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이야기

새 생명으로 이어진 대한항공 50주년 이벤트
2020.03.26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트위터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 신혼여행 이벤트 기운으로 올해 1월에 여자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에 정말 감사 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코로나19 로 마비된 일상에 웃을 일이 없는 요즘, 대한항공 뉴스룸 담당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 짧은 메일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해 2월, 대한항공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 하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신혼여행을 갈 수 없었던 분들의 사연을 받아서 신혼여행을 보내드리는 이벤트였죠. 여행지는 1969년 대한항공 설립 후 최초로 취항했던 베트남 호찌민. 고객의 새로운 ‘처음’을 대한항공의 ‘처음’에서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한다는 취지를 담아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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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분들의 호응 속에 예상 보다 많은 사연들이 접수됐고,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사연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주은숙 님으로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이 끝을 맺었는데요.

“우리 혼인신고하고 처음으로 정식부부가 되면, 둘이 여행 가서 셋 만들어 오자!”

이런 씩씩한 마무리와는 다르게 전체적인 내용은 가슴을 아리고 뭉클하게 했던 그 사연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한 건실한 남성과 연애하던 여성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어린 나이에 암이라는 큰병을 얻었고, 그래서 이별을 생각했었죠. 그럼에도 남성은 그녀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주었고, 양가 부모님 마저 설득해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치료가 많이 남은 상황이어서 신랑의 미래를 위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고요. 그녀의 상태가 서서히 호전되고 있을 무렵, 이번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와 똑같은 병으로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됩니다. 같은 아픔을 겪었기에 어머니의 아픔이 얼마나 클지 알고 있던 그녀는 신랑의 적극적인 도움 아래 어머니의 간병과 치료에 전념합니다.

시간이 흘러 그녀도, 그녀의 어머니도 다행히 완치 판정을 받았고, 그녀는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건강도 되찾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대한항공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병마와의 싸움으로 가지 못했던 신혼여행을 가보고자 사연을 보내게 되었죠.

*  사연 전문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이 사연의 주인공 내외는 지난 해 4월 호찌민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고, 그곳에서 미뤄야만 했던 신혼여행의 설렘과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

“우리 혼인신고하고 처음으로 정식부부가 되면, 둘이 여행 가서 셋 만들어 오자!”

라고 했던 희망찬 다짐이

“신혼여행 이벤트 기운으로 올해 1월에 여자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라는 기쁜 인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주은숙님 출산 선물
대한항공에서 주은숙님에게 출산 축하 선물을 보내자 감사히 잘 받았다며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삶이라는 건 점점이 일어나는 사건들이 선과 선으로 이어져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그 점이 우리를 웃게 하는 점일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울게 하는 점일 수도 있겠죠. 그 점과 점들이 만나 이어진 선들은 우리네 인생이라는 하나의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그 점이 어떠한 점이든 시간이 지나 돌아봤을 때, 우리 인생이라는 그림의 일부가 되어준 고마운 점으로 남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토록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낸 아름다운 부부가 함께 그려가고 있는 그림에 대한항공의 이벤트가 한 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큰 행운이었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습니다. 불가피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의 거리마저 멀어지는 듯하고, 이런 저런 스트레스로 삶이 더 팍팍하게 여겨지는 듯한 요즘입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 우리의 모습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점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더 배려 있게 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먼 훗날, 이 시기가 우리가 당연시 하던 일상들이 결코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그 하나 하나가 감사의 이유였음을 깨닫게 해 준 또 하나의 점으로 우리 인생에 새겨지기를 바라봅니다.

[사연 전문]

얼마 전 신랑이 무언가 컴퓨터에서 미간을 찡그리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랑 몰래 화장실에 간 사이 살짝 엿보았더니..뭉쳐야 뜬다에 사연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돌아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은 듯 웃으며“우리 마누라랑 여행 같이 가려고 했는데 잘 안 뽑히네…어떻게 해야 뽑히는 거야?”

비록 저도 글재주가 없지만 노력하는 남편을 위해서 대한항공 이벤트에 몰래 사연을 보내 봅니다.

저는 36살 법적으로는 미혼이자 실질적으로는 기혼인 주부입니다. 신랑과 저는 제가 26살에 만났습니다. 연애 시절 신랑은 가게를 처음 차려 일 중독이라고 불릴 만큼 쉴 틈 없이 일했습니다. 저도 손목터널증후군으로 근무하던 고아원일을 그만두고, 신랑가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애기 때부터 키우던 아이들을 못 보자 그리움이 마음을 에는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가게 때문인지 연애하면서, 사는 지역을 벗어난 여행은 한 번도 하지 못했지요. 제가 알지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감이 나를 사로잡았고, 저는 어린 나이에 유방암이라는 큰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충격을 받은 신랑이 가게를 접고 수술과 치료를 하는 내내 제 옆에서 저를 보살펴 주었습니다.

저는 미리 예감했다는 듯 덤덤했습니다. 하지만 제 옆에서 흐르는 눈물을 꾸역꾸역 억지로 참는 신랑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헤어지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제 나이 29살에서 30살 넘어가기 시점 이였습니다. 결국 신랑이 양가 부모님들을 설득해 결혼을 했습니다. 2014년 5월 4일 우리의 결혼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 치료가 아직 많이 남았고, 재발의 위험이 있기에 앞길 창창한 신랑을 위해서 혼인신고를 못 하게 했습니다.

저희 신랑은 수술 후 그동안 못 다닌 여행을 다 다닐 것처럼 캠핑장비를 마련하더니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신랑의 이런 지극정성 어린 사랑을 받아서인지 서서히 몸이 호전되고 있을 때 저희 엄마도 저와 같은 병으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길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저는 신랑에게 엄마의 간병과 치료과정을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흔쾌히 신랑은 저를 지지해 주었습니다. 서서히 엄마의 병환도 호전되어가자 언니 오빠들이 부모님을 위해서 보내주시는 효도 관광에서 저희가 어느덧 보호자처럼 따라다니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부모님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신랑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신랑을 닮은 아들과 딸을 낳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약 성분 때문에 해독 기간을 지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도 되었습니다.

이 사연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미혼입니다. 하지만 사연이 도착할 즘에는 당당히 건강한 몸으로 혼인신고하러 가겠지요. 이젠 당당하게 저희 신랑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기야 우리 혼인신고하고 처음으로 정식부부가 되면, 둘이 여행 가서 셋 만들어 오자~그동안 기다려줘서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