른 들판이 펼쳐지자 마음이 느긋해진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출발한 기차는 20분 만에 잔다익 잔세스칸스(Zaandijk Zaanse Schans) 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마을까지는 도보로 10분, 시원하게 흘러가는 잔강을 따라 늘어선 풍차들이 눈에 들어오자 절로 발걸음이 빨라졌다.

17~18세기 목조 가옥이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잔세스칸스 마을 풍경.
17~18세기 목조 가옥이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잔세스칸스 마을 풍경. 네덜란드 하면 떠올리는 전원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네덜란드에는 ‘신이 세상을 창조했으나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다. 국토의 4분의 1 이상이 해수면보다 낮아 홍수와 해일이 반복되는 악조건 속에서 끊임없이 물길을 다스려 삶의 터전을 가꿔왔기 때문이다.
15세기부터 수세기에 걸쳐 낮은 땅의 물을 퍼 올린 풍차는 지금의 네덜란드를 만든 일등 공신이다. 한때 전국적으로 1만 개 이상의 풍차가 있었으나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로 사라지고, 오늘날에는 관광 목적의 풍차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풍차의 원리뿐 아니라 풍차와 함께한 마을 발전사를 볼 수 있는 잔스 박물관
풍차의 원리뿐 아니라 풍차와 함께한 마을 발전사를 볼 수 있는 잔스 박물관
풍차의 원리뿐 아니라 풍차와 함께한 마을 발전사를 볼 수 있는 잔스 박물관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잔세스칸스는 ‘풍차 마을’로 잘 알려진 곳이다. 잔세스칸스의 풍차는 배수용과 제분용으로 구분되는데, 잔스 박물관(Zaans Museum)은 풍차의 원리와 목적은 물론, 풍차로 인한 마을의 발달 과정을 세세하게 전시하고 있다. 특히 잔세스칸스의 산업을 이끈 제과 회사 페르카더(Verkade)의 초콜릿과 비스킷 생산 과정 체험은 시식을 포함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옛 방식을 그대로 지키며 제작하고 있는 나막신 공방. 전통에 대한 자부심은 마을 풍경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옛 방식을 그대로 지키며 제작하고 있는 나막신 공방. 전통에 대한 자부심은 마을 풍경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옛 방식을 그대로 지키며 제작하고 있는 나막신 공방. 전통에 대한 자부심은 마을 풍경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람에 맞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풍차와 목조 가옥, 너른 들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 떼들이 어우러진 잔세스칸스의 풍경은 많은 사람이 네덜란드 하면 떠올리는 전원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옛 방식 그대로 재연한 나막신 공방과 치즈 공장, 17~18세기 목조 가옥 사이를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잔잔한 물의 마을, 히트호른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떠난 기차가 스테인베이크(Steenwijk) 역에 도착하자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역 앞에 서 있는 버스에 올라탄다. 근 두 시간 여행의 종착지 히트호른(Giethoorn)은 ‘초록의 베니스’, ‘스머프 마을’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숨은 여행지다.

좁은 수로를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낮은 전통 가옥이 마치 동화나 만화의 한 장면 같은 히트호른
좁은 수로를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낮은 전통 가옥이 마치 동화나 만화의 한 장면 같은 히트호른

네덜란드 북부 내륙에 위치한 히트호른은 인구 2,800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마을로 12세기의 지중해 대홍수를 피해 이주한 이들에 의해 형성됐다. 해수면보다 지대가 낮은 지역이라 사람들은 물속에서 퍼 올린 흙으로 섬을 만들어 집을 짓고 섬과 섬 사이를 다리로 연결해 마을을 만들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을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 퍼져 있는 좁은 수로, 초가지붕을 얹은 전통 가옥 그리고 180여 개의 목재 다리가 놓인 히트호른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풍경으로 사람들을 매료한다.

걷는 것을 제외하고 히트호른을 여행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걷는 것을 제외하고 히트호른을 여행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자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딜 가도 넘쳐나는 것이 자동차지만 히트호른은 예외다. 마을에는 운하를 따라 난 인도와 좁은 다리뿐이라 차량 통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히트호른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트.
작은 모터보트에 몸을 싣고 좁은 물길을 따라 흘러가다 보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누군가의 정원에 감탄하고, 낮은 목재 다리에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게 된다. 운하는 마을 외곽에 있는 호수와 비어리븐-비든(Weerribben-Wieden) 국립공원까지 이어진다. 도랑과 습지, 갈대숲 등 잔잔한 수면 위로 펼쳐지는 평화로운 풍경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마을 운하에서 이어지는 외곽의 호수. 호수에 있는 커다란 섬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마을 운하에서 이어지는 외곽의 호수. 호수에 있는 커다란 섬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일정이 여유롭다면 히트호른에서 하루쯤 머물러보자.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자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고요함이 내려앉은 마을과 호수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 물안개 낀 아침 풍경까지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2편에 계속…

[취항지 생생 영상] 암스테르담

글‧사진_ 오빛나
여행하고 글 쓰는 여자 사람. <트립풀 암스테르담> <인조이 인도> <잠시멈춤, 세계여행>의 저자.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암스테르담 주 6회(수요일 제외) 직항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
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