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전문가칼럼

나 홀로 수학여행_ ② 항저우
2019.12.03 링크 공유하기 버튼 이미지

마르코 폴로가 극찬한 호반의 도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칭송을 받은 항저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칭송을 받은 항저우. 도시가 품은 아름다움의 절정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후와 그 주변 조경의 몫이 크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인이자 여행가 마르코 폴로는 중국 항저우(Hangzhou)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칭송했다. 마르코 폴로가 항저우에 발을 들였을 때가 13세기라고 하니 이러한 칭송을 받을 만도 하다.

항저우는 7세기 수나라가 건설하고 남송 시대에 수도가 된 도시로, 중국의 역사적인 수도 중 한 곳이다. 항저우와 북경 사이에 대운하가 건설됐을 때 번성하기 시작해 9세기부터 237년 동안 14명의 황제가 항저우를 수도로 선택했다. 게다가 마르코 폴로가 다녀간 무렵에도 시후(서호)가 있었을 테니 그가 칭송한 아름다움에는 이 호수도 한몫했으리라.

가을이 내려앉은 시후가 탄생시킨 그림 같은 풍경들
가을이 내려앉은 시후가 탄생시킨 그림 같은 풍경들
가을이 내려앉은 시후가 탄생시킨 그림 같은 풍경들. 오랜 세월도 아름다움을 훼손시키지 못해 호수의 풍경과 여러 설치물들은 오래된 글귀 속 그대로 남아 있다.

항저우 서쪽에 있는 시후는 원래 항저우만과 연결된 해만이었는데 첸탕강에서 흘러든 흙이 해만을 막으면서 호수가 생겼다. 여러 섬과 둑길, 수많은 사찰과 탑, 멋진 건물과 정원이 시후 주변에 모여 있으며 경관이 몹시 뛰어나 9세기부터 유명 시인과 학자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송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시후의 풍경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있다. 시후 개발에 관한 기록 또한 문서로 풍부하게 남아 있으며 이러한 기록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진정성을 더해준다. 호반 풍경과 버드나무 그리고 호수 자체의 모습까지, 주요 지점과 설치물이 10세기경부터 쓰인 오래된 글귀들에 묘사된 풍경 그대로다. 역사적 가치와 수세기 동안 정성 들여 보존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 시후와 주변 조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시후 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산탄인웨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한다. 배를 타고 산탄인웨와 주변을 누비다 보면 중국 최고 미인 시시(서시)의 이름을 따 지었다는 이야기가 담긴 호수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낟.
시후 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산탄인웨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한다. 배를 타고 산탄인웨와 주변을 누비다 보면 중국 최고 미인 시시(서시)의 이름을 따 지었다는 이야기가 담긴 호수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넓디넓은 호숫가에는 취향에 따라 골라 들러볼 매력적인 포인트가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장소를 고르자면 역시 1위안 지폐의 뒷면을 차지한 ‘산탄인웨(삼담인월)’이다. 산탄인웨는 시후에서 가장 큰 섬인 소영주 주변에 있는 3개의 작은 석탑을 가리킨다. 중국의 대표 명절인 중추절이 되면 석탑 안의 초를 켜는데, 이때 구멍 사이로 보이는 불빛과 호수에 비치는 불빛이 꼭 달빛처럼 보인다 하여 산탄인웨라 부른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후는 특히 해가 지고 호수 주변에 불이 켜지면 드러나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유명하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후는 특히 해가 지고 호수 주변에 불이 켜지면 드러나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유명하다.

흔히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낮에 잠시 시후에 들렀다 가고는 하는데,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시후의 야경을 꼭 만나보시기를. 시후는 안개가 끼었을 때와 일출, 일몰, 그리고 밤 풍경이 다 다르다. 특히 반사된 불빛이 스카이라인을 그대로 호수에 그려 넣는 야경은 항저우의 마천루가 뽐내는 화려한 야경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중국 4대 누각 중 하나인 청황거. 오나라 왕 손권이 진을 쳤다는 오산 꼭대기에 있어 시내를 조망하기에 적격이다다.
중국 4대 누각 중 하나인 청황거. 오나라 왕 손권이 진을 쳤다는 오산 꼭대기에 있어 시내를 조망하기에 적격이다.

도시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조망하기로는 역시 높은 곳이 최고다. 마르코 폴로가 극찬한 항저우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청황거(성황각)에 올라야 한다. 오나라 왕 손권이 진을 쳤다는 오산(우산) 꼭대기에 7층 규모로 자리한 이 청황거는 황허로우(황학루), 텅왕거(등왕각), 웨양러우(악양루)와 함께 중국 4대 누각으로 불린다. 산 위에 높이 지었으니 시내를 조망하기에 제격이다.

동편으로는 첸탕강이, 북쪽으로는 항저우의 시가지가 보이며 서편으로는 시후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각 안에는 남송 시대의 생활 풍속과 시후의 전설을 1,000여 채의 가옥과 3,000여 명의 인물 미니어처로 만들어놓은 ‘남송항성풍정도’가 있다. 소동파, 백거이를 비롯해 항저우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인물을 표현한 조각상과 더불어 역사 지식과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항저우에서는 우리 역사의 자취도 찾아볼 수 있다. 시후 부근 호변촌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항주구지기념관
항저우에서는 우리 역사의 자취도 찾아볼 수 있다. 시후 부근 호변촌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항주구지기념관

수학여행 장소로 항저우가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 한 가지는 바로 이곳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라고 하면 흔히 상하이를 떠올리지만 일본 관헌을 피해 약 3년간 사용한 임시정부 청사가 항저우 호변촌에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요청으로 보존되고 있는 상하이 청사와 달리, 항저우에 있는 청사는 우리나라 정부의 요청이 아닌,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를 보존하려는 중국 현지인들의 건의를 바탕으로 보존됐다. 타국의 역사까지 보듬는 시민들이야말로 아름다운 도시 항저우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글_ 강미아
여행만큼 여행 책을 좋아하는 글쟁이. 여행을 다녀온 모든 곳이 좋았지만 실은 언제든, 어디로 가든 이륙하는 비행기 안이 제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운항 정보

인천 ~ 항저우_ 주 2회(월·금) 직항 운항

※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m) 참고