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가칼럼

제1의 도시에서 누리는 신(新) 그랜드 투어_ ①런던
2019.10.23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천 년의 역사가 깃든 대학로, 옥스퍼드

*그랜드 투어: 1660년경부터 1840년대까지 유럽, 특히 영국의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유행한 유럽 여행.

천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세계 지성과 리더의 산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온 대학이나 도시인 옥스퍼드. 런던으로 떠나는 신 그랜드 투어의 화룡점정을 담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천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세계 지성과 리더의 산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온 대학이자 도시인 옥스퍼드. 런던으로 떠나는 신 그랜드 투어의 화룡점정을 담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비행기라는 날개 달린 탈것이나 증기를 내뿜는 열차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에는 장거리 타국 여행을 하려면 몇 달 혹은 몇 년 치 살림에 버금가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다.
17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유럽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그랜드 투어(Grand Tour)’는 상류층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여행이 단순한 풍류에만 그치지 않고 더 큰 배움의 기회가 돼야 한다는 주장에서 시작됐다. 여행길에 오른 청년들은 주로 고대 그리스·로마 유적지와 이탈리아, 프랑스를 돌아보며 그 지역의 문화·사회·경제를 두루 경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랜드 투어 유행이 시작된 곳은 문화 강국, 영국이었다. 17세기면 아직 그들의 세력이 영글지 않았던 때라 해도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더니…. 더 많은 것을 보고 익히고자 했던 영국 청년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인지, 후대의 사람들은 지성 넘치는 문화를 즐기기 위해 영국, 특히 런던으로 현대식 그랜드 투어를 떠난다.

더 넓은 세상을 배우기 위해 영국의 선조들은 런던을 떠나 타국으로 향했지만 오늘날 런던은 역사와 전통뿐 아니라 트렌디한 문화가 공존해 세계인이 몰려드는 곳이다. (왼쪽부터) 공연 문화의 성지인 웨스트엔드 그리고 영국 역사와 전통의 영혼이라 할 웨스트민스터 사원.
더 넓은 세상을 배우기 위해 영국의 선조들은 런던을 떠나 타국으로 향했지만 오늘날 런던은 역사와 전통뿐 아니라 트렌디한 문화가 공존해 세계인이 몰려드는 곳이다. (왼쪽부터) 공연 문화의 성지인 웨스트엔드 그리고 영국 역사와 전통의 영혼이라 할 웨스트민스터 사원.

런던에는 ‘문화’라고 카테고리를 나누어 향유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있다.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공연을 하고, 북서쪽의 웨스트엔드에서는 뮤지컬을 비롯한 각종 공연이 성황을 이룬다.
영국의 왕과 위인들이 잠든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비롯한 역사 유적지와 아름다운 건축물은 물론, 세계 최초의 국립 공공 박물관인 영국 박물관도 있다. 규모와 다양성 그리고 역사까지 두루 아우르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런던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그 유명한 옥스퍼드(Oxford)가 있다.

당장 시대극을 찍어도 어색하지 않은 고풍스러운 멋을 지닌 옥스퍼드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가 품어온 기품을 만끽할 수 있다. (위) 옥스퍼드의 상징이라 불리는 카팩스 타워(Carfax Tower), (아래) 오래된 거리
당장 시대극을 찍어도 어색하지 않은 고풍스러운 멋을 지닌 옥스퍼드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가 품어온 기품을 만끽할 수 있다. (위) 옥스퍼드의 상징이라 불리는 카팩스 타워(Carfax Tower), (아래) 오래된 거리

전통과 명망, 2020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5위(영국 대학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역량까지 고루 갖춘 명문 대학 옥스퍼드. 오늘날의 명성에 비하면 이름은 참 소박하다.
‘Ox(소)’와 ‘Ford(개울)’란 말이 합쳐져 ‘소들의 개울’이라는 뜻이다. 소를 먹이고 양털을 모아 살아가던 이 작은 동네에 영국의 학자들이 모여들고 교육 기관이 생겼다.

현존하는 대학 중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데, 워낙 오래 전에 생겨 설립연도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1096년에 강의를 했다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옥스퍼드 곳곳에는 38개에 이르는 칼리지들의 캠퍼스가 펼쳐져 있어 도시가 곧 대학이고 대학이 곧 도시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올 소울드 칼리지(All Souls College) 그리고 하트퍼드 칼리지(Hertford  College).
옥스퍼드 곳곳에는 38개에 이르는 칼리지들의 캠퍼스가 펼쳐져 있어 도시가 곧 대학이고 대학이 곧 도시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올 소울스 칼리지(All Souls College) 그리고 하트퍼드 칼리지(Hertford College).

옥스퍼드는 대학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네 이름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작은 도시 하나가 통째로 대학이다. 여러 분야의 단과대학이 모여 하나의 유니버시티를 이루는 현대식 대학과 달리, 옥스퍼드는 38개 칼리지와 6개 상설사설학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옥스퍼드의 칼리지는 우리네 단과대학의 개념이라기보다는 <해리포터>를 읽거나 본 사람에게는 익숙한 4개의 기숙사 체계와 닮았다. 칼리지는 기숙사를 포함한 학술 및 사교 집단에 가까우며 교육은 강의도 있긴 하지만 주로 튜터(Tutor)에게 지도를 받는 면담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들의 주요 공간이었던 식당이 바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의 그레이스 홀이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들의 주요 공간이었던 식당이 바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의 그레이트 홀이다.

수십 개의 칼리지 중 몇몇 곳은 관광객에게도 개방된다. 그중 한 곳인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Christ Church College)는 성당이자 13명의 영국 총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 등 유명한 예술가를 배출한 명문 칼리지이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건물이 아름다워 다른 여러 대학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그레이트 홀은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들이 식사와 공부, 그리고 연애도 한 그 식당이다. 유명세 때문인지 많은 관광객이 그레이트 홀로 몰리는데, 건물 벽과 산책로를 따라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도 한적하고 좋다.
시험 기간에는 가이드나 안내판 등으로 따로 공지를 한다. 이 무렵 공부에 치여 피곤하고 한껏 예민해져 있을 학생들을 배려해 살금살금 걷는 여행자들의 발끝에서 이심전심의 미덕을 엿보게 된다.

(왼쪽부터) '옥스퍼드의 심장' 더 보드(The Bod)'라는 별명을 가진 보들리언 도서관과 1860년 보들리언 도서관으로 편입된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
(왼쪽부터) ‘옥스퍼드의 심장’ 더 보드(The Bod)’라는 별명을 가진 보들리언 도서관과 1860년 보들리언 도서관으로 편입된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서관인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도 투어가 가능한 곳이다. 방대한 도서를 자랑하는 이곳은 지금도 장서를 비롯한 각종 소장품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중이다. 영국에서 출판된 모든 책을 무료로 한 부씩 받기 때문. 특이하게도 이 도서관에서는 도서를 대여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영국 왕 찰스 1세마저도 책 한 권을 빌리려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일화가 있다. 어차피 학생증도 없는 여행자들의 관심은 도서 대여 여부보다 투어. 도서관 측에서 마련한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면 시설 곳곳을 둘러보며 건축물과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런던_ 주 7회 매일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